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현대축구는 90년대 중반 바르셀로나로부터 만들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2014-2015시즌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 참가한 클럽중 4개의 팀을 1996년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인물들이 지휘하고 있다 : 펩 과르디올라, 루이스 엔리케, 훌렌 로페테기, 로랑 블랑. 그 후에 바르셀로나에서 합류한 프랑크 데 부어, 필립 코쿠도 현재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고 당시 감독이었던 루이 반 할은 물론 그의 조수였던 로날드 쿠만까지 한 팀의 감독으로 자신의 직업을 이어가고 있다. 각기 추구하는 방향은 조금씩 다르지만, 어찌되었건 이들은 바르셀로나의 방식(Barcelona way)을 신봉하는 8명의 추종자이다. 더욱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바르셀로나는 아약스의 스타일에서 기반하기 때문에 바르셀로나-아약스 방식(Barcajax way, Barca + Ajax)이라 하는게 맞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여기에 이단아가 존재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통역관이었지만 지금은 감독직을 수행하는 인물이다. 바르셀로나론(Bacocracy : Barca + Cracy[이론, 통치])이 현대축구를 지배하는 한 가운데 조세 무리뉴라는 타락한 천사가 존재하고 있다.
현대축구에서 그것도 최고 수준의 레벨에서만이라고 한정지었을 때, 오로지 무리뉴만 완전한 반대 노선을 걷고 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있다시피 무리뉴 감독은 최고의 전술적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우리가 예상하는대로 경기가 진행되면 무리뉴 감독은 다른 팀들이 흔히 범하는 무승부라는 실수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다른 8명의 바르셀로나 방식 추종자는 능동적이며 점유율을 기반으로 하는 축구를 철저히 신뢰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빅 버킹험 감독에서 시작되어 리누스 미헐스가 발전시키고 요한 크루이프가 새로운 레벨에 도달시킨 바로 그 축구 말이다.
그러나 무리뉴는 다른 사람이다. 무리뉴는 수동적인 축구를 믿는 사람이고 혹자는 현대축구에서 무리뉴 감독이 담당하고있는 역할이 죽음의 성도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는 아주 전형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다른 감독이었다면 공격적으로 나가야겠다는 의도를 강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중앙 수비수인 커트 주마를 미드필더로추가 투입시켰고 라인을 내리면서 28%의 점유율이란 기록에도 불구하고 팀의 승리를 만들어냈다. 무리뉴는 강한 클럽과의 경기에서 자신있어하는 신념을 바탕으로 경기를 펼쳤고 지난 2013-2014시즌 리버풀의 타이틀 가능성을 앗아버린 경기에서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승리를 만들어냈다.
1. 경기에서 승리는 실수를 적게하는 팀이 가져간다.
2. 축구는 상대가 더 많은 실수를 하도록 유발하는 것이다.
3. 특히 원정 경기, 원정 경기에서는 상대보다 더 잘하려고 도전하지 말고 상대가 실수하도록 유발해야 한다.
4. 공을 가진 선수는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5. 점유율을 포기한다면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6.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면 그 누구나 실수를 두려워하게 된다.
7. 그렇다면 공을 가지고있지 않는 선수는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더욱 정신적으로 강해진다.
시즌 초반의 첼시가 상당히 개방적인 축구를 펼쳤다는 것은 사실이다. 디에고 코스타, 세스크 파브레가스, 네마냐 마티치가 모두 몸상태가 갖춰져 있었으며 선수들은 상승 곡선을 타고 있었고 공격을 시도하면 첼시는 골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주로 하고자하는 무리뉴 감독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 이야기는 무리뉴 감독이 단호한 결단을 내렸을 때에 한정된다. 팀 스쿼드가 지쳐있고 선수들의 폼이 떨어져있을 때, 사실상 시즌의 피니시 라인이 가까워졌을 무렵 무리뉴 감독은 돌변한다. 첼시가 새해 첫날 토트넘에게 3:5로 패배한 이후로 첼시는 12경기에서 고작 7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고 승점은 6점 밖에 잃지 않았지만, 첼시가 지속적인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시점에서 무리뉴 감독이 극단적 수비를 꺼내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시즌 초에는 무리뉴 감독만의 장점이 흐려지는 것처럼 보였었다. 맨체스터 시티에게 홈, 원정에서 모두 동점골을 허용하며 비겼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우스햄턴 원정도 마찬가지였으며 PSG와의 홈, 원정 경기 역시 똑같았다. 만약 지난 주말에 라다멜 팔카오가 경기 시간 11분이 남은 상황에서 골포스트를 맞추지 않았더라면 똑같은 시나리오가 쓰여졌을지도 모른다. 첼시 자체가 이전보다 걸어잠그려는 상황에서 실점을 종종 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무리뉴 감독의 성향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은 무리뉴 감독의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적절한 예시라 할 수 있다.
무리뉴 감독이 이런 전략을 밀고가는 것은 단순히 실용성 때문만은 아니다. 무리뉴 감독은 본인이 지도하는 팀이 이처럼 수동적인 경기 스타일을 펼치는 것을 즐기고 있다. 2008년 바르셀로나가 새로운 감독을 구할 당시 그들은 펩 과르디올라를 선택하면서 조세 무리뉴라는 카드를 무시했다. 이제 무리뉴 감독은 안티-바르셀로나(anti-Barcelona)이며 밀턴의 사탄이 주장한 "영광은 그(바르셀로나)의 분노와 힘으로도 내게서 결단코 빼앗지 못하리라. 다시는 화해할 수 없는 우리의 큰 적과 맞붙어 더 누릴 수 없는 기쁨으로" 라는 문구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모든 수비적 경기 운영, 적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가져가는 무리뉴 감독의 모습은 바르셀로나에게 한방 먹이는 것과 다름없다.
무리뉴 감독은 2010년 캄프 누에서 인터나치오날레 밀라노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경기를 펼쳤던 것을 가장 즐겼을 사람이다. 약 60분간 인테르는 10명으로 경기를 펼쳐야했고 점유율은 고작 19%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인테르는 경기를 0:1 패배로 막으면서 합계 스코어 3:2로 결승에 진출했다. 과연 무리뉴 감독에게 공의 소유권이란 것이 필요할까?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발언처럼 무리뉴 감독이 마냥 실용주의자는 아니다. 선수에 맞게 경기 접근 방식을 수정하며 필요할 때 수동적이며 수비적인 전술을 팀에 입히는 것이다. 다소 수동적인 축구를 펼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한다. 후안 마타가 2시즌간 첼시 최고의 선수였음에도 무리뉴 감독의 경기 컨셉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축구에는 다양성이 존재하는데 무리뉴 감독의 철학이 바르셀로나에 철저히 반대되는 철학으로 여겨진다면 우리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된다. 축구에는 결코 바르샤-아약스 스타일의 축구와 반(反)바르샤-아약스 스타일의 축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바르샤-아약스 스타일의 축구는 다양한 여러 전술 중 하나이며 위르겐 클롭, 카를로 안첼로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처럼 바르셀로나 방식은 아니지만 색다른 전술을 펼쳐보이는 감독들도 있다.
현대축구에 바르셀로나가 엄청난 영향을 줬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결코 자신의 지도 철학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축구계의 반역자라는 소리를 들어도 말이다. 오히려 무리뉴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축구계의 반역자라고 주장할 것이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apr/23/jose-mourinho-the-anti-barcelona-chelsea-pep-guardi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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