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조세 무리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부임 이후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를 무력화시키기 위해선 팀의 3번째 미드필더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맨체스터 더비가 시즌 초반에 성사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본머스-사우스햄턴-헐 시티, 선덜랜드-스토크-웨스트 햄을 모두 훌륭하게 격파했지만, 이번 더비 경기는 양 구단 모두에게 진정한 시험대이다. 서사적 관점에서도 이번 경기는 아주 우수한 편이다. 연속극과 같은 오늘날의 PL에서 두 감독의 이야기만한게 있을까? 스페인을 떠난 과르디올라와 무리뉴의 첫번째 맞대결이 베이징이 아닌 맨체스터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양 구단의 라이벌 매치가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올 경기라면, 맨큐니언(Mancunian)의 검이 베이징보다 맨체스터에서 첫번째로 진검승부를 펼치는 것은 보다 더 적합하며 의미있을 것이다.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비교적 차분하게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두 사람에게 논란이 되었던 사항은 각각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조 하트를 기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전부일 뿐이다. 두 감독 모두 선수 선발 관점에서 상당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고 아직까지 두 감독 모두 극단적인 선택을 취하지 않았다. 허나 지금까지는 가벼운 몸풀기에 불과했을 수 있고 어쩌면 상대에게 다양한 패를 보여주지 않기 위함이었을 수도 있다.
무리뉴는 단 1자리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마루앙 펠라이니의 짝으로 경기에 나섰던 안데르 에레라는 폴 포그바에게 자리를 내줬고 그것이 지금까지 무리뉴가 준 변화의 전부다. 무리뉴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맨체스터 더비는 웨인 루니에 기용에 대한 무리뉴의 신념을 시험해볼 기회다. 무리뉴는 루니를 미드필더처럼 활용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무리뉴는 3번째 미드필더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릴 수도 있다.
2010년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서 무리뉴가 인터나치오날레를 이끌고 과르디올라를 처음 상대했을 때, 무리뉴는 2경기 모두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인테르는 밀라노에서 3-1 승리를 기록했고 캄프 누에서는 0-1로 패배했다. 특히 2차전 티아고 모타의 퇴장 이후, 무리뉴는 4-1-4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단은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Eyjafjallajokull) 화산 폭발로 인해 밀라노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했고 무리뉴는 1차전에서 그 점을 활용해 대담하게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첫번째 엘 클라시코에서도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해 높은 지역부터 압박을 시도했지만 그가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는 5-0 난타를 당했다. 그 이후 무리뉴는 트리보테(trivote)를 활용한 4-3-3 포메이션으로 엘 클라시코 전술을 바꿨다. 백4라인 앞에서 수비를 보호해줄 홀딩 미드필더를 하나 더 배치시켜 바르셀로나의 패스 리듬을 방해하고자 했다. 17일 사이에 펼쳐진 4차례 엘 클라시코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코파 델 레이 결승전 승리, 리그 무승부,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0-2 패배를 기록한다. 2차전 경기에서는 만회를 위해 4-2-3-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시도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2011년 이후로 무리뉴는 과르디올라를 상대로 딱 1차례만 트리보테 전술을 사용했다 : 트리보테 전술을 활용한 5경기 전적은 1승 2무 2패고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한 9경기 전적은 2승 4무 3패다. 4-3-3 포메이션으로 변환한 것은 무리뉴가 0-5 참사를 당한 이후 그런 굴욕적인 패배를 피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사용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이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비드 실바, 케빈 데 브라이너가 주로 활약할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후방 지역에서 열세에 빠질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현재까지 무자비할 정도로 정교한 패스 연결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시티의 패스 연결은 무리뉴가 루니를 빼고 에레라 혹은 모르강 슈네들랭을 투입하면서까지 극단적인 점유율 포기 선언할만큼의 위력은 아니었다. 아직 맨체스터 시티가 완벽하게 과르디올라의 축구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은 유나이티드가 선수를 치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무리뉴가 보여줬던 위험회피형 축구, 공이 없는 상황에서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축구,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는 축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있다.
지금까지 모습을 보면,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는 공을 점유한 상황에서 3-2-2-3 포메이션 형태를 취한다. 후방에서 M자 형태 배치는 페르난지뉴가 두 센터백 사이로 내려오고 좌우풀백이 전진해 형성되며 때로는 스톤스가 페르난지뉴를 후방에 두고 전진을 선택한다. 보도에 따르면, 과르디올라는 바카리 사냐, 가엘 클리시, 파블로 사발레타에 대한 재계약 협상을 중지시켰다고 한다. 이는 그가 현재 풀백의 기여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과르디올라가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속으로는 전혀 다른 상황을 꾸미고 있다면, 그것은 아마 풀백이 (원래 풀백의 자리에서) 후안 마타, 앙토니 마시알을 경계하도록 만들면서 스톤스를 전진시키는 전략이 될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마타의 속도감 부족, 마시알의 올시즌 다소간 경기력이 저하된 모습을 고려해 풀백을 미드필드 지역까지 전진시키는 모험은 충분히 해볼 수 있다. 풀백을 전진시켜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상대할 수비수는 2명이 남아있게 된다. 일카이 귄도안의 경기 복귀 여부도 하나의 관심사인데 그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그 자리는 충분히 페르난지뉴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세르히오 아게로의 빈자리를 채워야하는 것 역시 과르디올라의 또 다른 과제다. 켈레치 이헤아나초는 직접적으로 아게로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나 과르디올라가 가짜 9번을 사용한 수차례 전례가 있기 때문에 라힘 스털링이 가짜 9번을 수행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만약 스털링이 가짜 9번으로 나선다면 측면에는 헤수스 나바스 혹은 르로이 사네가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무리뉴와 과르디올라가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 나선다면 유나이티드의 4-2-3-1과 시티의 4-1-4-1이 충돌하게 되고 이는 상대 선수와 아주 직접적인 대결이 성사됨을 의미한다. 유나이티드는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시티보다 1명을 더 배치한다. 시티의 추가된 창조적 미드필더에 대응할 수 있는 형태이며 한편으로는 포그바의 수비적 규율을 시험해볼 무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술적인 관점에서 두 감독이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진정한 재미를 불러올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sep/08/jose-mourinho-faith-wayne-rooney-manchester-united-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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