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ean Ingle (원문은 2016년 4월 24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어글리(Ugly)하게 승리하는 것. 브래드 길버트는 자신의 책에 어글리한 승리를 이렇게 표현했다 : 심리학, 교묘한 수 그리고 살벌함을 바탕으로 역경과 테니스의 신을 거역하는 행위. 그로부터 20년의 시간이 흘렀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바로 그 어글리한 승리를 대표하는 자리에 올라섰다. 지난 일요일 말라가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둔 것이 아주 적절한 예시일 것이다 : 유일한 득점은 슈팅이 굴절되어 들어갔으며 시메오네는 말라가의 공격 장면에서 볼보이에게 피치로 공을 던지라고 지시하여 퇴장 당했고 남은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정말 대단할 정도로 어글리한 승리였다.


말라가전 승리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라 리가에서 21번째 클린 시트를 기록했다. 이는 1993/1994시즌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에 이어 2번째로 우수한 기록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강력함 & 스페인 구단들이 유로파 리그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아틀레티코의 21번째 클린 시트는 정말 뛰어난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얼핏 보기에 아틀레티코의 수비 접근법은 복잡하지 않다. 아틀레티코는 깊숙히 내려서 수비하고 경기당 오프사이드를 잡아내는 횟수가 0.7회에 불과하다. 이는 상위 5개 리그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피치 중앙에 빽빽하게 모여있어 상대를 측면으로 몰아낸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시메오네는 수비진에 거미줄을 형성해 선수들은 언제 상대의 패스길을 닫아야 하는지, 언제 위협이 될만한 상대 선수를 질식시켜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UCL에서 바르셀로나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아주 좋은 예시일 것이다. 아틀레티코는 23%의 점유율과 총 116차례 패스만 기록했음에도 588회 패스를 시도한 바르셀로나보다 더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리오넬 메시를 완전히 질식사시켜 메시는 페널티 지역에서 단 1번도 공을 만지지 못했다. 아틀레티코는 2-0으로 승리할만한 경기를 펼쳤다.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The Trial)에 나올 것만 같은 법정과 복도를 마주친 것은 역사상 가장 뛰어나단 평가를 받는 바르셀로나의 삼지창 뿐만이 아니다. 아틀레티코와 바르셀로나의 경기는 익숙한 그림이었다. 아틀레티코는 경기당 평균 2.57회의 유효 슈팅만 허용하고 있으며 이는 바이에른 뮌헨, 나폴리, 유벤투스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그런데 그 유효 슈팅들이 평균적으로 골문에서 20.8야드 떨어진 거리 (페널티 박스 바깥) 에서 시도되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그에서 그들이 단 16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시메오네가 융통성 없이 고정된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유럽 상위 구단의 컨설턴트를 담당하는 21st Club에서 정보부 수장인 오마르 차우드후리는 아틀레티코가 수비 지역에서 특출나게 뛰어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아틀레티코가 공격과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 소유권을 되찾는 횟수는 경기당 23.5회에서 29.2회로 상승했다. 아틀레티코가 이전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압박을 펼친다고 할 수 있다. 동일한 구역에서 가로채기 횟수는 32% 증가했고 태클은 8% 증가했다. 미드필더들이 좁게 포진하는건 백4 라인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측면에서 필리페 루이스와 후안프란이 치고 올라갈 길을 열어둔다. 필리페 루이스와 후안프란은 가장 많은 기회를 만들어낸 수비수 랭킹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우리는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시메오네의 현역 시절처럼 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아틀레티코가 매 경기마다 상대에게서 공을 뺏어내기 위해 싸운다는 점은 유사하다.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심각하게 더티한 팀이 아니다. 차우드후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이야기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경기당 13.7회의 파울을 기록한다. 이는 상위 5개 리그의 평균 수준에 불과하며 라 리가 평균보다도 낮은 수치다. 전체 파울 중 17%가 경고로 연결되며 이는 라 리가 구단 중에서 5번째로 낮다.


그리고 앙투완 그리즈만이 있다. 그리즈만은 29골과 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상위 5개 리그 중 11번째로 생산성이 뛰어난 스트라이커로 성장했다. 아틀레티코의 경기 방식을 생각했을 때 특별히 주목할만 하다. 2015/2016시즌 그리즈만은 112분마다 1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후관계를 살펴볼 때 이는 알렉시스 산체스, 제이미 바디와 비슷한 비율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스트라이커들도 같은 리그를 누비고 있지만, 그들의 숫자는 전혀 다른 세계다. 올시즌 루이스 수아레즈는 현재까지 53골을 기록 중인데 아틀레티코의 전체 득점보다 단 6골이 적을 뿐이다. 또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 리오넬 메시, 카림 벤제마, 수아레즈는 평균적으로 60~70분마다 1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다. 참 말도 안되는 화력이다. 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그 화력 속에서 굳건히 서있다.


딜로이트 자료에 따르면 아틀레티코의 연간 수입은 £142m에 불과하다. 에버턴과 뉴캐슬보다도 적으며 리버풀, 첼시,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틀레티코의 3배 수준의 수입을 달성하는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의 격차는 더 두드러진다. 이렇게 보면 시메오네의 성과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스페인의 두 거인과 프리미어 리그에 돈이 넘쳐나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결국엔 휘청거릴 것이라 말했지만, 그것은 시메오네와 아틀레티코가 함께한 지난 4년간 계속 이야기되던 것이다. 아틀레티코는 버텨왔다. 5월로 달려가는 이 시점에서 아틀레티코는 라 리가 2위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만난다. 두 대회 모두에서 아틀레티코는 언더독이다. 하지만 그것은 시메오네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pr/24/diego-simeone-atletico-madr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