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ean Ingle
크로스가 구식이며 잉글랜드식이라는 근거없는 믿음은 틀렸다. 세리에A와 라 리가에서도 프리미어 리그만큼 많은 크로스 공격을 시도한다.
80년대 노동자들부터 프로 선수들까지, 공터에서부터 풋볼 리그 경기장까지 모두가 터치라인을 타고 골라인 근처로 질주해서 채찍같은 크로스를 올렸다. 그리고 그렇게 골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잉글랜드식 방식이었다.
그로부터 30년의 시간이 흘렀고 이제 크로스는 상스럽고 유행에서 뒤쳐진 전술로 여겨진다. 크로스 전술은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 무리 속 원시인처럼 비춰진다. 크로스를 단번에 골로 연결시키기 위해서 평균적으로 크로스가 92회 시도된다는 통계가 있다. 더 비관적인 통계 역시 존재한다. 체코의 어떤 교수는 크로스를 더 많이 시도하는 팀이 골을 적게 넣는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최근 포포투(FourFourTwo)에 '크로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가?' 란 기사가 실린 것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지난 주 OptaPro 포럼에서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통계 자문을 맡고있는 게리 제레이드(Garry Gelade)가 크로스에 대한 3가지 근거없는 믿음을 반박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반박이 가능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제레이드가 첫번째로 지적한 근거없는 믿음은 크로스를 특히 잉글랜드의 구식 스타일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우선 2010년 프리미어 리그보다 세리에A에서 오픈플레이 상황 크로스가 더 많았다. 리그앙, 라 리가는 프리미어 리그와 아주 유사했다. 또한 2010년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7.5회였던 크로스 횟수는 2015년 평균 15회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른 상위 리그의 추세 역시 프리미어 리그와 똑같았다.
프라하대학교에서 수리금융을 연구하는 얀 베체르(Jan Vecer) 교수는 '더 많은 크로스를 시도할수록 더 적은 득점을 기록하는가'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고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발견했다. 경기에서 크로스를 시도하지 않을 경우, 경기당 0.393골을 더 기록하게 된다. 1시즌이 누적될 경우 믿을 수 없는 수치, 무려 15골을 더 기록하게 된다. 과연 이 주장에 대한 제레이드의 입장은 어떨까?
제레이드는 복잡한 수치 처리과정을 통해 베체르 교수의 주장이 옳지 않음을 지적했다. 베체르 교수는 경기상황이 가져오는 효과를 무시한 채 연구를 했던 것이다. 경기 스코어는 크로스 횟수에 영향을 미친다. 보통 경기에서 지고있는 팀은 크로스 공격을 더 많이 시도하고 경기에서 이기고 있는 팀은 크로스 공격을 덜 시도한다.
제레이드의 연구는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1골을 기록하기 위해서 92차례 크로스가 시도된다는 통계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레이드는 그 수치가 직접 어시스트로 연결된 크로스만 따진 것이기 때문에 수치가 과장되었다고 주장한다. 바로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사우스햄턴과 선덜랜드의 경기에서 라이언 버틀란드의 크로스가 마놀로 가비아디니의 손을 맞고 골로 연결되기 전에 선덜랜드의 수비수인 라미네 코네의 머리게 닿았기 때문에 이는 직접 어시스트된 것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따라서 제레이드는 크로스의 효과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선 공이 박스로 투입된 이후 6초간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연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제레이드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프리미어 리그 경기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나온 35,000차례의 크로스를 분석했다. 오픈 플레이 상황 크로스에서 나온 득점은 총 414골, 성공확률 1.2%라는 씁쓸한 통계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제레이드의 주장대로 크로스가 박스로 투입된 이후 6초간 벌어지는 상황을 추가 분석했더니 5,094회 슈팅이 더 측정되었고 5,094회 슈팅 속에서 252골이 더 기록되었다. 또한 4,727회의 코너킥 획득, 18차례 페널티킥 선언을 통해 80골이 더 만들어졌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계산한 결과 크로스가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은 2.2% 상승 혹은 평균 45회 크로스 시도마다 1골로 바뀌었다. 생산성이 엄청나게 올라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훨씬 나아졌으며 결국 박스 근처에서 세트-피스 공격의 성공 확률과 유사해졌다.
제레이드는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퍼포먼스 분석가들과 함께 더 깊이있는 분석을 진행했다. 이들은 크로스의 성공 확률을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크로스가 시도되는 위치, 크로스의 목표 지점, 공이 날아가는 각도, 니어포스트 쪽으로 보내는 크로스 혹은 파포스트로 보내는 크로스에 따라 각각 확률이 달라졌다. 박스 안에서 파포스트 지점을 향해 시도하는 크로스의 성공률은 7.6%였고 이는 같은 지점에서 니어포스트로 올리는 것보다 득점 성공확률이 2배 가량 높았다. 물론 크로스를 시도하는 상황이 중요하다. 크로스의 질, 받는 선수의 능력 역시 중요하다. 이것까지 고려해 데이터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제레이드의 연구는 의미가 있다. 구단이 크로스 전술에 대해 더 깊은 이해력을 가질 수 있게함은 물론이며 크로스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의 주장은 피치 중앙이 수비수들로 꽉 차있는 오늘날, 여전히 중앙으로 공을 보내는 크로스 전략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feb/12/football-crossing-premier-lea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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