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Moruzzi (원문은 2014년 2월 3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지네딘 지단의 멋진 기술을 단순한 드리블 1회 성공 통계로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은 축구를 즐길 자격이 없다.
토트넘 핫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 후 아주 이상한 매치 리포트가 Squawka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Squawka는 자신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퍼포먼스를 수치화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선수의 퍼포먼스를 체계적으로 분석" 한다고 말하지만, 이들이 내놓은 경기 분석은 굉장히 엉뚱한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매치 리포트 작성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미드필드 진영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던 원인으로 필 존스와 톰 클레벌리가 모든 태클을 성공시켰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존스가 3번의 태클을 모두 성공했고 클레벌리가 2차례 태클을 모두 성공했다는게 작성자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직접 본 사람이라면, 이 분석에 기본적인 결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클레벌리는 스퍼스의 득점 장면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상대에게 완벽하게 속아버린" 통계값은 기록하지 않기 때문에 클레벌리는 결점없는 기록을 남긴 채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상황적 맥락이 없는 통계는 무의미하다. 맥락없는 통계는 팔에 문신한 선수가 오프사이드에 몇번 걸리는가? 수염이 잔뜩 난 선수가 몇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가? 처럼 중요하지 않은 숫자일 뿐이다.
축구 통계 용어로 아주 빈번하게 사용되는 가로채기 역시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가로채기는 한 선수가 상대의 플레이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예측하는지 반영할 수 있으나 때로는 상대의 부주의한 패스 덕분에 가로채기를 쉽게 기록할 때도 있다.
본래 축구 통계는 퀴즈 컨텐츠 정도로만 활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통계 분석에 대한 열렬한 추종자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이들은 한 손에 머니볼 책을 또 다른 한 손에는 데이터베이스를 쥐고 있다. 경험적 증거에 대해 의존하는 것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어느 정도 논리적이라 할 수 있지만, 축구는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유동성이 강한 종목이다. 축구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 하나하나를 코드화하는 것은 헛된 짓이다. 팀의 모멘텀은 매순간마다 변하고 관중은 그것에 반응한다. 그런데 이것에 대해서 설명해줄 통계량은 없다.
이제 데이터는 시각화되어 '히트맵'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우리는 이제 히트맵을 MOTD에서 쉽게 마주하게 되는데 히트맵 역시 엉터리 약이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는 히트맵으로 아주 대단한 발견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MOTD에서는 파블로 사발레타의 오른쪽 측면에서의 존재감을 강조하기 위해 사발레타의 히트맵을 보여줬지만 그건 라이트백이라면 당연히 있어야할 위치에 불과했다.
가장 흥미로운 통찰력을 제시한 것은 로베르토 솔다도의 히트맵이었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솔다도는 센터서클에 가장 진한 히트맵을 남겼다. 사실 그 자리는 솔다도가 킥오프를 위해 6차례 머무른 자리기도 하다. 이렇게 재밌으면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록은 분석에 열성적인 안드레 빌라스-보아스에게도 결코 흥미로운 자료가 되지 못할 것이다.
우리에게 통계와 그래프가 필요한 순간은 눈으로 목격했으나 분명하지 못할 때이다. 지네딘 지단의 아름다운 개인기를 두 눈으로 목격한 사람이라면 (드리블을 잘하는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으니) 지단의 높은 드리블 성공률에 대해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축구를 더 과학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필요없는 개선책이다. 원래 우리는 선수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우리 스스로 가지고 있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제는 (통찰력이 없더라도) 어느 누구나 통계 자료를 내밀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긍정적인 것에 박수를 보내기보단 통계를 바탕으로 부정적인 것에 집중하는 우울한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발빠른 윙어가 풀백을 완벽하게 농락하는 것은 축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짜릿한 장면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장면을 두고 애널리스트는 상대의 측면 위협을 억제하지 못한 총체적인 전술적 실패라고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축구를 즐길 자격이 없다.
모든 득점 장면에는 적어도 1차례 이상의 수비 실수가 동반되기 마련이다. 어느 누구도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모든 경기는 비슷한 결과만을 남기게 될 것이다. 정적인 축구가 시행될 것이고 어느 누구도 그걸 분석하기 위해 고민하지도 않게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when-saturday-comes-blog/2014/feb/03/statistics-football-analysis-miss-point-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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