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에 드록바의 전반전 추가시간의 득점이 첼시에게 놀라운 승리를 가져다주었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하울 메이렐레스를 기용하여, 살로몬 칼루를 벤치로 내리고 마타를 측면으로 돌렸다. 다비드 루이즈가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게리 케이힐이 센터백으로 선발출전했고,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가 풀백을 담당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헤라르트 피케를 선택하지 않았고, 왼쪽 측면수비수로 아드리아누를 택했다. 따라서 카를레스 푸욜은 왼쪽 풀백이 아닌 센터백으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호흡을 맞췄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동시에 기용되었다.
첼시에게는 행운이 따랐고,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첼시는 짜임새가 갖춰진 플레이를 보여주었고, 특히 수비적인 경기력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경기 접근 방식
이번 대결은 양극단에 위치한 성향을 지닌 팀들의 대결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주된 플레이인 볼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경기 진행방식을 선택했다. 리오넬 메시는 평소보다 깊숙히 내려와 경기를 풀어나갔고 미드필드에서 공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전형적인 윙어의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측면 기용은 측면에서의 패스의 질을 높여주었다. 알렉시스 산체스는 플레이를 측면으로 넓게 벌리는 역할을 담당했고, 이는 산체스가 다른 빅매치에서 담당했던 중앙 공격수 역할과는 다른 임무였다. 과르디올라는 첼시를 가볍게 보지않고 전술을 꺼내들었지만, 바르셀로나의 볼 점유율 활용은 굉장히 소극적이었다.
디 마테오 감독은 굉장히 수비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했고, 이는 레알 마드리드와 AC 밀란이 보여줬던 방식(레알과 밀란은 초반 10분동안 강한 압박을 보여주면서 바르셀로나의 리듬을 끊어버리는 재미를 봤었다)과는 달랐고, 첼시는 그런 경기를 펼칠 의도가 없었다. 첼시는 세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배치하면서 아래로 내려갔다.(램파드는 상대의 진영으로 가지않고 자신의 진영에서 경기를 임했다) 이는 디 마테오 감독대행이 보여줬었던 수비전략의 변칙적인 모습이였다. 하미레즈가 다니 알베스를 방어하기 위하여 왼쪽으로 이동한 것은 납득이가는 변화였다. (두 선수는 둥가 감독이 브라질 대표팀을 맡았던 시절에 오른쪽에서 볼을 이동시켜줄 선수로 낙점받아 주전경쟁을 펼쳤었다) 마타는 본래의 포지션이 아닌 오른쪽 미드필더로 기용되었지만, 경기의 폭을 좁게 가져가는데 큰 어려움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대결은 결코 점유율의 싸움이 아니었다. 단연코 바르셀로나가 공의 소유권을 잡은 상태로 싸우는 경기였다. 성공한 패스 횟수는 158 vs 754회였고, 보는 이들이 예상했던 것 이상의 차이였다. (챠비 혼자 성공시킨 패스횟수만 126회)
깊게 내려앉고 좁게 경기를 펼친 첼시
첼시에게 주어진 첫번째 임무는 중원에서의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것이다. 그들이 측면으로 돌아가게 만들어야했다. 첼시의 전략은 흥미로웠다. -미켈을 중심으로 램파드가 오른쪽 메이렐레스가 왼쪽에 배치된다- 이후의 그들의 자리에는 변동이 있었지만, 메이렐레스가 계속해서 파브레가스에게 파울을 범해서 다시 자리를 바꿨다. 어쨋든간에 램파드와 메이렐레스는 같은 역할을 담당했다.
존 오비 미켈의 역할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보통 4-3-3 혹은 4-5-1에서는 중앙에 위치한 선수가 가장 밑으로 쳐질 것이라고 예상하곤 한다.(바르셀로나의 세르히오 부스케츠처럼) 하지만 중원에서 미켈은 전진하여 챠비를 마크했다. 반면에 램파드와 메이렐레스는 중앙에서 계속 머물러있었고, 타이트하게 방어했다. 바르셀로나의 공이 측면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미켈이 다시 내려와서 3명의 미드필더 라인을 다시 형성하거나, 미켈이 두 명의 선수보다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미켈 스스로 수비라인 앞에서 주된 플레이를 가져가진 않았다.
첼시의 움직임은 리오넬 메시가 라인 사이에서 공을 잡기 힘들게 만들었다. 메시가 센터백들이 있는 곳으로 공을 잡고 질주할 수 있었던 유일한 시간은 전반전이 끝날 무렵이 전부였다. 당시 메시는 미켈을 제쳐서 스스로 공격 기회를 잡아냈다. (이때 메시는 슈팅을 약하게 시도하여 에슐리 콜이 공을 걷어낼 수 있도록 만든 파브레가스에게 화를 냈다) 메시가 첼시 선수들에게 막혀있기 때문에 챠비와 부스케츠가 공격 진영에 공을 쉽게 투입할 수가 없었다.
미켈은 페페가 지난 시즌 엘 클라시코에서 수행했었던 역할을 비슷하게 수행했다. (피지컬이 장점인 중앙 미드필더, 그리고 전진하여 챠비를 방어하는 역할) 그러나 미켈은 페페보다는 통제가 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바르샤의 득점을 향한 노력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싸움이지만, 첼시는 메시가 깊숙히 내려오는 것 때문에 이득을 봤다. (메시는 후방에서 패스가 연결이 되지 않자 낙담했고, 공을 받기 위해서는 첼시의 골문과 멀어져야만 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공을 받기 위해서 상대의 홀딩 미드필더가 위치한 곳까지 오는 경우에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메시에게는 다른 선수들이 자신을 향해서 좋은 양질의 패스를 보내줄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파브레가스에게는 돌아다니면서 좁은 간격 사이에서 공을 받아서, 수비라인을 뚫고 공격진까지 가라는 지시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파브레가스의 볼터치와 피니싱 능력은 형편없었다. 파브레가스와 메시는 첼시의 중앙 지역에서 5명의 선수 (2명의 센터백과 3명의 홀딩 미드필더) 를 무리하게 제치려고 시도했다. 바르셀로나가 수적인 우위를 가져가지 못했다. 바르셀로나가 가져갔던 가장 좋았던 기회는 산체스가 골대를 때리는 기회였었다. 당시 이니에스타가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라인 사이에서 산체스를 향한 패스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니에스타는 대부분의 시간을 주로 측면에서 보냈다. 그리고 드리블을 통하여 이바노비치를 제치려고 했다. 물론 이니에스타는 그런 역할을 수행할 능력이 충분하지만, 측면에서 이니에스타 실력의 100%가 발휘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첼시의 간격이 좁았으며 하미레즈는 왼쪽에 위치하면서 중앙과 측면을 오갔다. 또한 마타는 중앙으로 들어오려는 성향이 있었다.
첼시의 역습
공을 가지고 있을때는 첼시에게는 두가지 전략만 필요했다. 첫번째는 공을 드록바한테 보내는 것이다. 이른 시간에 드록바는 체흐의 롱패스를 받아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공을 정확하게 컨트롤하는데 실패했다. 전반전에 디디에 드록바는 계속해서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리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는 바르셀로나가 평소보다 드록바를 밑으로 내려보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디디에 드록바의 공중전 능력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드록바를 자신들의 골문에서 멀리 보내려고 했따.
첼시의 두번째 전략은 왼쪽을 공략하는 것이다. 즉 알베스의 뒷공간을 노리는 것. 알베스는 굉장히 공격적인 선수이기 때문에 그가 첼시의 진영에 있는게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어쨋든간에 4강전에서도 알베스가 그렇게 공격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지난 시즌 4강전에서는 사비 알론소의 뒷공간 패스를 방지하기 위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풀백들의 전진을 자제시켰다. 당시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과르디올라는 조심스럽게 경기를 임했다. 하지만 이번에 알베스에게는 전술적 제약이 없었고, 이는 지난 시즌 준결승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자! 첼시가 왼쪽 공격에 어느정도 초점을 두었는지 그림을 통하여 보도록 하자.
하미레즈는 항상 핵심이 되었다. 하미레즈는 첼시가 보유한 선수들 중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며, 수직적인 움직임을 가장 잘 가져갈 수 있는 선수이다. 비교하자면, 위건이 아스날을 2-1로 이긴 경기에서 빅터 모세스가 담당했던 역할이었다. (상대의 풀백을 계속해서 따라다니고, 공수가 바뀌는 상황에서 빠르게 뛰어가므로 역습을 왼쪽에서 펼칠 때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 된다) 확실히 먹혀든 것은 1번뿐이었지만, 첼시는 계속해서 왼쪽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첼시의 유효슈팅은 1차례에 불과했는데, 그것이 결승골이 되어버렸다. (지난시즌에 아스날이 홈에서 바르셀로나를 꺾었을 때도 결승골은 왼쪽에 위치한 안드레이 아르샤빈에게서 나왔다. 아르샤빈의 득점 순간에 알베스는 하프라인에 위치해있었다)
그러나 티키-타카 (현 스페인&바르샤식 축구) 는 부분적으로 수비적인 전술이다. 공을 장시간 소유하면서 많은 선수들이 방어할 수 있는 위치에 자리잡도록 한다. 바르셀로나는 이런 방식으로 첼시의 역습을 차단하려고 했다. 파브레가스는 경기를 앞두고 첼시를 '역습을 모색하는 팀'이라 말했었다.
"첼시는 과거의 성공적인 시대를 열었던 방식으로 돌아갔습니다. 내려앉아서 역습을 노리고, 타겟멘을 활용하려합니다. 첼시는 굉장히 위협적인 팀입니다. 이제 그들은 소형 오토바이와 같습니다. 빠르게 공을 전방으로 연결시키죠. 아스날에서도 현재 바르셀로나와 같이 공의 소유권을 중점으로 두고 플레이했지만, 첼시는 항상 힘들었던 상대였습니다. 우리가 소유권을 지배하고 찬스를 만들어내도 첼시는 디디에 드록바를 필두로 역습을 통해서 우리들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첼시의 역습은 무시무시합니다."
파브레가스의 인터뷰는 바르셀로나가 무엇을 가장 위협적으로 생각했는지 보여준다. 바르셀로나는 역습으로 실점을 허용했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 부분에 굉장히 실망했을 것이다. 알베스의 포지셔닝에 의문을 둘 수 밖에 없다.
1-0
첼시가 전반전에 우위를 점한 것은 후반전을 진행하는데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했다.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첼시가 앞으로 전진해야할 이유가 없었으며, 첼시가 전진했더라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첼시는 리드를 가진 상태로 누 캄프로 갈 필요성이 있었고, 만약에 0-0 상황이었더라면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풀백을 전진시키고 램파드에게 전술적인 자유를 부여했을 것이다. 심지어는 홀딩 미드필더를 공격 자원으로 바꿨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바르셀로나에게는 전진할 공간이 더 생기는 셈이다. 1-0이라는 스코어는 첼시가 마음놓고 수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후반전 막바지에는 드록바도 수비에 가담하여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방해했다.
첼시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려는 성향은 바르셀로나에게 큰 문제거리가 되어버렸다. 전반전 바르샤의 최고의 움직임 (산체스의 골대, 세스크의 슈팅) 은 라인을 뚫어 펼쳐진 다이렉트 플레이에서 발생했던 것이였고, 바르셀로나는 중앙에서 수직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가 없었기에 측면으로 공격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는 정통 윙어의 부재가 뼈아프게 작용했다. (본래 이니에스타는 중앙 미드필더이며, 산체스는 올시즌 중앙에서 주로 뛰어왔다) 나중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페드로 로드리게스와 이삭 쿠엔카를 투입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첼시는 경기 내내 자신들의 포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역습 찬스를 늘리기 위해서 마타 대신에 살로몬 칼루가 투입되었지만, 하미레즈가 조세 보싱와와 교체되었다. (하미레즈는 경고가 있는 상황이고, 지친 상태) 바르셀로나가 스스로 찬스를 확실히 살리지 못했던 덕분에 첼시가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지만, 첼시는 자신들의 공이 없는 상황에서 플레이에 굉장히 기뻐했을 것이다.
결론
바르셀로나와의 대결을 앞둔 첼시의 가장 큰 의문은 "과연 그들이 메시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1~2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세우는게 바람직한가?" 였다. 첼시는 3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기용했고, 드문드문 미켈이 방어했지만 용감하게 챠비에게 공을 다룰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점차 경기의 폭을 좁히면서 첼시는 중앙을 두텁게 만들었다. 놀랍게도 바르셀로나는 이러한 수비벽을 무너뜨리질 못했다.
첼시의 득점과 무실점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이제 첼시에게는 누 캄프에서도 라인을 깊게 내리고 수비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전술적인 선택이 하나 늘었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4/19/chelsea-1-0-barcelona-drogba-tac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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