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문트가 주말 샬케04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이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중요한 승리를 거두면서 라이벌 매치 패배의 아픔에서 벗어났다.

 

주말 샬케04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이후 위르겐 클롭 감독은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가능한 최상의 전력을 활용했다. 물론 이번 경기에서도 야쿱 브와슈치코브스키는 부상으로 뛸 수가 없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예상했던대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파비오 코엔트랑, 마르셀로, 알바로 아르벨로아가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세르히오 라모스와 마이클 에시앙이 풀백으로 경기에 임했다. 불운하게도 사미 케디라는 20분 밖에 경기를 뛰지 못했고 루카 모드리치로 교체되었다.

 

경기가 달아오르기 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전반전 초반에는 미끄러운 피치와 선수들의 잘못된 축구화 선택으로 제대로 된 경기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선수들이 하프타임에 축구화를 바꾸고 나서부터 아주 훌륭한 경기가 펼쳐졌다.

 

이번 경기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압박이고 또 다른 하나는 왼쪽 수비가 취약했던 레알 마드리드다.

 

 

압박

 

이번 경기는 스페인스러운 경기보다는 독일스러운 경기였다. 강한 압박을 기본으로 빠른 공수전환이 이루어졌다. 공을 점유하는 것에 더 치중하는 스페인식 축구와는 사뭇 달랐다. 물론 두 팀 모두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이 이뤄지는 축구를 잘 하는 팀이고 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역습에 있어서 현재 유럽 최고 수준에 다다른 팀이다. 그렇지만 오늘 밤 레알 마드리드는 조직적인 압박을 펼치지 못하면서 패했다. 그리고 오늘 레알 마드리드에는 도르트문트의 압박을 벗어나는 능력도 부족했다.

 

이번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의 4-2-3-1 포메이션과 도르트문트의 4-2-3-1 포메이션의 대결이었다. 도르트문트는 레알 마드리드의 센터백에 대해서는 압박을 가하지 않았지만 센터백들이 풀백이나 미드필더로 공을 연결시키는 순간부터 압박을 시도했다. 도르트문트가 거센 압박을 펼치자 싸비 알론소는 공을 편하게 받기 위해서 점점 더 뒤로 내려갔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의 풀백들이 전진하는 것을 자제했기 때문에 알론소는 공을 전방으로 보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에시앙이 풀백 포지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할 수 있는 일이지만, 수년 간 오른쪽 수비수로 뛰어온 세르히오 라모스가 이 자리를 어색해 했던 것은 의외였다.

 

풀백들의 전진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알론소의 패스는 단순해졌다. 그리고 레알 선수들은 상대의 압박에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다.페페는 상대의 압박을 받고 있는 공격수나 미드필더를 향해 패스를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의 첫번째 실점 역시 페페의 패스 실수가 빌미가 되었다.

 

케디라의 부상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뼈아픈 타격이었다. 정적이던 전반전 초기 이후 도르트문트가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은 케디라가 부상 때문에 더 이상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드리치가 같은 포지션에서 뛰었지만 케디라만큼의 에너지와 기동력을 보여주긴 어려웠다. 마리오 괴체의 전진을 막기 위해 싸비 알론소는 자주 밑으로 내려갔지만, 그대로 미드필더 자리에 남아있는 모드리치는 세바스티안 켈과 스벤 벤더와 1:2 싸움을 펼쳐야했다. 모드리치는 두 선수를 쉽게 제치지 못했고 레알의 공격 속도는 더욱 늦춰졌다. 반면에 오른쪽에서 뛰었던 앙헬 디 마리아는 레알이 공격을 펼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더 좋은 옵션이었다. 디 마리아는 대담한 돌파시도, 왼발을 이용한 날카로운 패스 그리고 직접 밑에까지 내려와서 수비수들이 압박을 조금 더 쉽게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럼에도 조직적인 압박을 펼치는 도르트문트는 강했다. 그리고 이들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다.

 

켈과 벤더가 모드리치를 막는 상황에서는 메수트 외질이 무방비 상태가 되는게 맞다. 그렇지만 도르트문트는 전체적인 수비 라인을 올리면서 외질이 자유로워지는 것을 막았다. 때로는 매츠 훔멜스가 외질을 방어하기 위해 전진하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외질이 더 밑으로 내려가있을 경우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외질을 막기 위해 거기까지 전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동점골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나왔다. 후방에서 공을 잡은 외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향해 아주 멋진 패스를 시도했다. 호날두는 골문을 비우고 달려나온 로만 바이덴펠러 골키퍼를 보고 가볍게 슈팅을 시도하여 골을 만들어냈다.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뒷공간을 향한 스루패스를 이용해 전형적인 무리뉴 스타일의 득점이 만들어졌다.

 

 

도르트문트 오른쪽 vs 레알 마드리드 왼쪽

 

두번째로 주목할 부분은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이다. 여기서는 호날두의 책임도 있다. 지난 주말에 셀타 비고를 상대로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마이클 에시앙이 꽤나 괜찮은 수비를 보여줬다. 그렇지만 오늘은 도르트문트의 선수들에게 에시앙은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인 레반도프스키가 오른쪽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주로 에시앙을 괴롭혔던 선수들은 마르코 로이스와 마리오 괴체였다. 두 선수는 서로 자리를 바꿔가면서 뛰었고 전방에 나가있는 호날두와 수비에 주력하는 에시앙 사이의 넓은 공간을 마음껏 누렸다. 공간을 커버하는 것에는 최고 수준이 아닌 알론소는 후반전에 서투른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전반전에도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은 다소 불안했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후반전에 더욱 두드러졌다. 언제나 그랬듯이, 호날두는 전방에 머무르면서 빠른 공격을 시도하는데 주력했다. 물론 호날두의 동점골은 호날두가 공격적인 포지셔닝을 유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호날두의 수비 가담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유로 2012 포르투갈과 덴마크의 경기에서 호날두는 비슷한 문제를 겪었었다. 호날두는 덴마크의 라스 야콥센의 전진을 저지하지 않았고 야콥센은 편하게 전방까지 올라가 계속해서 크로스를 시도했다. 0-2로 지고 있었던 덴마크는 오른쪽 측면에서의 크로스 두번을 통해 2-2를 만들었다.(물론 경기는 포르투갈이 3-2로 이겼지만...) 에시앙이 전문 왼쪽 수비수가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무리뉴 감독이 그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슈멜처의 결승골 이전에도 루카스 피슈첵은 오른쪽 측면에서 아주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었다. 피슈첵은 괴체에게 슈팅 찬스를 만들어줬지만 이케르 카시야스가 멋지게 막아냈다. 이후에도 피슈첵은 컷백을 통해 똑같은 공간에서 스벤 벤더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분명히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수비는 문제가 있었다.

 

결승골 실점 장면에서 카시야스가 제대로 공을 처리했어야 했을까? 아니면 라파엘 바란이 그 크로스를 책임져야 했을까?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할 점은 알론소와 모드리치가 모두 왼쪽 수비에 치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두 선수는 에시앙을 도우기 위해서 왼쪽에 있었고 괴체는 오른쪽 측면에서 드리블을 통해 위험지역까지 크로스를 올렸다. 모드리치와 알론소 모두 자신들의 자리를 이탈해있었고 슈멜처의 슈팅을 저지할 선수가 없었다.

 

케디라의 부상으로 이른시간에 모드리치를 교체 투입했고 벤제마를 대신하여 이과인을 투입했다. 그렇지만 이후에 무리뉴 감독은 카카나 카예혼을 투입하지 않았고 레알 마드리드는 2장의 교체 카드만 활용했다. 추가적인 공격자원이 투입되지 않으면서 도르트문트는 상대적으로 편하게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결론

 

더비 경기에서 패배한 이후에 자칫 무너질 수 있었지만, 도르트문트는 아주 멋진 경기력을 보이면서 승리를 얻어냈다. 도르트문트는 자신들이 가장 선호하는 포메이션을 활용했고 자신들이 자주 사용하는 전략인 강한 압박을 시도했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의 약점인 왼쪽을 발견하여 왼쪽을 공략했다.

 

도르트문트가 레알 마드리드의 약점을 발견하여 공략한 반면에 무리뉴 감독은 노출된 약점을 보완할 완충 장치를 만들지 못했다. 전진해있는 호날두의 존재가 보통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이끌지만, 에시앙 같이 전문 수비수가 풀백을 담당하고 있지 않은 경우, 그리고 상대가 도르트문트처럼 실력을 갖춘 팀이면 호날두가 계속해서 전진해 있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10/24/dortmund-real-tac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