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존죠 쉘비의 퇴장 이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경기의 지배력을 가져갔다.

 

브랜단 로저스 감독은 존죠 쉘비를 3명의 미드필더 중에서 가장 전진배치시켜 활용했다. 또한 글렌 존슨이 이번 경기에서도 왼쪽 풀백으로 나섰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비디치에게 휴식을 줬다. 폴 스콜스와 톰 클레버리를 대신하여 퍼거슨 감독이 꺼내들었던 카드는 라이언 긱스였다.

 

리버풀이 전반전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후반전을 지배했고 쉘비의 퇴장은 전술싸움에서 큰 영향을 주었다.

 

 

전반전

 

두 팀은 서로 다른 전략을 두고 경기에 임했따. 리버풀은 로저스 감독의 지휘 아래서 점유율을 늘리는 축구를 시도하고 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반면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역습을 노리는 축구를 시도했다.

 

그런 부분을 고려하면, 두 팀의 대결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충지는 분명했다. 조 앨런과 카가와 신지의 싸움이 가장 중요한 대결이었다. 앨런은 미드필더들 중에서 가장 밑에 위치한 선수이고 리버풀의 점유율 축구를 지휘하는 선수다. 90분간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한 선수 역시 조 앨런이다. 반면에 카가와 신지는 미드필드 싸움에 가담하는 것을 꺼려했다. 카가와는 전방에 위치한 로빈 반 페르시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했으며, 유나이티드의 포메이션은 마치 4-4-2 같았다.

 

 

카가와 신지

 

분명히 카가와 신지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맡았던 역할을 수행하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모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는 역습을 시도할 위치를 찾아서 뛰어다니기만 했다. 그는 조 앨런 뒤에서 그런 움직임을 보였고, 카가와에게 주어진 수비적인 임무는 리버풀 수비진에서 앨런에게 연결되는 간단한 패스들을 최대한 짤라내는 것일거라고 추정한다.

 

리버풀의 다른 두 명의 미드필더(쉘비, 제라드)도 깊은 위치까지 내려왔고 리버풀이 미드필드에서부터 경기를 지배해나갈 수 있었다. 카가와의 수비가담 부족으로 앨런이 쉽게 공을 받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카가와로서는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경기 지배능력을 포기하고 공격을 향한 패스 옵션 능력을 선택한 유나이티드의 결정이기도 했다.





3명 vs 2명의 대결이 4명 vs 2명으로 변하다

 

퍼거슨 감독은 미드필드 대결에서 3명(리버풀)과 2명(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결이 펼쳐지는 것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수아레즈까지 밑으로 내려오면서 4명과 2명의 대결이 펼쳐지게 되었고 유나이티드는 이 상황을 다룰 수 없었다. 라이언 긱스와 마이클 캐릭 조합은 2011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바르셀로나에게 당했던 그 상황을 또 다시 맞이하게 된 것이다. 상대팀의 false9이 수적인 열세 상황을 만들게 된 것이다.

 

수아레즈가 밑으로 내려오는 상황에서 리버풀은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보리니가 중앙으로 침투하면서 기회를 만들었지만 퍼스트 터치를 잘못하면서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리버풀이 공격을 시도하는 방식의 좋은 예시임에는 틀림없었다. 수아레즈는 밑으로 내려왔고 그 공간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고 측면에 위치한 공격수들이 중앙으로 이동하여 중앙 공격수 역할을 수행했다. 수아레즈와 보리니가 만들어낸 상황들은 지난 몇년간 메시와 페드로가 만들어냈던 상황과 흡사했다.






고전하는 유나이티드

 

유나이티드의 전략은 빈 공간에 위치한 카가와 신지를 향해 패스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반전에 카가와 신지를 향해 패스가 공급되는 장면은 보기 어려웠다. 유나이티드가 이런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에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조 앨런이 카가와 신지를 향해 전해지는 패스를 차단했으며, 두번째는 리버풀의 압박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들이 급하게 걷어내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수 전환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여러 문제가 겹쳐버렸다. a) 퍼거슨 감독은 리버풀이 점유율을 가져갈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정도 까지는 아니었다. b) 카가와의 볼터치가 거의 없었다. 카가와를 향해 공이 연결되지 않았고 결국에는 카가와가 밑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대략 3명과 3명의 대결이 펼쳐졌고 쉘비의 퇴장 이후에 대등한 싸움이 벌어졌다.

 

 

10명 vs 11명

 

두 감독 모두 하프타임에 변화를 시도했다. 퍼거슨 감독은 나니를 빼고 폴 스콜스를 투입하여 라이언 긱스를 측면으로 돌렸다. 스콜스의 투입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을 지켜내는 능력이 강화되었다. 로저스 감독은 부상을 당한 보리니를 빼고 수소를 투입했다. 로저스 감독은 10명이서 싸울 때 취하는 정석과 같은 변화를 줬다. 리버풀은 4-4-1 포메이션으로 변했다.

 

후반전 첫 15분 정도는 전술적인 싸움이 없었다. 리버풀은 더욱 신중하게 경기를 펼쳤고 유나이티드는 경기의 지배력을 키우길 원했다. 이상하게도 제라드의 선제골과 하파엘의 동점골은 두 팀이 교착상태에 있었던 이 시기에 나왔다.

 

 

변화를 시도한 유나이티드




후반전이 진행되면서 수적인 우세에 있는 유나이티드가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스콜스의 투입으로 패스가 살아났다) 후반전이 시작된 이후 20분간 유나이티드는 리버풀보다 많은 패스를 시도했다.

 

많은 감독들이 현 상황에 안주했을지 모르지만, 로저스 감독은 볼 점유율에 큰 집착을 보였다. 아마도 점유율 때문에 에브라를 괴롭히던 스털링이 조단 헨더슨으로 교체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리버풀은 4-3-1-1 포메이션으로 변했다. 앨런이 홀딩 미드필더, 제라드와 헨더슨이 공을 연결하는 미드필더, 수아레즈는 최전방, 수소는 미드필더와 공격수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유나이티드가 공을 잡은 상황에서 수소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두 명의 홀딩 미드필더중 한 명을 방해했다.

 

중앙에서만큼은 인원수가 많았던 리버풀은 점유율 싸움에서 다시 승리를 거두고자했다. 더 많은 압박을 시도했고, 수아레즈와 수소도 중앙 대결에 가담했고, 헨더슨은 리버풀에 기동력을 추가시켰다.

 

리버풀의 변화는 경기 스코어에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경기의 흐름은 바꿀 수 있었다. 경기 템포는 빨라졌다. 에브라와 하파엘을 방해하는 선수가 없었고 두 선수는 조금 더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글렌 존슨과 마틴 켈리 역시 마찬가지로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리버풀 선수들의 형편없는 수비가 유나이티드가 결승골 장면을 만들 수 있게 했다. 리버풀 수비수는 높은 위치에서 너무나 손쉽게 공을 잃었고, 이번 시즌 자주 이런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결론

 

11명과 11명이 싸울 때 리버풀이 더 좋은 경기를 펼쳤다. 유나이티드는 다수가 예상했듯이 공을 제대로 점유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효율적인 역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이것이 더 심각한 문제였다. 리버풀은 경기를 지배했을 때 득점을 하지 못했다. 로저스 감독에게는 굉장히 실망스러운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수아레즈와 보리니가 텔레파시가 통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다.

 

쉘비의 퇴장은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쉘비의 퇴장과 역전골 사이에 퍼거슨 감독은 단 한 번의 교체 투입을 시도했고, 폴 스콜스의 투입은 유나이티드가 중앙에서 대등한 싸움을 가져갈 수 있게 만들어줬다. 사우스햄튼전처럼 스콜스의 투입으로 유나이티드의 패스는 훨씬 매끄럽게 흘러갔다.

 

리버풀이 패배했기 때문에 로저스의 교체가 실패했다고 단정지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로저스의 교체 투입으로 치고박는 상황이 더 많이 만들어졌고, 상대팀의 선수가 자유로워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은 선수가 많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9/23/liverpool-1-2-manchester-united-united-come-from-behind-to-w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