by Michael Cox


1. 레알 마드리드의 스위칭 플레이


아틀레티코의 포진은 (공격부터 수비까지) 수직적으로 촘촘하면서 동시에 (좌우) 수평적으로도 촘촘한 형태를 유지한다. 아틀레티코는 상대팀이 측면으로 공을 보내도록 유도하며 터치라인 부근에서 상대를 가둔채 효율적으로 공의 소유권을 되찾는다. 그렇다면 아틀레티코의 수비 조직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빠르게 공을 반대편 측면으로 넘기는 것이다. 물론 단번에 경기의 전개 방향을 바꾸는 패스는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에는 루카 모드리치와 토니 크로스가 있다. 


크로스와 모드리치는 차분하면서도 영리한 미드필더로 레알 마드리드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패스를 잘 해낼 수 있는 인물들이다. 모드리치와 크로스가 측면에 위치하는 마르셀루나 다니 카르바할을 향해 빠르게 공격 방향을 전환시키는 것은 이 경기의 전술적 핵심이다. 또한 가레스 베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성향을 보이기에 두 풀백의 오버래핑의 가치는 더욱 클 것이다.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좌우로 많이 뛰도록 유도한다면, 그것은 그 플레이를 계속해서 90분간 유지할 아틀레티코 선수들에게 큰 피로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에는 아틀레티코의 촘촘한 포진이 깨질 것이며 레알은 페너트레이션을 수월하게 시도할 수 있게 된다.


2. 후안프란 vs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후안프란은 2년 전 결승전 1:4 패배의 희생양이었다. 후안프란은 연장전을 부상을 당한 상태로 뛰었고 시메오네는 이미 교체 선수 3명을 모두 활용했기에 그를 바꿔줄 수가 없었다. 그 결과 연장전에 나온 레알 마드리드의 3골은 모두 후안프란이 위치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경기에서 후안프란이 호날두를 꽤나 효과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중이었기에 경기가 그렇게 끝난 것은 후안프란 입장에서는 억울할만 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이후, 호날두는 10차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오픈 플레이 득점이 딱 1골 뿐이다. 후안프란이 호날두와의 대결에서 자신감을 가질만 하다. 특히 후안프란은 경기 초반에 굉장히 타이트한 압박을 가하는 편이고 거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아틀레티코의 측면 미드필더가 내려와 후안프란을 보조해준다. 가끔씩 불필요한 위치에서 태클을 시도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경우 후안프란은 마드리드 더비에서 호날두를 잘 막아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측면에서 정면승부를 펼친다면 후안프란에게도 상당한 승산이 있는 싸움이다. 문제는 레알이 반대쪽 측면에서 호날두를 향해 대각선으로 공을 넘기는 경우다. 호날두는 이런 상황에서 팀의 2번째 센터포워드로의 역할 변화를 굉장히 뛰어나게 하는 편인데 그에게는 압도적인 제공권 능력이 있다. 터치라인에서 호날두와 후안프란의 직접적인 대결을 시도하는 것보다 반대쪽 측면에서 공중볼을 보내 호날두가 제공권 싸움을 펼치게 하는 것이 레알에게는 이상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3. 아틀레티코의 카운터를 막는 카세미루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장 화려하지 않은 선수가 가장 중요한 경기의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2015/2016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전술적 퍼포먼스는 브라질리언답지 않게 실용적인 경기를 펼치는 카세미루의 활약에 크게 의존했다. 카세미루 없이 패배했던 바르셀로나전 이후로 레알 마드리드는 빅매치에서 그를 중용하기 시작했고 특히 지단 부임 이후로는 카세미루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카세미루는 아틀레티코의 카운터 어택을 막아내는 역할을 부여받을 것이며 특히 앙트완 그리즈만을 향해 연결되는 공을 끊어내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또한 측면에 위치한 코케와 사울이 중앙으로 이동하는 것도 주시할 것이다. 아틀레티코가 역습을 펼치는 상황은 상당히 많을 것이다. 따라서 카세미루는 본인이 누구를 쫓아가야 하는지, 언제 과감한 태클을 시도할지, 경고를 감수하면서 끊어낼 상황인지에 대한 중대한 판단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 레알은 아틀레티코에 비해서 공이 없는 상황의 조직력이 약한 편이다. 따라서 유일한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4. 페르난도 토레스 vs 세르히오 라모스


아틀레티코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앙트완 그리즈만이다. 우리는 아틀레티코가 그리즈만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리즈만에게 빠른 공격 전환의 선봉장, 상대의 후방을 위협하는 영리한 움직임 등을 기대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아직 토레스에 대해서는 미스터리한 부분들이 있다.


최근 몇달 사이에 토레스는 득점력과 동시에 과거의 활력넘치는 플레이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토레스는 순간적인 속도를 이용해 상대 수비수를 제쳤다면 지금은 하락한 자신의 신체 능력을 잘 이해한 상황에서 영리한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공을 잘 지켜내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이타적이면서 믿을 수 있는 센터-포워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라모스는 굉장히 성숙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세계에서 가장 듬직한 수비수였다. 그러나 최근 실수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성급하게 태클을 시도하거나 그로 인해 파울을 내주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또한 상대에게 뒷공간을 노출하는 경우도 증가했다. 


토레스는 라모스를 그의 본래 포지션에서 끌어낼 것이며 불필요한 태클을 시도하게 유린할 것이다. 토레스 본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부활을 전세계적으로 확실히 알릴 수 있는 결승전 득점을 가장 선호하겠지만 토레스의 가장 주된 임무는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를 유린하는 것이다. 토레스가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고 아틀레티코 동료들이 득점을 시도할 포지션으로 뛰어들어갈 것이다.


5. 세트피스


2014년 결승전에서 90분 승부에서 나온 2골 모두 세트피스 득점이었다. 디에고 고딘은 코너킥 상황에서 이케르 카시야스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고 라모스는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가는 동점골을 코너킥에서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굉장히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지면서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완벽한 기회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세트피스는 이번 경기에서도 굉장히 위협적인 공격 루트가 될 것이다. 두 팀에는 공중전에 강한 선수들이 많다. 레알의 센터백과 BBC는 모두 공중전에 강한 선수들이며 아틀레티코는 팀 전반적으로 상당히 체격조건이 우수하다.


아틀레티코의 메인 타깃은 디에고 고딘이다. 레알의 케일러 나바스는 슛-스토핑에는 상당히 뛰어난 골키퍼이나 박스 내에서 선수들을 통솔하는 능력이 떨어지기에 시메오네는 이 점을 분명히 노릴 것이다. 특히 아틀레티코는 상대 선수가 쫓아오는 길목을 교묘하게 막으면서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데 상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결승전 주심을 담당하는 마크 클라텐버그는 FA컵 결승전에서도 판정으로 잡음이 많았고 이번 경우네느 페널티 지역에서의 상황을 더욱 면밀히 판단내려야 한다. 세트피스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골라인 부심인 앤서니 테일러와 안드레 마리너 역시 (페널티킥이라는) 중대한 판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아틀레티코는 오픈 플레이 결과가 0:0인 것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 아틀레티코가 라 리가 우승 경쟁에서 가장 빠르게 탈락하면서 결승전을 준비할 시간이 레알 마드리드보다 길었다고 할 수 있다. 분명히 시메오네는 몇가지 세트피스 공격 루트를 만들었을 것이고 아틀레티코의 공격에 있어서 세트피스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출처 : http://www.espnfc.co.uk/uefa-champions-league/2/blog/post/2880794/real-madrid-v-atletico-madrid-champions-league-final-tactical-ke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