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메이저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전술적으로 흥미로운 경기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두팀 모두가 굉장히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전술보다는 긴장감과 팽팽함을 즐기는 경우가 더 많다. 보통 결승에서는 영리한 전술로 상대를 무찌르기보다는 상대가 실수를 저지르길 기다린다.
십중팔구 우리는 유로2016의 가장 전술적인 대결들을 이미 관전했다고 봐야한다 : 이탈리아가 16강에서 스페인을 2:0으로 꺾었으며 그 이탈리아를 독일이 8강에서 무찔렀다. 또한 그렇게 올라온 독일을 프랑스가 2:0으로 물리쳤다. 이 3경기는 이번 유로2016이 수확한 우수한 경기의 범주에 속할 것이다. 그 3경기가 가장 전술적으로 우수한 경기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지만, 포르투갈과 프랑스의 이번 결승전 역시 서로 각기 다른 이유로 충분히 재밌는 경기를 연출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프랑스의 감독인 디디에 데샹은 이번 대회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지금까지도 최적의 시스템을 선정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2가지 시스템에서 굉장히 변동성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포르투갈은 지금과 똑같은 전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승전에서는 대체적으로 프랑스의 우세를 예상하지만, 우리는 전술적인 관점에서 데샹이 페르난도 산토스보다 상대 전술에 대응하는(reactive) 스타일이라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기본적으로 포르투갈은 백4 라인과 함께 다이아몬드 미드필더 형태를 취한다. 포르투갈을 제외하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가 중 이 형태를 팀의 첫번째 옵션으로 활용하는 국가는 없었다. 더욱 독특한 것은 선수 배치가 4-3-1-2 형태가 아닌 홀딩 미드필더를 1명만 배치하는 4-1-3-2 형태라는 것이다. 윌리엄 카르발류를 1명의 홀딩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그 위에는 아드리엔 실바, 헤나투 산체스, 주앙 마리우가 상대의 빈공간을 노리며 전진한다.
안타깝게도 포르투갈의 문제는 이 3명의 선수가 서로 동일한 공간을 향해 움직인다는 것이며 이번 대회에서 그런 장면은 수차례 발생했다. 폴란드와의 8강전에서는 3명의 선수가 포지션 관점에서 유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줬으나 상대팀 미드필더 주변에서 좀처럼 조화플레이를 만들어내질 못했다. 플레이의 자율성 부여가 공을 점유한 상황에서 구조성의 결여를 야기하고 상대가 쳐둔 블록 안에서 경기를 펼치게 된다. 뛰어난 패스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좋은 패스 흐름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포르투갈이 점유율을 내준 상황에서 젊고 활기찬 선수들을 적극 활용한 압박을 시도하지 않고 자신의 진영으로 내려온다는 점에서도 특이점을 찾을 수 있다. 어떤 관점에서는 포르투갈이 역습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포르투갈의 공수전환이 매끄러운 것 역시 아니다. 최고의 역습 무기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지만, 포르투갈은 지금까지 역습 상황에서 호날두를 100% 활용하지 못했다.
호날두의 100%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변형 스트라이커로 이 대회를 소화하고 있는 나니는 페널티 박스에서 상당히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니가 호날두의 잘못맞은 슈팅에 발을 뻗어 골을 넣었던 웨일스전 2번째 골 장면은 이번 대회 포르투갈을 아주 잘 요약해준다 : 무언가를 의도해서 하는 것은 아닌거 같은데 어쨌든 시행하고 있는게 통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데샹이 독일전처럼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 빼는 결정을 내리길 원할 것이다. 프랑스는 독일전에서 2:0 스코어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오랫동안 독일에게 압도당했고 상대의 주요 플레이메이커인 토니 크로스와 메수트 외질을 견제할 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크로스는 프랑스 공격진이 수비적으로 굉장히 소홀했기 때문에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런 크로스를 제어하기 위해서 폴 포그바나 블레이즈 마튀디가 전진하면 외질에게 공간이 생겼다. 포르투갈은 프랑스가 독일전처럼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승리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
데샹은 은골로 캉테를 투입하면서 4-3-3으로 돌아갈 것이다. 허나 그렇게 한다면 앙투완 그리즈만은 다시 오른쪽으로 밀려나게 된다. 그리즈만이 오른쪽에서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를 그 포지션에서 낭비하게 될 수도 있다. 데샹은 프랑스가 상당한 시간동안 공을 점유할 수 있을거라 생각할 것이고 그렇다면 그리즈만이 충분히 여유있게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올리비에 지루와 가까이서 플레이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포르투갈은 프랑스의 라인 사이마다 선수를 배치하여 확률을 높일 것이다. 징계에서 복귀하는 윌리엄 카르발류는 수비적 관점에서 다닐루보다 더 뛰어난 효과를 주겠지만 혼자서 2명 이상의 선수를 동시에 막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그리즈만의 순간적인 중앙 이동 역시 견제해야하는데 여기에 디미트리 파예의 이동과 포그바, 마튀디의 급작스런 전진이 한 번에 이뤄진다면 카르발류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포르투갈의 미드필더 다이아몬드 배치는 공이 없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一자 형태로 변하겠지만 프랑스가 공을 충분히 빨리 돌린다면, 그 수비구조를 뚫을 수 있을 것이다.
포르투갈과 프랑스 모두 정통 측면 미드필더를 기용하지 않기에 풀백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할 것이다. 세드릭 소아레스와 라파엘 게레이로는 포르투갈의 패스 연결을 보조했고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측면 옵션으로 역할 수행을 했지만, 현재까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아주 결정적인 기여를 하지는 못했다.
파트리스 에브라와 바카리 사냐의 중요성은 대회가 진행되면서 더욱 커져갔다. 당초 풀백이 프랑스의 약점으로 여겨졌지만 독일전에서 에브라와 사냐는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두 선수의 오버래핑이 다른 동료들이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줄 것이다. 허나 사냐는 호날두가 로랑 코시엘니와 1:1로 대결하는 상황을 항상 염두에 두고 공격해야만 한다.
오픈 플레이 상황도 중요하지만 포르투갈과 프랑스의 4강전 첫번째 골이 각각 코너킥과 페널티킥이라는 점에서 세트피스 역시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데드볼 상황에서 골을 넣는 팀은 트로피를 들어올릴 확률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출처 : http://www.espnfc.com/european-championship/74/blog/post/2910055/euro-2016-final-between-france-and-portugal-set-to-be-tight-tactical-ba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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