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조세 무리뉴는 활력 넘치는 미드필더 에레라를 차분하게 경기해야하는 자리에 배치시켰고 그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웨인 루니의 활약을 이끌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형적인 조세 무리뉴 스타일의 축구를 선보였다. 간소한 경기 운영과 효율적인 퍼포먼스가 돋보였고 특히 굳건한 수비조직이 눈에 들어왔다.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때때로 보여준 점유율 플레이 역시 앞으로가 기대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빌드업 플레이 과정에서 안데르 에레라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보통 에레라는 미드필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투입되는 카드였지만 오늘은 후방에 머무르는 형태였고 대신 마루앙 펠라이니가 전진하는 모습이었다.


공을 활용하는 에레라의 경기력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후방 포지션에서 간결하게 공을 지켜냈을 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패스도 만들어냈다. 우선 에레라는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향해 아주 기민한 패스를 시도함으로써 발렌시아가 마타를 향해 컷백을 시도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공격 과정은 웨인 루니의 땅볼 슈팅으로 연결되어 아루투르 보루츠가 막았다. 앙토니 마시알을 향해 매끄럽게 나아가는 멋진 패스를 연결시킨 선수도 바로 에레라였다. 마시알은 자신이 선호하는 지역에서 공을 받았지만, 사이먼 프란시스가 멋진 태클로 마시알의 공소유권을 뺏어냈다.








에레라의 패스가 너무 길었으며 스티브 쿡의 충격적인 백패스 실수까지 더해져 선제골이 만들어졌지만,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가장 뛰어난 창의력을 보여준 선수는 분명히 루니&마타가 아닌 에레라였다. 지난 2015/2016시즌 에레라는 90분 평균 64회의 패스를 시도했는데 오늘 87개의 패스를 시도했다. 이는 에레라가 보다 후방에서 뛰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일 것이다.


본머스의 에디 하우는 지난 시즌 기본 전략을 그대로 이어갔다. 4-3-3 포메이션의 측면 플레이어가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점이 독특하다. 오른쪽 측면을 담당한 조던 아이브는 클래식한 드리블러지만, 왼쪽에 위치한 조슈아 킹은 왼쪽에서 중앙을 향해 대각선 방향으로 움직이는 다소 변형된 스타일의 선수였다. 한쪽으로 치우친 이 시스템은 에글리 올슨이 노르웨이 대표팀을 지도할 때 사용한 방식과 아주 흡사하다. 조슈아 킹이 노르웨이 출신이라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한편 킹은 수비 쪽에서 상당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고 특히 발렌시아에게 너무나도 쉽게 제쳐지면서 그의 오버래핑을 억제하지 못했다. 발렌시아의 공격가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번째 골에서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고 마시알의 슈팅은 빗맞았지만 그것이 루니에게 연결되면서 루니가 골을 기록했다.


루니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상호 이해도는 동시에 두 선수가 같은 공간을 잡아먹고 있던 커뮤니티 실드 경기 때보다 훨씬 좋았다. 이브라히모비치는 크로스를 받아먹는 전형적인 No.9 선수일 수도 있지만 후방에서도 자주 플레이하기 때문에 그 빈공간을 밸런스있게 채워줄 질주하는 선수(runner)가 필요하다. 


웸블리에서 루니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지만, 오늘은 후반전 초반에 이브라히모비치의 아주 전형적인 아크로바틱한 백힐 패스를 상대진영을 향해 달려가면서 받아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 상황이 아닌 라인 사이에서 공을 연결받아 팀의 3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의 신체조건을 활용한 플레이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는 센터백과의 공중볼 경합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센터백을 압도했다.


무리뉴는 실점 장면에 대해서 불만스러울 것이다. 마시알은 본머스의 라이트백인 애덤 스미스의 뒷공간 침투를 신경쓰지 못했다. 킹이 발렌시아의 오버래핑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한 것과 꽤나 비슷한 상황이었다. 수비 앞을 긴밀하게 보호하길 원하는 무리뉴의 4-2-3-1 포메이션에서 마시알은 본인이 원하는 것보다 더 후방에서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무리뉴는 발빠른 스트라이커를 수비적으로도 성실한 측면 플레이어로 바꿔낼 수 있다. 2009/2010시즌에 사무엘 에토가 지금 이야기한 것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다.


실점 장면을 제외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는 탄탄했다. 특히 오프사이드 함정은 후반전에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데일리 블린트는 무리뉴가 즐겨 활용하는 전형적인 유형의 센터백은 아니지만 신입생 에릭 바일리를 옆에 두고 수비진을 잘 이끌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시즌을 치르면서 지금보다 더 어려운 테스트를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루이 반 할의 팀이 본머스 원정에서 2-1로 패배했다는 것과 오늘의 결과가 완벽하게 대조되는 것을 간과할 순 없다. 헨릭 므키타리안은 고작 15분 뛰었을 뿐이며 세계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폴 포그바는 징계로 경기에 나설 수가 없었다. 아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ug/14/ander-herrera-chief-inventor-manchester-united-jose-mourin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