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은 2015년 10월 15일에 작성되었습니다



클럽 내부 관계자가 아닌 우리는 종종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잘못된 분석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축구 데이터와 그 데이터에 대한 올바른 분석은 프로 구단 내부에서 어떠한 일이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두 집단의 정보력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양측 모두의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 클럽 외부에서는 올바른 질문이 던져져야 하고 축구 클럽은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프로 구단에서 데이터로 어떠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서 나는 레스터 시티의 1군 퍼포먼스 분석가인 피터 클라크를 만났다. 피터는 10월 초 2:1 승리를 거둔 노리치전을 앞두고 기꺼이 시간을 내주었다. 여기서 나와 피터는 클럽이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 데이터가 어떻게 클럽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스터 시티 이야기 & 경기 준비


흔히 데이터 분석은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말한다 : 그저 방치되어 있다가 그저 필요한 순간에만 끌어다 사용되는 물건들처럼 취급 받는다. 그런데 노리치전을 앞둔 피터와 그의 동료인 앤디 블레이크(수석 1군 퍼포먼스 분석가)의 업무량을 보아하니 적어도 레스터에서는 데이터가 쓸모없는 취급을 받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레스터에서는 2명의 퍼포먼스 분석가가 같이 작업한다. 이 팀의 가장 핵심적인 작업은 바로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앤디의 주된 작업은 앞으로 다가올 경기에 대한 분석이며 피터의 역할은 경기 데이터를 수집해 경기 후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앞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레스터 시티 데이터 분석실의 작업 과정이다.


축구에서 데이터에 중점을 둔 분석을 시도할 때, 결론을 압축적이면서도 세련되게 말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생각보다 간단한 결론일지라도 그것을 듣는 사람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기란 쉬운게 아니다. 피터는 분석을 들어주는 사람의 태도 역시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한다.


"우리의 분석을 귀담아 듣는 사람은 주로 감독과 코치, 선수입니다. 따라서 그들과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이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언제나 가까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선수를 탐색하는 부서와도 그렇게 긴밀히 업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서는 선수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축구를 배워왔다는걸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그 점을 고려합니다. 지난 3시즌간 선수들이 우리가 iPad를 통해 제공하는 데이터에 어느 정도의 피드백을 보여줬는가에 대해 체크했습니다. 데이터와 부가적인 코멘트 그리고 경기의 장면 일부를 포함해서 선수들에게 경기 전후로 제공해 상호작용을 체크하는 것은 현재 많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듣는 사람을 이해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피터와 앤디는 앞으로 준비할 경기, 이미 지나간 경기에 대해 차고 넘치는 자료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통계 수치와 팀, 유닛, 개인 단계로 나누어 데이터를 정리한다. 이 자료들은 굉장히 고급 정보로 프로 구단 외부 사람들에게는 앞으로도 쉽사리 공유되지 않을 분석 기법일 것이다.


레스터 시티의 과정은 이렇다. 앤디는 레스터 시티가 다음에 상대할 팀의 최근 3경기 영상을 시청하고 그 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전반적인 평가, 상대팀의 최근 경기력 수준, 가능성 높은 라인업, 경기 스타일과 전술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감독과 코치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코치진에 빠르게 데이터가 넘어갈수록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수월해진다. 코칭 스태프는 분석팀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고 그렇게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은 강화된다.


"앤디의 보고서에는 상대팀의 최근 경기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됩니다. 상대가 어떻게 빌드업을 시도하는가? 공수 전환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 수비 조직 형성법과 세트피스 전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렇다면 왜 이 특정한 사항들이 선택되어 감독과 코칭 스태프에게 제공되는 것일까?


"오늘날 압박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상대가 어떻게 빌드업을 시도하는가, 상대가 어떤 순간에 압박을 들어가는가를 분석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 레스터 시티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역습이기 때문에 상대가 공수 전환을 어떻게 시행하는가에 대해서도 분석합니다. 또한 세트피스는 굉장히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고 우리는 훈련장에서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트레이닝 세션을 녹화하고 경기 역시 마찬가지로 녹화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집한 데이터 역시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에 포함된다. 선수들이 비디오 영상에 쉽게 접근하도록 만들어 경기를 준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소한 사항들까지도 리뷰할 수 있다. 


"우리는 훈련장에 카메라 시스템을 설치해 실제 경기 뿐만 아니라 훈련영상에서도 정보를 따낼 수 있습니다. 그저 상대에게만 집중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플레이 자체를 더 개선시키려한다) 선수들은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잘 파악해주고 우리는 그들의 발전을 지원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니에리 감독 역시 스스로 상대팀의 경기를 지켜봅니다. 그리고 감독 스스로 캐치한 사항들을 우리에게 이야기 하면서 특정 기록을 더 찾아봐달라고 요청합니다. 자기 나름대로 경기를 지켜보고선 우리에게 둘 중 어느 풀백이 더 많은 크로스를 시도하는가? 두 미드필더 중에서 어떤 선수가 더 위협적인 패스를 시도하는가에 대해서 확인해달라고 요쳥합니다."


"예를 들어서 노리치와의 경기를 준비한다면, 과거 노리치전 보고서도 요청합니다. 그 경기의 향방을 결정지은 순간들에 대한 복기를 하고 그 때 무엇을 잘했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또 어떤 점을 보완해야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토요일 경기를 앞두고 라니에리는 금요일마다 선수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더욱 요약적이면서 구체적인 분석을 제공한다. 




경기장에서의 분석


레스터는 홈구장에서 보다 더 편리하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지난해 레스터는 킹파워 스타디움에 분석 전문가룸을 만들었는데 이곳은 바로 라커룸과 연결되어 있어 하프타임에 선수단은 즉각적으로 전반전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 데이터를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15분 사이에 선수들은 휴식도 취해야하고 스트레칭도 해야하고 수분보충도 해야한다. 그런데 거기에 데이터 분석팀이 들어가서 장황하게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즉각적인 분석을 시행합니다. 현실적으로 이 상황에서 우리는 감독에게 방대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없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몇가지 특정 데이터만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만약 한 선수가 1:1 싸움에서 계속 지고 있다면 우리는 그에 대한 기록을 증거로 감독에게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또한 상대가 비슷한 상황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낸다면 그것 역시 감독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경기 후 분석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부터 데이터 처리가 시작된다. 그 날의 경기는 Opta의 실시간 데이터와 부가적인 수학적 기법 등을 통해서 코드화된다. 이렇게 변환된 코드에는 공이 없는 순간에 상대를 어떻게 압박했는지, 공격 상황에서 어떻게 페너트레이션을 진행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종료 휘슬은 일요일부터 분석을 실시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경기 하이라이트와 분석해야할 특정 장면들은 월요일 아침에 있을 브리핑에 반드시 포함되어야만 한다.


보통 다음 경기는 7일 후에야 돌아오지만 시간은 항상 타이트하다. 보고서 작성은 감독과 코치가 팀의 퍼포먼스 준비하는 것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보고서 작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되어야할 사항이다. 보고서에 대한 명확한 처리는 데이터 분석가와 코칭 스태프 사이의 유대감 형성에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시간의 부족은 분석가들이 기존의 체계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법을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시즌을 치르는 도중에 새로운 분석 기법을 적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성공한다면 그것은 청중이 알아듣기 쉬운 큰 이점을 가져다 주겠지만 어쨌든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어쨌든 새로운 분석법은 클럽이 축구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시즌 중에 시행하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감독과 코치진에게 전해지는 피터의 경기 보고서에는 날 것의 데이터가 아닌 해석이 들어간다. 특히 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앤디가 중요하다고 미리 언급했던 데이터들 (찬스 메이킹 및 차단, 공수전환, 세트피스 등) 에 대한 분석이 추가된다. 


"보고서에는 일종의 양식이 있습니다. 경기 후 보고서에는 경기를 준비하기 전에 이야기했던 사항에 대해서 반드시 언급을 하는데 그렇게 우리는 똑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지를 체크할 수 있고 경기를 잘했다면 그 데이터 속에서 성공적으로 경기를 펼쳤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라니에리 감독이 특정 데이터에 대해서 분석을 요구한다면 그것 역시 포함됩니다."


최근 경기 후 보고서에는 팀 유닛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된다. 예를 들자면, 레스터 시티 2명의 중앙 미드필더는 2명의 유닛에 대한 보고서를 받을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스스로 경기를 되돌아볼 수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맨체스터 시티의 경우는 뱅상 콤파니가 백4라인 선수들과 함께 비디오 분석 세션을 진행한다고 한다. 콤파니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레스터 시티 선수들은 점차 스스로 분석을 하려는 노력을 한다.


"모든 선수들이 데이터 분석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입니다. 선수들이 데이터 분석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는 선수들을 소집해 우리의 관점을 충분히 이야기해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데이터를 활용해 선수들과 상담을 합니다. 특히 대니 드링크워터는 우리가 나누어주는 통계 자료에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선수들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주면서 참여율이 늘어납니다." 


선수들이 경기 후 개인 보고서에 대해서 피드백하는 것이 지금 수준까지 도달하는데까지 무려 2시즌이 소요되었고 그것은 라니에리 아래서 더욱 강화되었다. 라니에리는 비디오 클립에서 말하고자하는 바를 보충설명해주기 위한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으며 통계 자료들은 선수들에게 전달된다. 또 선수들은 그 자료들을 활용해 자신의 퍼포먼스를 평가하게 된다. 새롭게 디자인된 선수 피드백용 경기 후 보고서는 그 경기에서 선수 기록 뿐만 아니라 시즌 평균 데이터를 동시에 제공한다. 선수에게 맞춤 제공되는 이 데이터는 선수 포지션 별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포함한다. 예를 들면 공격쪽 선수에게는 찬스 메이킹 자료가 포함되는 것이다. 



(레스터 시티 선수에게 맞춤 제공되는 데이터)




데이터 분석에 대한 클럽의 문화


훈련장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고 추가로 피터는 클럽에서 데이터 분석에 대한 어떤 분위기를 형성하는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데이터 분석가 뿐만 아니라 감독, 코칭 스태프, 스포츠 과학자, 선수 영입팀, 선수들 모두가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설령 논의할 사항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매일 아침마다 모든 부서가 같이 회의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감독이 가능한 많은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정보가 준비되어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항상 주도적으로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자료들을 항시 대기시켜 놓습니다. 주도적으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우리 팀 퍼포먼스에 영향을 준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로부터 일방적인 지시를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가까이서 호흡하며 데이터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스포츠 과학 부서도 클럽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문화와 결코 떨어질 수 없다. 데이터 분석실에서 스포츠 과학 부서에게 트레이닝 퍼포먼스에 대한 보고서를 전달하고 스포츠 과학부서는 이를 선수단이 사용하는 공간에 게시해 선수 스스로가 트레이닝 성과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선수들을 데이터에 자주 노출시키는 것은 이 클럽의 문화 중 하나입니다. 선수들은 점차 데이터에 익숙해져가고 있으며 자연스레 데이터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있습니다."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끊임없는 데이터가 제공되고 있다. 날 것의 데이터 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 혹은 상대팀 선수와의 비교자료, 시즌 평균과의 비교자료,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압축적인 자료 제공은 선수들이 그 분석을 수용하여 경기장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이게 유도한다.


다른 클럽도 마찬가지로 레스터 시티처럼 데이터에 기초한 분석을 시행한다. 허나 분명한 것은 레스터는 데이터 활용에 대해서 굉장히 진취적인 태도를 지닌 클럽이라는 것이며 데이터 활용에 대해 연구할만한 아주 뛰어난 클럽 중 하나라는 것이다. 각 부서가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방법(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각 과정들을 데이터에 근거하여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데이터 분석은 당당히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출처 : http://www.optasportspro.com/about/optapro-blog/posts/2015/blog-inside-leicester-c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