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브뤼헤전 2경기를 제외하면 유나이티드는 전방에서 득점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이는 루이 반 할을 비판할 소재가 되고 있다.
루이 반 할은 "내가 걱정하는 사항은 우리가 상대를 지배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 뿐이다." 라고 뉴캐슬전 무승부 이후에 말했다. 그 주장대로 반 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득점하지 못한 것에 전혀 곤혹스러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한 비효율적인 웨인 루니의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스트라이커 영입에 회의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올시즌 들어서 세차례나 더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팀이었다."라고 말하며 "우리는 오늘 더 뛰어난 팀이었고 아스톤 빌라, 토트넘을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토트넘전에 비해서 빌라, 브뤼헤, 오늘 경기가 더 지배한 양상이라 볼 수 있다." 라고 추가적으로 언급하기까지 했다.
사실 개막전 경기에서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53.3% v 46.7%) 더 많은 유효 슈팅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그거 정도를 제외한다면 반 할의 주장도 맞다고 볼 수 있다. 만약 경기 지배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 점유율과 슈팅만 활용된다면, 유나이티드는 스퍼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고 볼 수 있고 올시즌 들어 소화한 다른 4경기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브뤼헤와의 2경기에서 7골을 집어넣은 반면, 리그에서는 3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2골마저도 하나는 상대의 자책골이고 하나는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어 들어간 것이다. 물론 항상 지난 토요일 경기처럼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는 점유율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둘 기회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의 점유율 차이를 속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반 할 스스로가 인식하는데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가는 생각해봐야 한다. 벨기에 원정에서는 이전보다 더욱 향상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두었지만 프리미어 리그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까지는 결코 의심이 사라질 수가 없다.
현재 반 할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라"는 후안마 릴로의 주장을 이야기할 것이다. "결과는 데이터일 뿐이다. 성취감이라는 것은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경기(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결과는 논쟁이 될 수 없는 사항이다. 정말로 그렇다. 당신은 경기 결과만 나열되어 있는걸 보기위해 월요일 아침마다 1유로를 지불하면서 신문을 사는가?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에 축구장에 들어와서 스코어보드만 한번 훑어보고 경기장을 떠나는가? 아니란 말이지. 90분 경기를 지켜볼 것이고 그건 다 과정인 것이다." 라고 후안마 릴로가 이야기한다.
또한 반 할처럼 자신의 방향성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져 여론에 쉽게 동요하지 않는 인물에겐 경기 결과같은 디테일함은 전혀 상관이 없는 사항이다. 그가 신경쓰는 사항은 결코 득점(부족 혹은 과잉) 아닌 과정이다. 반 할의 머릿속에는 골을 넣음으로써 경기를 이기는 것이 아닌 경기를 이김으로써 골을 기록한다는 사고가 박혀있는 것이다. 개인의 힘으로 경기의 상황을 바꿔버리는 순간은 생각하지 않는다. 반 할이 원하는 것은 미드필드 지역을 지배하면서 개인이 만들어내는 번뜩임의 임팩트를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이겨 경기를 지배하면 득점은 곧 터지기 마련이라!
이러한 방식의 경기 접근법에 대해 지난 4월 조세 무리뉴는 일침을 날렸다. "때때로 나는 스스로 미래에 대해, 미래에 아름다운 축구라고 이야기될 것들에 대해 물어보게 된다. 녹색 카펫같은 잔디 위에서 득점 없이, 오직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팀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축구 말이다. 사람들이 경기 스타일을 분석하고 피치에서 선수의 재능들이 만들어내는 골을 쏙 빼버린 방식의 축구 말이다."
축구 철학에 관해 토론을 할 때 놀랍게도 조세 무리뉴와 요한 크루이프가 같은 편에 서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두 사람이 생각하는 올바른 방식의 플레이에는 이견이 존재하지만 두 사람 모두 반 할의 방식이 틀렸다는 것에는 합의를 본다. 지난 4월 유나이티드가 첼시 원정에서 0:1로 패배했을 때, 무리뉴는 반 할이 지나치게 점유율에 신경을 둔 나머지 경기 결과에는 충분한만큼 비중을 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크루이프는 반 할 버전의 토탈 풋볼이 지나치게 기계화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리는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루이 반 할과 아약스 코칭 스태프들의 철학에 대해 기록한 Henry Kormelink와 Tjeu Seeverens의 책에는 "아약스의 10번은 상대 선수를 뒤쫓아야하는 예시로 두어야 한다."라고 적혀있다. 반 할은 데니스 베르캄프를 그렇게 활용했고 롭 알프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의 이상향에 가장 부합했던 인물은 항상 근면한 플레이를 선보였던 야리 리트마넨이었다. 두 사람의 책에는 "아약스가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리는 상황에 리트마넨은 즉각적으로 수비 임무를 수행하는 태세 전환을 보였다. 그리고 아약스가 공을 점유한 순간에 리트마넨은 팀의 세컨 스트라이커로서 적당한 순간에 센터 포워드 옆에 등장한다." 라고 서술되어 있다.
반 할 버전의 토탈 풋볼에 크게 감명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크루이프 혼자만이 아니다. 70년대 초 위대한 아약스에서 윙어로 활약했던 스야크 스바르트 역시도 반 할의 방식에 반감을 표했던 인물이다. 피니디 조지와 마크 오베르마스는 2명의 수비수를 마주했을 때 항상 자신의 진영을 바라보고 플레이를 펼쳤다. "나는 결코 우리 팀 수비수를 향해 공을 뒤로주지 않았다. 반 할의 축구는 믿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물론 그게 반 할의 시스템이겠지. 수많은 경기들이 잠이 쏟아지는 경기였다. 텔레비전에서는 '아약스가 7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라고 떠들지만 그래서 어쩌자는건가? 그건 축구가 아니었고 창의성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라고 스바르트가 말한다.
파울 브라이트너 역시도 반 할의 바이언에 대해서 비슷한 우려를 표현했었다. "우리는 바이언의 전통적인 경기 스타일을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한 경기 방식으로 바꿨다. 그러나 여전히 선수들의 포지셔닝에 대해서 유연성이라고 찾아볼 순 없었다. 모두가 자신의 고유 영역을 지켜야만 했다. 때로는 우리는 8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경기를 마쳤지만 경기에서는 진정한 리듬이나 속도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60분 이후로 알리안츠 아레나를 찾은 사람들은 지속적인 패스 플레이에 하품을 하기도 했다. 우리의 경기 플랜은 아주 잘 수행되었지만 아주, 그것도 심각하게 예상가능한 움직임이었다. 그의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발상 자체는 굉장히 솔깃하다. 그러나 우리는 스피드가 부족했고 경기 리듬의 꾸준한 변화가 부족했다."
이것에 대해서 꼭 언급하고 가야하는데, 스바르트와 브라이트너의 비판이 모두 아약스와 바이언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던 시즌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이다. 두 사람의 걱정거리는 반 할의 경기 방식의 효율성보다는 심미적인 부분에 대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올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보면 두 사람이 말했던 빈약한 모습들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기 컨트롤은 점차 득점으로 연결되기 시작할 것이다. 어쩌면 수요일 브뤼헤전이 그런 변화의 시작점일 수도 있고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새로운 스트라이커 영입이 시작점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만 놓고 본다면, 경기 지배에 대한 반 할의 강력한 요구가 득점이 억제되는 상황을 주로 만들고 있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aug/27/louis-van-gaal-manchester-united-jonathan-wil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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