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첼시는 밸런스잡힌 포메이션, 7연승 모멘텀을 가지고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난다. 하지만 시티는 측면에서의 위력, 속도, 공격적인 성향으로 첼시에 대응할 것이다.


아르센 벵거는 첼시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최근 3-0 승리로 마무리 지었는데, 그 승리는 첼시가 전술 변화를 시도하게 만들었고 만약 첼시가 리그 타이틀을 들어올린다면 벵거는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에미레이츠에서 전반전에만 3골을 내준 첼시는 하프타임부터 백3 시스템을 사용했고 이후 리그 7경기동안 단 1실점만 허용하고 있다. 또한 첼시는 스퍼스에게 1골 먼저 내주고 경기하는 시험 무대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이번 주말, 첼시는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나게 되며 이는 한층 더 어려운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펩 과르디올라와 안토니오 콩테의 대결은 전술에 대해 상당히 집착하는 진지한 사색가와 열정적인 활동가의 싸움이다. 콩테는 매일 선수들의 포진에 대해 1시간씩 연구하며 과르디올라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잘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형태로 매번 포메이션을 바꾼다. 개막 후 한달이 지난 시점과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시티는 정돈이 필요해 보이는데 첼시는 아주 밸런스 잡힌 포메이션으로 자신감, 모멘텀을 등에 업고 싸우고 있다. 그런 첼시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과르디올라가 어떻게 대비를 하는가에 달려있다.


과르디올라는 언제나 용감한 축구를 선호한다. 과르디올라는 그런 공격적인 본능을 억누르려는 사람이 아니고 첼시를 상대로 반드시 경기 우세를 가져가려할 것이다. 단순히 시티의 홈에서 펼쳐지는 경기이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다. 과르디올라는 축구를 주도적으로 펼쳐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올시즌 첼시의 최악의 퍼포먼스 2경기로 홈에서 리버풀을 상대한 것, 원정에서 아스날을 상대한 것을 고를 수 있다. 리버풀과 아스날 두팀 모두 경기 초반부터 첼시를 강하게 압박했고 빠른 속도를 이용해 첼시를 공략했다. 기본적으로 맨체스터 시티도 그렇게 경기를 펼친다. 물론 리버풀과 아스날전은 첼시가 백3 시스템을 채택하기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지난 주말 토트넘의 전반전 퍼포먼스는 첼시의 백3 시스템도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시티는 스퍼스보다 첼시의 측면을 공략하는 자원이 좋다. 지난 번리전에서 라힘 스털링이 후반전 교체 아웃되었지만 이 경기에 맞춰서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스털링의 반대편에는 놀리토 혹은 르로이 사네가 출전할텐데 총 가능한 조합은 좌우를 크게 가리지 않는다. 시티는 첼시의 윙백이 노출할 공간을 스퍼스보다 더 공격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노릴 수 있다. 최근 마르코스 알론소와 빅터 모제스가 윙백 위치에서 아주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들이 시티전에서 맞딱뜨릴 규모의 수비적인 테스트를 아직까진 거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첼시가 부담을 느낀 상태로 윙백을 수비적으로 활용한다면, 인사이드 포워드 자리에서 뛰는 에당 아자르와 페드로에게는 이전보다 공이 연결되기 어려워질 것이다.





시티 역시 인사이드 포워드를 배치할텐데 첼시를 상대할 전략에 따라 배치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과르디올라는 올시즌 크게 2가지 방식으로 후방에 5명을 배치하고 있다. 4명의 수비수와 1명의 딥-라잉 미드필더 혹은 3명의 수비수와 2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하고 있다. 백4를 선택한 날에도 공을 점유한 순간 그 형태는 수비수 3명, 미드필더 2명으로 변화한다. 과르디올라는 필립 람과 다비드 알라바를 사용한 것처럼 시티의 풀백을 활용하려 했으나 그 시도는 잘 진행되지 못했고 이후 미드필드 지역으로 올라가는 선수는 주로 존 스톤스다.


상대 공격수보다 1명 더 많은 수비수를 세우자는 전형적인 크루이프식 이론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2명의 센터백을 배치하는 백4의 가능성도 열려있는데 이 때는 시티의 풀백들이 첼시의 윙백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페르난지뉴가 페드로와 아자르를 홀로 상대할 상황이 오게 만들 것이다.


딥-라잉 미드필더 자리에 페르난지뉴와 일카이 귄도안을 동시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며, 최근들어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4-2-3-1 포메이션 역시도 하나의 선택지일 것이다. 지난 10월 토트넘전에서 페르난두를 사용한 전례가 있고 야야 투레도 기용 가능하다. 하지만 이 포메이션은 시티의 풀백이 첼시의 현 포메이션을 맞이해 이점을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따라서 백3와 2명의 딥-라잉 미드필더 전략이 가장 합리적일 것으로 추측한다.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디에고 코스타를 잡고 상황에 따라 알렉산더 콜라로프 혹은 스톤스가 페드로와 아자르를 제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전진하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아자르와 페드로를 딥-라잉 미드필더 2명이 상대하고 여기에 콜라로프 혹은 스톤스가 추가되는 형식인 것이다.


또한 시티 라인업에 패서(passer)를 추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딥-라잉 미드필더를 1명 더 투입하면 시티는 점유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페르난두는 공을 다루는 스킬이 부족하며 야야 투레는 이 정도로 강도높은 경기에 뛸 수 있을 에너지를 가졌는지 의심스럽다. 귄도안과 페르난지뉴가 가장 적절해 보인다. 페르난지뉴와 귄도안이 아자르와 페드로를 상대하듯이, 은골로 캉테와 네마냐 마티치는 시티의 2명의 8번롤 케빈 데 브라이너, 다비드 실바를 상대한다. 시티가 점유율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자르&페드로와 비교해) 데 브라이너와 실바를 보조해줄 측면 공격 자원이 있다는 것이 두팀의 큰 차이일 것이다.


시티가 조금 더 유리해보이지만, 모제스와 알론소가 수비적인 부분에서 잘 버텨준다면, 시티는 단순히 공을 소유한 것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질 못할 것이다. 시티는 올시즌 계속해서 상대의 역습에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만약 첼시가 시티의 볼점유 상황을 잘 견뎌낸다면, 경기는 시티가 첼시의 역습을 견뎌낼 수 있는가의 양상으로 바뀔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dec/01/pep-guardiola-antonio-conte-manchester-city-chelsea-tac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