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이번 대회의 특징으로 뚜렷한 공격 계획을 보여준 팀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 포르투갈도 그런 부류의 팀 중 하나였고 그 포르투갈이 이런 방식으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왠지 적절하기도 하다. 물론 결승전에서 포르투갈이 아주 전형적인 9번 유형의 스트라이커 에데르를 투입하고 이번 대회 최고의 축구를 선보였지만, 페르난도 산토스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통 스트라이커 기용을 포기하는대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나니를 동시에 공격수로 활용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오늘의 경기를 에데르가 멋지게 결정지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이 있기는 했을까?


오늘 경기도 수비적이고 서로의 패를 숨기는 그런 경기였다. 두팀 모두 후방에서부터 점유율을 되찾아오려는 노력을 했으나 주기적으로 공격 찬스를 만들 수 있는 계획이 부재했다. 무사 시소코가 오른쪽 측면에 배치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경기는 적절한 템포를 유지한 채 시작되었다. 이에 포르투갈은 역습으로 경기를 펼칠 심산이었는데 그 역습은 민첩한 공수전환 및 빠른 패스 연결을 바탕으로한 역습이 아니라 주로 롱패스를 적극 활용하는 역습이었다. 세드릭 소아레스가 길게 넘긴 공을 나니가 60야드를 달려가 받은 것은 이 경기의 첫번째 찬스였다. 포르투갈의 방법론은 아주 분명했다 : 최대한 빠르게 전방에 위치한 나니와 호날두를 향해 공을 넘기는 것


이 경기는 4-4-2와 4-4-2의 대결이지만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4-4-2간의 대결이었다. 포르투갈의 4-4-2는 다이아몬드 형태로 윌리엄 카르발류가 수비진을 보호하는 형태였다. 허나 이 4-4-2는 공이 없는 상황에서는 일반적인 4-4-2의 형태와 동일했다. 프랑스는 앙투완 그리즈만을 올리비에 지루 밑에 배치시키는 4-4-2를 활용했고 디미트리 파예와 전반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무사 시소코가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드필드 지역에서 수적 우세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상대팀이 형성한 2개의 라인 사이에서 별다른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호날두의 부상은 경기 플랜의 상당한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 프랑스는 모멘텀을 잃었고 포르투갈은 가장 핵심적인 선수가 빠지면서 포진 자체를 바꿔야만 했다. 히카르도 콰레스마가 투입되었지만 콰레스마는 호날두가 뛰었던 스트라이커 자리가 아닌 오른쪽 측면을 주 무대로 삼았다. 즉 포르투갈은 4-3-3으로 변화를 시도하면서 나니가 최전방에 홀로 스트라이커 역할을 담당했다. 나니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더 공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주어졌지만, 포르투갈은 측면에서 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특히 왼쪽에서 주앙 마리우가 바카리 사냐를 안쪽으로 유인하고 라파엘 게레이로가 오버래핑을 통해 왼쪽 측면에서 활로를 만들어줬다.


프랑스 역시 왼쪽 측면에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냈다. 소아레스가 파예와 킹슬리 코망을 너무나 근접해 방어를 시도했기에 소아레스와 페페 사이의 공간이 지속적으로 열렸다. 그 공간을 지루와 그리즈만이 노렸고 좋은 패스가 시도되었지만 루이 파트리시우가 적절히 그 위협을 제어해줬다. 오른쪽 풀백 자리는 포르투갈이 이번 대회 들어서 지속적으로 약점을 노출하던 지역으로 폴란드와 아이슬란드전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코망의 크로스가 그리즈만의 아쉬운 기회로 연결되었던 것처럼 코망의 투입은 경기의 기폭제와 같은 역할이었다. 프랑스는 이날 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총 15차례 기록했는데 그 중 11번이 왼쪽 측면에서 나온 것이었다. 굉장히 한쪽으로 치우친 전략적 선택이었지만, 어쩄든 경기의 교착 상태를 깰 확률이 더 높은 모습을 보여준 곳은 프랑스였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에 이루어진 두 팀의 교체였다. 앙드레 피에르 지냑은 지루대신 투입되어 더 활기찬 모습과 상대의 수비수 사이 공간을 노리는 움직임을 지루보다 더 적극적으로 보여줬다. 에데르의 투입은 굉장히 효과적이었는데 공을 연결받아 몸을 적극 활용해 지켜내고 특히 프리킥 찬스를 얻어내는 등 포르투갈이 지속적으로 공을 소유할 수 있게 했다. 지냑은 정규시간 내에 경기를 끝내버릴 뻔 했었고 에데르는 예상치 못한 장거리 슈팅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전통적인 포르투갈의 모습이 아니었다. 전통적으로 위대한 플레이메이커를 배출해온 국가이기 때문에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창의성 부족은 다소 놀라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탄탄한 수비는 이번 대회에서 상당히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포르투갈 이전에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2004년의 그리스와 2008,2012년의 스페인은 토너먼트 단계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 토너먼트 단계에서 단 1실점만 허용했기에 산토스가 굉장히 (호날두의 교체 아웃 속에서) 정신적인 회복력이 뛰어나고 잘 조직화된 유닛을 형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다만 전방에서는 개인의 마법에 의존했다고 볼 수 있다. 그조차도 에데르가 영웅이 되었다는 것에는 놀랐을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jul/11/portugal-victory-resilience-fernando-santos-france-euro-2016-fi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