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0으로 앞서나갔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2-2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유나이티드가 늦은 시간에 터진 결승골로 승리를 만들어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카를로스 테베즈를 대신해 마리오 발로텔리를 선발 투입시켰다.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예상되었던 라인업이 그대로 경기에 나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기존의 예상과 달리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출전했다. 퍼거슨 감독이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선택했었던 선발 라인업을 다시 꺼내들은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주 운이 좋게도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를 얻어냈다. 물론 오심이 없었다면 후반 중반부터 3-0 스코어를 만들 수도 있었기 때문에 운이 없었기도 했다. 이번 경기는 두 팀의 상반된 전략이 충돌했던 경기였고 유나이티드가 더 효율적으로 자신들의 전략을 활용했던 경기였다.

 

 

시작이 좋았던 맨체스터 시티

 

전체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략이 더 잘 먹혀들었다고 앞서 말했지만, 초반 15분은 시티가 유나이티드를 압도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점유율에 신경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역습에 치중하는 모습이었지만, 경기는 다소 예상되었던 것처럼 맨체스터 시티가 조금 더 우위에 있었다. 루니가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루니는 반 페르시 밑에서 가레스 배리나 야야 투레를 방어하는 정도의 수비 임무를 부여받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진들도 엉덩이를 밑으로 빼면서 박스 안에 밀집해있기 보다는 전진하는 방식의 수비를 택했다.

 

그렇지만 상대의 뒷공간을 순식간에 침투하는 아게로와 발로텔리가 전진해서 수비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어렵게 만들었다. 아게로와 발로텔리는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측면에 위치한 사미르 나스리와 다비드 실바는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마이클 캐릭과 톰 클레버리의 시선을 끌었다. 사실상 높은 위치까지 전진했던 유나이티드의 수비진들이 빠르게 돌아 뒷공간을 향하는 시티의 공격수들을 막아야만 했다. 아게로가 퍼디난드와 경합하는 장면이 실제로 연출되기도 했고 조니 에반스는 딱히 어려운 점이 없었지만, 지난 시즌 발로텔리를 뒷공간 침투를 막다가 퇴장당해 1-6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사실 때문에 조마조마했을 것이다.

 

아게로와 발로텔리가 빠른 발을 이용해 수비수 뒷공간을 노리는 사이, 실바와 나스리는 그들을 향해 패스를 찔러주려고 노력했다. 유나이티드가 처음 5분 동안은 공간을 틀어막으면서 시티의 공격을 제대로 차단했지만, 경기의 템포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이후부터는 너무나 많은 공간을 내줬다. 그럼에도 나스리는 제대로된 돌파나 공격적인 패스를 시도하지 못했다. 반면에 실바는 자유로움을 만끽했고 원하는 공간을 찾아 계속해서 돌아다녔고 유나이티드를 계속해서 위협했다. 실바는 마이클 캐릭과 톰 클레버리의 방해로부터 자유로워지기위해서 보다 뒤쪽에서 경기를 펼쳤는데 조금 뒤에서 뛰었음에도 전방을 향해 위협적인 패스를 제공했다.





유나이티드의 역습

 

점점 유나이티드가 어려워지는 추세로 가고 있었지만, 유나이티드는 점유율 싸움을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계속해서 역습의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제골 장면은 역습의 교과서였고 역습에 필요한 모든 요건이 포함되어 있었다. 반 페르시는 빈센트 콤파니를 끌고 하프 라인까지 내려왔고 영은 자신의 마크맨을 제치고 빠르게 뛰어갔다. 시티의 미드필더들이 수비를 보호해주기 이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역습을 끝냈다.

 

두번째 득점은 첼시전에서 나왔던 득점과 아주 흡사했다. 수비에 소홀했던 에당 아자르를 지나쳐 하파엘이 첼시의 수비진을 허물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하파엘은 다비드 실바를 내버려두고 공격에 가담했다. 그리고 발렌시아와의 패스를 주고받은 끝에 루니의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아직까지도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최고조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지만, 하파엘과의 호흡만큼은 두드러지고 있다. 발렌시아의 수비력과 하파엘의 공격성이 조합되어 위력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이클 캐릭의 패스도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다. 그만큼 발렌시아와 하파엘이 공격을 풀어나가는 빈도가 컸다는 것이다.

 





2골차로 앞서가기 때문에 유나이티드는 더욱 엉덩이를 뒤로 빼고 수비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시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0-1로 졌었기 때문에 0-0 상황에서 역습만 노리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었을지 몰라도 상황이 1-0이나 2-0이라면 다르다. 유나이티드는 지키는 방식을 택했고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퍼디난드와 에반스는 이전보다 더 밑으로 내려갔고 마이클 캐릭은 두 선수의 앞을 굉장히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후반전

 

원정팀이 앞서나가면서 아주 흥미롭게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었지만, 전술적인 변화는 없었다. 부상당한 콤파니를 빼는 것은 당연했고 지고있을 때 에딘 제코를 투입하는 것도 그다지 전술적인 변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만치니가 이번 경기에서 시도했던 유일한 전술적 변화는 카를로스 테베즈의 투입이었다.

 

테베즈가 투입되면서 세르히오 아게로가 더 앞선에 배치되었다. 아게로와 발로텔리의 조합과는 달리 아게로와 테베즈의 조합은 공간에 기반을 둔 조합이다. 아게로가 상대의 수비수들을 데리고 빠른 속도로 상대의 페널티박스까지 깊숙히 침투하면 테베즈는 아게로가 만들어놓은 공간을 휘젓고 다닌다. 아래 그림을 통해 테베즈의 투입 이후 아게로가 받는 패스의 유형이 변했음을 볼 수 있다.





하프 타임 이후부터 시티는 공을 더 빠르게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퍼디난드와 (에반스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된) 크리스 스몰링이 조금 전진해있던 상태에서 공을 빠르게 넘겼다. 시티의 첫번째 득점이 조금 난잡하게 나왔을진 몰라도 수직적인 패스를 통해 공을 빠르게 보내면서 만들어진 기회였다. 테베즈에게 왔던 첫번째 기회도 3번의 직선 패스를 통해 만들어졌고 실제로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었던 속도가 몇초 되지도 않았다. 빠르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 라인을 허물었는데 이러한 패턴의 공격 방식이 계속해서 유지되었다. 아게로가 크리스 스몰링을 달고 뛰어들어가면서 만들어내는 공간을 테베즈가 집요하게 노렸다.

 

 

마지막 몇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간간히 맞대응하는 역습을 시도했고 이는 과거의 방식과는 사뭇 달랐다. 보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개의 블록을 쌓고 상대를 기다리면서 수비했고 이럴 때 강력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보다 공격적이었고 캐릭과 클레버리 사이를 관통하는 패스가 성공될 때마다 유나이티드는 위기에 놓였다. 조금 더 쉽게 공격하고자 이러한 방식을 택했지만 상대의 역습에 약점을 노출시키고 말았다.

 

에딘 제코가 투입되었고 제코의 투입으로 맨체스터 시티는 롱볼 축구까지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동점골을 만들어낸 것은 제코의 머리가 아니었다. 이전까지 발렌시아가 페널티박스 앞에 있는 D모양의 지역을 커버했지만, 발렌시아가 근육 경련으로 교체되었고 필 존스가 투입되면서 코너킥 방어상황에서 발렌시아의 역할을 대신해줄 선수가 없게 되었다. 존스는 박스 안쪽에서 막을 상대를 찾고 있었는데 동점골은 D모양의 지역에 있었던 파블로 사발레타의 발에서 만들어졌다. 존스는 기존에 발렌시아가 막았던 지역을 방어했어야 했고 동료 선수들도 이에 대해서 알려줬어야만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극적인 결승골은 수비벽의 구성원이었던 사미르 나스리가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슈팅을 막으려하다 만들어졌다.

 

 

결론

 

두 팀은 너무나 다른 방식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렇지만 경기의 결과를 결정지었던 것은 마지막 10분 사이에 나왔던 세트 피스에 대한 기본적인 방어 전략이었다. '지역 방어를 할 것인가 맨마킹을 할 것인가?' '니어포스트냐 파포스트냐'의 차이도 아니었다. 순전히 교체 투입된 선수에게 역할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던 실수, 벽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던 실수가 마지막 10분 사이의 득점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가장 중요했던 득점은 웨인 루니의 첫번째 득점이었다. 유나이티드가 선제골을 넣었기 때문에 경기 패턴은 정해질 수 밖에 없었다. 놀랄만한 부분이 있다면 유나이티드가 후반전에 다소 공격적인 마인드를 가졌다는 것이다.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순전히 수비에만 집중했다면 시티의 공격 작업은 쉽게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빅매치에선 유나이티드가 전반전에 시도한 전략이 가장 좋았던 접근 방식이었다고 생각된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12/09/manchester-city-2-3-manchester-united-possession-versus-counter-att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