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의 게임 : 턴오버 싸움

The Numbers Game 2016. 8. 25. 12:52 Posted by Seolskjaer




공이 없으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우리가 공을 소유하면 상대는 골을 넣을 수 없다 - 요한 크루이프



서독을 지휘한 전설적인 감독 제프 헤르베르거(Sepp Herberger)는 수많은 명언을 남겼다. 1954년 월드컵에서 서독은 매직 마자르(Magic Magyars)라 불리는 헝가리를 꺾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이는 '베른의 기적' 이란 이름으로 역사에 남아있다. 그의 명언은 이제 하나의 클리셰처럼 사용되고 있다. "다음에 상대할 팀이 언제나 가장 힘든 상대"라는 말 역시 그가 만들어낸 말이다. 하지만 그가 남긴 명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공'과 관련되어 있다. 공은 헤르베르거의 축구 사고관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단어였다. 그는 공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경기를 이해하는 것의 핵심이라 생각했고 "공은 사람의 발보다 빠르다" 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가장 유명한 문구는 너무나도 간단해서 이것이 대체 어떻게 명언일 수 있냐고 비웃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이 자신의 이력서에 적혀있다면, 대중은 그 말을 결코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헤르베르거가 말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 공은 둥글다.


'공은 둥글다'라는 문구는 팬과 선수, 언론인 사이에서도 아주 빈번하게 사용되며 축구가 예측 불가능의 스포츠라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축약된 형태로 전해진 것이다. 본래 헤르베르거의 발언은 "공은 둥글다. 그래서 경기는 여러 방면으로 진행될 수 있다." 였다. 그가 원래 의도했던 바는 공이 있으면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축구는 노력의 최종적 산물인 골로 평가를 받는 스포츠다. 어떤 팀은 빛의 편에서 공을 소유하며 골을 노린다. 한편 다른 팀은 어둠의 편에 서서 골이 발생하지 못하게 막는다. 긍정과 부정의 충돌, 양과 음의 충돌 정중앙에 바로 '공'이 놓여있다. 공을 가지고 있는 팀이 빛의 편에 서게 되고 공을 소유하지 못한 팀이 어둠의 편에 서게 된다. 경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공에 대해서 반드시 이해해야만 한다 : 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공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최근에는 공을 소유하는 것이 유행하는 추세다. 심지어 공 점유만을 목적으로 공을 점유하는 팀까지 등장했다. 최대한 오랫동안 햇볕을 쬐고 싶은 모양이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은 이 분야에서 최강의 팀이고 이들은 공을 굉장히 소중하게 다룬다. 그리고 두 팀은 라 리가 타이틀, 챔피언스 리그 타이틀, 유로와 월드컵 우승으로 그 뛰어난 플레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았다.


바르셀로나&스페인과는 다른 방식이지만, 공을 가지고 경기하는 것에 매혹된 팀은 상당히 많다. 1996년 조지 그레엄의 자리를 물려받은 아르센 벵거는 아스날을 공을 가지고 경기하는 것을 선호하는 팀으로 완전히 바꿔놓았다. 조지 그래엄과 아르센 벵거의 지도를 모두 받아본 나이젤 윈터번은 이렇게 말한다. "아르센 벵거의 트레이닝은 공점유, 공운반, 그런 동료를 도와주는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스완지 시티를 지도하는 브랜단 로저스도 이 시스템을 상당히 선호한다. 하지만 아르센 벵거는 아스날과 스완지의 경기 스타일 공통점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즉각적으로 유사성에 대한 질문을 일축시켰다. 벵거의 눈에 스완지의 점유율은 "무익한 점유율"이다. 벵거의 관점에서 스완지의 끊임없는 볼 소유는 결과물(득점) 혹은 목적 없이 진행되는 과정일 뿐이다. 루이 반 할의 바이에른 뮌헨 역시 마찬가지 문제점을 드러냈었다. 점유율을 위한 점유율 축구, 반 할은 햇볕에 심하게 중독되었던 것이다.


반대로 공 소유를 원하지 않는 팀, 어둠 속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을 선호하는 팀이 있다. 조세 무리뉴가 역습 축구를 펼치기로 마음 먹는다면 그가 지도하는 팀은 어둠 속 축구에 완벽하게 적응한다. 안토니오 콩테, 위르겐 클롭의 축구도 마찬가지다. 특히 클롭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점유율과 경기 지배력 없이 상당히 매력적인 축구를 펼칠 수 있다는걸 몸소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점유율을 포기하는 팀중에 짓궂은 축구를 펼치는 팀도 있다. 1980년대 윔블던이 그런 팀이었고 그래엄 테일러의 왓포드도 거친 수비 축구를 표방하는 팀이었다. 그리고 오늘날은 토니 퓰리스의 스토크 시티가 그 정신을 이어받고 있다. 


점유할 것인가 vs 점유하지 않을 것인가의 차이는 아주 극명하다. 아스날과 스토크로 이야기를 이어가자. 두 팀은 점유율이란 측면에서 양극단에 위치한 팀이고 앞으로 Opta의 데이터를 활용해 논의를 이어갈 것이다. 2010/2011시즌 아스날 선수들은 대략 볼터치를 30,000회 기록했다. 또한 약 60%의 점유율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평균 점유율을 기록했고 46% 아래로 점유율이 내려간 적이 없었다. 또한 점유율 66%를 넘긴 경기도 상당히 빈번했다. 


한편 스토크 시티는 총 18,451회의 볼터치를 기록하면서 이 부분에서 리그 꼴찌를 기록했다. 평균 점유율은 39%였고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스토크 시티의 홈구장)에서 아스날과 경기했을 때, 스토크는 무려 2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해 스토크가 상대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경기는 딱 1차례에 불과했다. 점유율에 관한 통계를 무시하는 감독은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스토크의 토니 퓰리스는 그런 감독들 중 하나다. 높은 점유율이 반드시 승리를 보장해주진 않는다. 아스날과 스토크가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맞대결을 펼친 날, 아스날은 74%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패스 횟수에서도 611 vs 223으로 완벽하게 앞섰다. 하지만 경기는 스토크가 3-1로 승리했다.






바르셀로나도 비슷한 케이스를 경험했다. 세계 최강의 클럽으로 손꼽히는 바르셀로나지만 이들은 2012년 챔피언스 리그 4강에서 첼시의 극단적 수비에 막혀 탈락했다. 점유율도 1차전에서 79%, 2차전에서 82%를 기록했으나바르셀로나는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지 못했다. 무리뉴의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바르셀로나는 72%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경기에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이겼다. 헤르베르거가 말했듯, 공은 둥글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아스날과 바르셀로나의 패배를 우연의 탓으로 돌릴 수 있고 대수의 법칙을 활용해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축구는 운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포츠고, 우리는 앞서 이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를 진행했다. 축구를 정말 많이 하다보면 어떤 일이든 발생할 수 있다. 더 좋은 경기를 펼친 팀이 승리하지 못할 확률도 약 50%에 육박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패배하는) 역경의 운명을 받아들이기 원치 않아 경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다. 과연 우리는 점유율 우세했음에도 패배한 것일까? 아니면 점유율이 높았기 때문에 패배한 것일까? 아티스트가 틀렸고 기능주의자가 옳은 것일까? 점유율을 통해 무언가 해내지 못한다면, 점유율은 무가치한 것인가? 점유율은 승리란 결과를 위한 수단인가? 아니면 점유율 자체가 경기의 목적이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한 가지를 해야만 하는데, 그것은 "공을 점유하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는거다. "공을 점유하고 있다"란 말은 상당히 많이 쓰이는 문구다. TV와 라디오, 펍에서도 우리는 '점유율'이란 단어가 빈번하게 활용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고 그 통계 수치는 팀이 얼마나 경기를 잘 펼쳤는가, 팀의 전술적 특징을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활용되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의 시대 속에서 점유율은 대유형을 타고 있다. 어쨌든 '점유하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서 명확히 해야한다. 일단 이것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내고서야 우리는 점유율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공을 쫓다


"점유"에 대해서 정의하자. 사전적 의미로 "무엇인가 차지하고 있는 상태" 이다. 따라서 무엇인가 점유하고 있다면 실질적으로 그리고 물리적으로 사물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축구에서 점유는 구형의 공을 발로 통제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헤르베르거가 말했 듯이 공은 둥글고 거기서부터 이제 문제가 발생한다 : 인간의 발은 무엇인가 완벽하게 통제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신체 부위다. 크고 무거운 구형의 축구공이 아니더라도 발로 무언가 다루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도 공을 점유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Opta의 데이터를 활용할 것이고 아주 평범한 경기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할 것이다. 2011년 3월 19일에 있었던 아스톤 빌라와 울버햄턴과의 경기에서 임의의 10분간 공이 피치 위에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확인해보고자 한다. 공이 잭슨 폴락의 작품보다 더 무질서하게 움직이는걸 확인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도 공이 전체적으로 무작위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피치를 하나의 좌표 공간이라 생각하고 x-y축으로 나누어봐도 공이 저렇게 움직이는 이유를 알아낼 수가 없다. 10분이 아닌 90분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하더라도 그림만 복잡해질 뿐 일정한 패턴은 확인하기 더욱 어려워진다.마치 경기장이라는 그림판 위에서 공이 자유자재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선수들의 공을 다루는 기술 연마가 쓸모없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노력은 마치 팀이 공을 점유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단 그것은 상대팀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공이 존재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그 어떠한 팀도 공 소유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 공을 자신의 팀 소유로 완벽하게 통제될 수 있는 순간은 골키퍼가 손으로 공을 다루는 시점, 세트 피스가 선언된 순간 뿐이다. 골키퍼의 손 사용, 스로인 상황을 제외하고 대다수 경기 시간동안 공을 완벽하게 점유하는 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잠깐의 시간동안 상대팀보다 공을 더 자주 통제하는 것일 뿐이다.


축구에서 공 소유와 관련해 정말 중요한 것은 공을 어디로 보내는가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상대의 골문이다. 모든 팀은 공을 상대의 네트로 보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마찬가지로 상대가 우리 골문에 공을 집어넣는 것을 우려한다. 단순한 '점유율'은 부적절한 단어라 할 수 있따. 경기를 더욱 자세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느 팀이 공을 더 자주 혹은 적게 통제하고 있는지, 공이 피치 위를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야만 한다.



공을 다루다


Opta의 데이터에 따르면, 1시즌간 프리미어 리그 선수들이 기록하는 모든 볼터치 회수 총합은 대략 50만회라고 한다. 평균적으로 경기당 1,300회의 볼터치가 기록된다는 말이고 각팀은 650회의 볼터치를 기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선수들은 대략적으로 60회의 볼터치를 기록하게 된다. 공을 터치하는 것과 소유하는 것은 다르다. 실제 공을 소유하는 것보다 공을 터치하는 것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알아보자.


잉글랜드의 스포츠 과학자 크리스 칼링(Chris Carling)은 2011년 리그 앙 챔피언인 릴 OSC에서 퍼포먼스 분석가로 먹고살고 있다. 칼링의 주된 관심사는 선수들의 운동량과 피로도 관리였다. 경기에서 그 두가지 사항이 관리되는 것은 물론이고 시즌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상태를 다루는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수년에 걸쳐서 칼링은 "신체활동 개요서(physical acitvity profiles)"라 불리는 연구를 조사했다. 신체활동 개요서에는 선수의 피치 위 행동이 측정되어 있고 각 선수들의 활동이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으며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적혀있다. 칼링은 관심있는 몇가지 데이터를 측정했다 : 선수 개인이 실제로 공을 건드린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선수가 공을 가지고 질주한 실제 시간은 얼마인가? 그리고 그 때의 속력은 얼마인가? 멀티카메라 트래킹 시스템을 활용해 칼링은 리그 앙 30경기 데이터를 수집했고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시각화했다.


칼링이 발견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 선수들이 피치 위에서 시행하는 대다수의 행동은 실제론 공과 관련이 없다. 선수가 공과 떨어져 있는 상황이 실제로 공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거나 터치하는 시간보다 훨씬 길다. 평균적으로 선수가 공을 소유하는 시간은 53.4초 뿐이며 공을 가지고 질주하는 거리는 191m 정도일 뿐이다. 


선수가 실제로 공을 소유하는 평균적인 시간은 채 1분이 되지 않으며 이것은 실제 경기의 1% 수준일 뿐이다. 또한 평균적으로 선수들이 11km를 뛰어다닌다. 실제로 선수가 공을 가지고 질주하는 거리는 191m에 불과하고 이는 선수가 커버한 거리에 1.5%에 지나지 않는다. 선수가 공을 소유한 상황에선 평균적으로 2번의 터치가 기록된다. 그리고 공을 소유할 때 평균적으로 1.1초의 시간을 소모한다. 선수의 포지션을 고려한 칼링의 기록은 선수가 실제로 공과 관련있는 행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전체 경기의 99% 시간동안 선수들은 공을 건드리지 않으며, 달리는 시간의 98.5%는 공없이 달리는 것이다. 선수가 공을 건드린다할지라도 순식간에 다시 공을 소유하지 않게 된다.


칼링의 연구는 피치 위에서 공에 실제로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가를 이해할 수 있게한다. 우리는 축구를 공을 가지고 달리고 공을 만지는 스포츠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선수들은 공을 오랫동안 소유하지 않는다. 축구는 개인이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극히 짧은 스포츠다. 공을 움직이기 위해서 동료들과 잠깐의 시간동안 공을 주고받으며 그렇게 상대팀이 공을 소유하지 못하게 막는다. 우리는 공을 지배하는 것이 팀의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방법론이라 생각하지만, 칼링의 연구 자료는 공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패스는 발로하는 것이 아니다


축구 경기를 하면서 팀이 공을 점유하는 상황은 얼마나 발생할까? 더 명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공의 소유권이 한 팀에서 다른 팀으로 넘어가는 상황은 1경기에서 몇회 발생할까? 또한 선수가 공을 만지는 순간은 극히 드문데 그 때 선수들은 무엇을 하는 것일까?


공을 점유하는 횟수를 측정하기 위한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상대팀에게 공을 뺏기는 횟수를 하나씩 세는 것이다. 슈팅과 득점이 아주 풍부하게 발생하는 농구에서 공을 소유하는 횟수, 공을 뺏는 횟수는 그 값이 상당히 크다. NBA 경기에서 각 팀은 경기당 평균 91~100회 정도 공을 소유하게 된다. 두 팀의 횟수를 더하면 180~200회 정도가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축구는 어떨까? 우선 '1차례 점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의하고 시작하자. 공을 완벽하게 점유하는 경우만 생각하자. 즉 선수가 상대에게서 공을 뺏어내고서 팀이 2회 이상의 패스 연결에 성공하거나 즉각적으로 슈팅을 시도한 경우만 공을 점유한 것으로 간주하자. 이처럼 공을 뺏어내고 점유를 통제할 때, Opta는 이것을 '공을 되찾았다'(recovery)라고 기록한다. 이렇게 공을 점유하는 경우는 보통 1경기에서 한 팀에 100회 발생한다. 축구는 두팀이 경기하는 것이니까 총합 200회이다. 공을 제대로 소유하는 경우가 한 팀에 100회씩 발생한다는 것이다. 공을 뺏고 즉각적으로 다시 뺏기는 경우는 제외했으니까 말이다. 이 숫자는 농구의 기록과 아주 유사하다.


우리는 공을 되찾는 것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세웠고 그것을 바탕으로 팀별 100회란 결론을 지었지만, 만약 느슨한 기준을 세운다면 축구는 농구보다 탁구에 더 가까워질 것이다. 상대의 공을 가로채기한 것, 태클로 공을 뺏어낸 것, 동료의 패스를 놓쳐버린 것, 파울을 저지른 것,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것, 실수로 상대에게 패스해버린 것들 이 모든 것을 다 통합하면 그 숫자는 약 2배 가량 증가한다. 지난 3시즌간 프리미어 리그에서 상대에게 공이 넘어간 횟수는 평균 190회였다. 경기당 평균적으로 380회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우리가 엄밀하게 정의한 100회의 소유 상황에서 10차례가 슈팅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100회 중 1.3회가 골로 연결된다. 보다 느슨한 정의를 적용하면 100회의 소유 상황에서 6차례 슈팅이 발생하고 골로 연결되는 경우는 0.74회이다. 축구는 점유의 스포츠가 아니며 지속적인 턴오버를 관리하는 싸움인 것이다.


엘리트 레벨의 축구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아스날처럼 공을 점유하는 것에 굉장히 자신있는 팀도 마찬가지다. 아스날은 평균적으로 175회의 턴오버를 기록한다. 아스날이 턴오버를 140회 미만으로 기록한 적은 없지만 때때로 턴오버 수는 240회까지 상승한다. 이 수치는 클럽마다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점유율 축구를 팀의 철학으로 삼더라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지난 3시즌간 상위10개팀은 엄밀한 소유를 상대에게 101.4회 허용했고 느슨한 정의를 적용한 점유율을 187.9회 허용했다. 한편 11~20위를 차지한 클럽은 동일한 기록에 대하여 99.1회와 189.3회의 수치를 기록했다.  


아주 평범한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서도 공을 가지고 무언가 할 수 있는 상황이 한팀에게 200차례 발생한다. 그 상황에서 선수들이 가장 빈번하게 고르는 선택지는 바로 패스를 하는 것이며 온갖 방식이 다 동원된다. 다양한 방식의 패스가 이루어지며, 실제로 패스는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약 80%를 뛰어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건들이 바로 슈팅, 프리킥, 드리블, 세이브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그 사건들은 비중이 각기 2% 남짓인 수준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점유율이란 턴오버에서 자유로운 패스 연결인 것이다.


점유율은 팀 전체적인 노력을 요구한다. 즉 점유율은 선수 개개인의 특출남이 아닌 팀의 능숙함을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라 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StatDNA의 제이슨 로젠펠트의 연구를 활용할 것이다. 로젠펠트는 선수의 기술이 패스 성공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 알아내고자 했다. 로젠펠트는 패스 성공률에 선수의 기량보다 공을 주고받는 상황의 난이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직감을 검증하기 위해서 로젠펠트는 숫자에 의존했다 : 브라질 리그에서 시해된 100,000회의 패스 자료를 분석했다. 그는 100,000차례의 패스를 패스가 시도되는 그 순간의 난이도에 따라 구분했다. 일반적으로 센터백이 상대의 압박을 받지 않을 때 시도하는 패스는 공격 라인의 선수들이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패스하는 것보다 쉽다. 로젠펠트는 상당히 다양한 변수를 고려했다 : 패스 거리, 상대의 압박, 패스가 시도되는 위치, 패스 방향(전진 or 후진), 패스 방법(공중볼, 헤더, 원터치 패스) 


로젠펠트는 재밌는 결론을 목격했다. 패스가 시행되는 순간 발생하는 여러 상황적 조건을 고려한 결과, 모든 선수들의 패스 성공률이 사실상 동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선수의 개인 기량이 패스에 미치는 역할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패스 성공률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패스가 시행되는 순간의 상황적 어려움이다.


이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사실상 선수들의 패스 능력 차이를 구분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상대의 압박이 없다면, 그 어떤 선수라도 전진한 위치에서 충분히 패스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굉장히 짧은 거리를 연결시키는 패스라면 그거 역시도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결국 엘리트 레벨에서 선수의 패스 성공률을 결정하는 것은 선수 개인의 발기술이 아니라 패스를 시도하는 찰나의 순간을 간파하는 능력인 것이다.


선수의 패스 능력이 대체적으로 동일하나 선수의 볼소유 능력이 모두 동일한 것은 결코 아니다. 데이터는 공이 오기 전에 선수가 무슨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를 말해주지 않으며 이 연구를 시행한 로젠펠트는 이렇게 말한다. "챠비가 세계 최고의 패스마스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정교한 패스는 물론, 상대의 압박이 존재하지 않아 쉽게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하는 능력 때문이었다. 챠비의 경이적인 볼 컨트롤 능력 덕분에 그는 상대의 압박을 쉽게 피할 수 있었고, 그렇게 어떤 상황에서도 동일한 패스 난이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선수들이 공을 오랫동안 다루면서 패스를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스스로를 몰아간다. 또한 동료에게서 공을 연결받을 때, 즉시 패스를 시도할 수 있는 동작을 취하지 못한다."


점유율 축구는 단순히 공을 주고받는 것 이상의 것이다. 특히 피라미드 최상위층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축구는 단순히 공을 주고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것은 공을 받기 위한 적절한 위치에 존재하는 것이다. 수많은 감독들이 피치 위에 있는 선수들에게 고함을 지르지만, 패스는 발로하는 것이 아니라 눈과 머리로 하는 것이다. 축구는 머리로 하는 싸움이다. 


우수한 팀일수록 선수들은 패서와 패스를 받는 선수를 위한 공간을 잘 만들어낸다. 실력이 떨어지는 팀은 그 똑같은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 결과 패스할 여건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수한 팀과 형편없는 팀은 '더 좋은 위치를 향해 더 쉽게 패스할 수 있는가' 여부로 갈린다. 




패스 : 패스 횟수 & 패스 퀄리티


인터나치오날레, 레알 마드리드, 첼시는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때, 바르셀로나가 점유율을 가져가도록 기꺼이 내버려뒀으며 역습 중심의 축구를 펼쳤다. 약팀은 압박을 적게 받는 센터백들끼리 공을 빈번하게 주고받아 경기의 속도를 죽인다. 따라서 패스 횟수는 그 팀이 얼마나 좋은 패스 능력을 가졌는지를 단도직입적으로 알려주진 못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는 점유율이 일정 수준의 관계성을 지닌다고 말한다. 프리미어 리그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더 많은 패스를 시도할수록 그 팀의 패스 성공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팀의 패스 성공률이 높을수록 그 팀은 더 자주 패스를 시도했다. 2010/2011시즌의 380경기를 조사했는데 패스 성공률이 높을수록 패스 횟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팀의 평균적인 패스 성공률과 패스 횟수는 아래 그림과 같다. 아스날과 첼시는 550회 이상의 패스를 시도했고 블랙번과 스토크는 300회를 가까스로 넘기는 수준이었다. 






아스날과 첼시는 패스를 10번 시도하면 8개는 성공적으로 연결시켰다. 이우드 파크,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뛰는 클럽은 아스날&첼시와 유니폼 색깔은 비슷하지만 60% 수준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이 높을수록 턴오버 횟수가 적을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패스 성공률이 높은 팀은 얼마나 많이 패스를 시도하는가에 따라 턴오버 횟수가 결정될 것이다. 


상대에게 턴오버를 허용하지 않는 팀, 상대에게 공을 내주지 않는 팀은 공을 주고받는 플레이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팀은 상대 주변에서 더욱 안전하게 패스 플레이를 시행할 수 있다. 패스 횟수는 팀의 전술적 선택을 보여준다. 동료 선수에게 어느 수준의 정확도로 패스를 연결시킬 수 있는지가 점유율의 퀄리티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높은 패스 성공률은 단순히 패스를 전달하는 선수의 발기술이 아니라 주고받는 양자간의 협력이 만들어내는 결과이다.



점유율의 가치


흔히들 축구계에 철학적 갈등이 존재한다고 한다. 어떤 이는 공이 피치 위에서 아름다운 패턴을 가지고 매끄럽게 이동하는 것을 선호하여 바르셀로나, 스페인, 아스날의 경기 방식을 추구한다. 반대로 조세 무리뉴, 샘 앨러다이스와 같은 부류들도 있다. 이들은 공격을 빠르고 효율적이게 수행하길 원하며 단번에 일격을 가하는 공격을 선호한다. 전자의 스타일은 '아름다움'이라 불려지고 후자는 '무자비함'이라 불린다. 어쨌거나 각각의 축구에 붙이는 수식어는 주관적인 것일 뿐이며 다양한 방식의 축구를 간단하게 두가지 분류로 분리하고 있다.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의 성공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패스 축구가 우위를 점하게 만들었다. 21세기 축구의 시작은 패스 축구의 유행과 함께했다 : 점유율이 팀을 승리로 인도할 것이니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 더 많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이론적 배경이다.


우리가 관심있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바로 사실(fact)이다. 정말로 점유율을 높게 기록하는 것이 더 높은 승리 확률을 보장할까? 점유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면, 그것은 피치 위에서의 결과로 반영되어야만 할 것이다. 25년 전, 카디프에 있는 웨일스 대학의 퍼포먼스 분석 센터에서 근무한 마이크 휴즈는 1986년 월드컵 경기를 바탕으로 점유율이 실제로 중요한지 알아 보았다. 휴즈는 성공적인 결과를 낸 팀이 성공적이지 못했던 팀과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 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들을 코드화했고 준결승에 진출한 국가와 1라운드에서 대회를 마감한 팀 사이의 차이를 비교했다.


휴즈의 연구 결과는 점유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점유율 축구는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인 것이다. 준결승에 진출한 국가는 1라운드에서 탈락한 국가보다 공을 점유하는동안 더 많은 볼터치를 기록했다. 준결승 진출 국가는 자신의 지역 중앙에서 더 많은 패스 게임을 시도했으며 상대 진영에 도달해서도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1라운드에서 탈락한 국가들은 측면에서 공을 많이 주고받았다. 또한 1라운드 탈락 국가는 점유를 상대에게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즉 턴오버 횟수가 많았다.


휴즈는 1986년 월드컵에서 그치지 않고 2001년 코파 아메리카 대회까지 분석했다. 여기서도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의 차이가 뚜렷했다.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 국가는 오랫동안 공을 점유했고 20초 이상 공을 점유한 상황에서 조기탈락한 국가보다 더 많은 슈팅을 시도했다. 또한 슈팅을 시도할 수 있을만한 지역으로 공을 연결시키는 것에 있어서도 훨씬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데이터는 여기서도 마찬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 패스하는 상황을 보다 더 간단 명료하게 만드는 것이 팀을 승리하게 만드는데 있어서 핵심이다.


코파 2011에서만 점유율이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2004년 리버풀 존 무어 대학교의 스포츠 과학 연구팀은 2002년 월드컵 경기 자료를 수집했다. 여기서도 더 오랜 시간동안 공을 주고받을수록, 더 많은 전진 패스를 연속해서 시도할수록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가대표 대회는 토너먼트 특성상 행운이란 요소가 모든 팀에게 균등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녹아웃 스테이지 구조 때문에 우리는 충분한 경기 샘플 수를 가지고 분석을 시도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샘플 수가 많은) 리그에서는 어떨까? 이번에는 2001/2002시즌 프리미어 리그 경기 데이터를 활용했다. 점유율이 경기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행사할까? 경기 스코어에 따라 점유율 차이가 발생할까?


팀 최종성적에 관계없이 보통 경기를 지고 있을 때 더 많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경기를 앞서고 있는 팀은 상대에게 더 자주 공을 내줬고 1~2점 차로 지고있는 팀은 공을 이전 상황보다 더 자주 터치했다. 하지만 경기 스코어에 관계없이 전체적으로 더 오랫동안 공을 소유한 팀이 보통 승리하는 결과를 맞이했다.   


점유율은 승리와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점유율과 승리의 연관성은 팀의 전반적인 기술력에 관련된 것이지 골을 넣기위한 특정한 전략인 것은 아니다. 평범한 기량을 가진 선수는 압박을 당하는 과정에서 시야가 좁아지지만, 우수한 퀄리티를 갖춘 선수는 스스로 패스를 쉽게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 이들은 상대의 압박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알고 있다. 또 이들을 데리고 있는 팀은 시즌을 소화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다.



점유율과 턴오버 : 공격 & 수비


빌 샹클리는 안개 낀 밤 암스테르담에서 젊은 크루이프가 이끄는 아약스에게 5골을 내준 것을 불평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금껏 우리가 상대했던 클럽 중 아약스가 가장 수비적인 팀이었다." 당연히 크루이프는 샹클리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젊은 마에스트로 크루이프는 공을 소유하는 것이 수비적으로 활용될 수 있고 공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이해했다. 웸블리에서 네덜란드가 잉글랜드에게 2-0 승리를 거둔 날, 크루이프는 중앙선을 단 한 차례도 넘어오지 않았다. 크루이프는 경기 후 이렇게 말했다. "공이 없으면 우린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공을 가지고 있으면, 상대는 골을 넣을 수 없다!" 크루이프의 발언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 시도하는 패스의 성공률을 높일수록 턴오버를 적게 기록하게 된다. 패스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면, 더 많은 득점을 이뤄낼 수 있고 더 적게 실점하게 된다. 그렇게 더 많은 경기에서 승리할 것이다.


크루이프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우리는 프리미어 리그 1,140경기 데이터를 분석했다. 총 2,280개의 팀 퍼포먼스 결과가 나왔으며 결과는 아주 분명했다. 우선 공격을 살펴보자. 상대로부터 공의 소유권을 더 잘 지켜내는 팀이 더 많은 슈팅을 기록했고 더 많은 골을 넣었다. 수비적인 관점에서도 공을 더 많이 소유하는 팀은 상대의 슈팅을 억제했고 그렇게 적은 실점을 기록했다. 공을 소유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더 많은 골을 넣었고 더 적게 실점했다. 상대보다 더 오랫동안 공을 소유하는 팀은 1.44골을 기록했고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팀은 1.19골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그 정도의 차이로 더 우수한 방어력을 선보였다. 







다른 방식의 점유, 즉 턴오버를 생각해보자. 상대에게 턴오버를 적게 내주는 팀은 경기당 1.4골을 기록했고 상대에게 더 많은 턴오버를 내주는 팀은 1.1골을 기록했다. 수비쪽에서도 비슷한 차이로 턴오버를 더 많이 기록하는 팀이 골을 더 내줬다. 공을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은 피치에서 경기당 0.3골을 더 기록하게 해주며 0.3골을 덜 실점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점유율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승리, 더 적은 패배로 팀을 이끌어줄 것이라 생각해볼 수 있고 그건 상당히 합리적인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 공의 소유권을 지키고, 더 높은 성공률로 패스를 연결시켜 상대에게 공을 내주는 일을 적게 만들어 더 많은 승리를 기록해 더 많은 승점을 획득하여 결국에 우승을 차지한다. 






점유율을 높게 기록한 팀의 승리 확률은 39.4%였고 낮은 점유율을 기록한 팀의 승률은 31.6%였다. 패스 성공률이나 전체 패스 횟수로도 경기마다의 팀별 우위를 구분할 수 있는데 더 많이 공을 건드리는 팀이 7.7%에서 11.7%까지 차이로 더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을 높게 가져가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더 확실한 무기는 바로 턴오버를 적게 허용하는 것이다. 턴오버를 적게 허용하는 팀의 승리 확률은 44%였으며 턴오버를 많이 기록하는 팀의 승리 확률은 27%에 불과했다. 공을 소유하는 것은 승리하는데 좋은 방법론이다. 하지만 상대에게 공을 되돌려주지 않는 것이 더 확실한 지름길이다.


앞서 우리는 우승하기 위해선 패배하지 않는 것이 승리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점유율은 패배를 피하는 것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 점유율을 더 높게 기록하면 패배 확률이 7.6% 정도 줄어든다. 팀 승률에 기여하는 수준의 차이를 여기서도 동등하게 기록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더 강한 효과를 주는 수치는 턴오버다 : 패스 성공률, 패스 횟수는 팀의 패배를 막는 것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하지만 턴오버는 다르다. 더 많은 턴오버를 기록하는 팀은 47.7%의 패배 확률을 기록한다. 한편 경기에서 더 적은 턴오버를 기록하는 팀이 패배할 확률은 고작 28.4%일 뿐이다. 






이런 수치들이 결국 시즌 최종 결과에 반영 된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클럽은 대체적으로 상위권 자리를 차지하며, 그렇지 못한 클럽은 강등권 싸움을 펼친다. 아래는 2009/2010~2010/2011시즌 클럽의 평균적인 점유율과 승점을 산점도로 표현한 것이다. 점유율이 높다고 매경기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경기함으로써 더 많은 승리와 적은 패배를 달성할 수 있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구단의 평균 순위는 6.7위였지만,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구단의 평균 순위는 13.8위였다. 높은 점유율에 적은 턴오버까지 추가된다면, 그 팀은 아주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왼쪽에 위치한 아웃라이어를 주목해야 한다.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구단 중 한 팀이 특히 두드러진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팀은 공을 소유하지 않으나 지속적으로 강등권 경쟁을 펼치지 않고 있고 점유를 추구하는 팀보다 오히려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감하기까지 한다. 이 팀이 바로 스토크 시티다. 스토크는 공을 점유하지 않는 기술에 있어서 마스터라 할 수 있다. 스토크는 단순한 통계적 아웃라이어일까 아니면 스토크에게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일까?





출처 : <THE NUMBERS GAME : WHY EVERYTHING YOU KNOW ABOUT SOCCER IS W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