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ean Ingle
교체 투입된 바르셀로나의 주장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바르셀로나가 활기차게 레알 마드리드와 싸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선수의 경기 이해력에 대해 측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이니에스타의 두뇌회전을 연구했다.
이상하리만큼 불협화음이 많았던 엘 클라시코에서 이반 라키티치 대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투입되자마자 바르셀로나의 조직력이 급격히 상승했다. 이니에스타의 첫번째 임무는 중앙에서 물흐르듯 움직이는 것이었다. 헤라르드 피케에게 공을 이어받아 리오넬 메시와 원투를 주고받는다. 그렇게 31차례 패스 연결이 이루어진다. 이어서 이니에스타는 네이마르에게 찬스를 만들어줬고 네이마르는 이 기회를 골문 위쪽으로 쏴버렸다. 또한 이니에스타는 불가능해 보였던 비좁은 공간으로 패스를 찔러넣어 메시의 찬스를 만들어냈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가 종료 직전 동점골을 만들어내면서 경기는 바르셀로나의 승리로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지휘관 이니에스타의 복귀는 바르셀로나가 다시 하나의 팀으로 융합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이니에스타의 나이가 32세지만 여전히 그는 최정상급의 기술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니에스타가 가진 능력 중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축구 지능이다 : 공간을 발견하는 능력, 숨 가쁘게 진행되는 경기 속에서 적절한 타이밍을 찾아내는 능력, 정확한 패스 능력까지 모든 것들. 벨기에 대표팀 감독인 로베르토 마르티네즈가 이니에스타를 향해 '3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높은 축구 지능(football IQ)을 수년간 경기를 뛰어보고 관전하며 획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축구와 동떨어진) 스톡홀롬의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 과학자들이 그 축구 지능을 알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번째 실험은 이렇게 시행되었다. 스웨덴 상위 3개 디비전에 소속된 남여 축구선수 57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서로 비슷한 연령대이며 교육 수준 역시 비슷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인지능력을 테스트했다. 실험의 목표는 아주 간단했다. 각 선수의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을 측정하고자 했다. 쉬운 말로 표현하자면 각 선수들의 문제 해결 능력, 멀티태스킹 능력, 인지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 새로운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 등을 확인했다. 교수들은 이것이 일반적인 IQ와 다르다고 말한다.
또 다른 하나의 실험은 이렇다. 종이 위에 반복되지 않는 패턴으로 기하학적 구조를 그려보게 한다. 이것을 통해 선수가 능숙하게 디자인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상대팀 압박 속에서 선수가 얼마나 창의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지 잘 설명해줄 수 있다. 교수들은 이러한 실험을 통해 2가지 놀라운 결과를 발견해냈다.
우선 엘리트 선수들과 세미 엘리트(semi-elite) 선수들은 일반인과 비교해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에서 아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엘리트 선수들과 세미 엘리트 선수들 사이의 격차도 분명히 존재했다. 둘째, 이 실행 기능 검사에서 우수한 결과를 기록한 선수가 앞으로 2년간 더 많은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다.
지금 이 결과를 회의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챠비와 이니에스타에게도 마찬가지 실험을 실시할 경우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프레드라그 페트로비치(Predrag Petrovic) 교수는 이니에스타와 챠비가 경기 다음 날 실험을 수행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즉 100% 컨디션이 아닐 때 실험에 참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니에스타는 디자인 능숙도(design fluency) 측정에 있어 상위 0.1%에 해당하는 값을 기록했다. 또한 신경과학자들이 '억제(inhibition)'라 부르는 부분에서도 놀라울만큼 높은 값을 기록했다. 챠비 역시도 관찰, 분석, 창의력 부분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어린 나이부터 체격적인 부분에 상당한 관심을 두는 잉글랜드나 스웨덴의 축구 문화에서 16살 이니에스타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을까?" 라고 심리학자인 Torbjorn Vestberg가 강하게 주장한다.
이러한 테스트들은 광범위한 부분의 의학으로 구단에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구단은 선수의 인지 능력 강점과 단점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실행 기능 발달에 대한 훈련을 컴퓨터를 통해 시행함으로써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설사 이것이 피치 밖에서 시행되는 훈련이더라도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수많은 유럽 구단의 자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21st Club의 공동 설립자 블레이크 우스터는 아직까지는 이러한 접근이 비약적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경기장에서의 지능을 측정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윙어가 중앙으로 돌파하여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상황, 크로스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각 선택이 만들어내는 득점 확률을 바탕으로 선수의 경기 지능을 평가를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12~19세 선수들의 실행 기능을 측정하여 선수의 성공 여부를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옥스포드 대학의 Morten Kringelbach 교수의 말에 따르면 축구 구단은 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진지하게 이 논문을 받아들인 구단은 얼마 없었습니다. 축구 구단은 선수 영입과 스카우팅에 막대한 돈을 투자합니다. 하지만 정말 잠재적인 금맥은 이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축구 지능을 측정하는 것이 의사와 실험실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난해한 사항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최근 발매된 이니에스타의 책 <The Artist>에는 요한 크루이프의 오른팔인 토니 브루인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브루인스는 화이트보드에 토탈 풋볼을 형체화하여 그 컨셉을 설명한 인물이다. 선수들이 그게 전부냐고 묻자 브루인스는 짧은 스페인어로 "맞다. 이것이 전부다. 축구는 간단한 스포츠다. 우리는 피치를 삼각형으로 나눌 것이고 핵심은 언제나 공을 소유하고 우세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런 브루인스의 설명을 누구보다 잘 수행해내는 인물이 바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dec/04/barcelona-andres-iniesta-scope-embrace-brain-game-real-mad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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