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지난시즌 올림피아코스와 계약한 마르코 마린은 첼시 선수명단에 4년간 이름을 올렸지만 단 2차례 리그 선발에 그쳤다. 지난 1월 미들즈브러와 계약한 패트릭 뱀포드는 첼시에서 5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단 1경기도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후안 콰드라도 역시 첼시에서 단 3경기 선발출전에 그친 이후 유벤투스에 합류했다. 유럽 여러 곳에서 첼시에서 실패한 포워드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리버풀이 AS로마에서 모하메드 살라를 영입했다. 살라는 첼시에서 2년 반동안 단 6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살라가 첼시에서 보낸 시간은 임대의 연속이지만 피오렌티나 임대, 로마 임대가 살라에게 결코 손해는 아니었다. 최근 세리에A 에서는 이전보다 득점이 더 많이 나오는 추세를 보이지만, 살라가 측면 플레이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가 세리에A에서 보여준 득점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첼시에서는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챔피언스 리그에서 첼시를 상대로 홈&원정 모두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살라는 2014년 1월 £16m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FC바젤을 떠나 첼시에 합류한다. 


빠르고 직선적이면서 기술력까지 뛰어난 살라는 좀처럼 경기에 나서질 못했다. 물론 이미 윌리안과 에당 아자르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특히 왼쪽에 아자르가 있었기 때문에 오른쪽에는 수비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두고 싶어하는 무리뉴의 특이한 선호도 역시 작용했다고 본다. 그로 인하여 무리뉴는 때때로 하미레스를 오른쪽 윙어로 기용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살라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의 문제보다 첼시가 옵션이 풍부한 상태에서 도대체 왜 살라를 영입했는가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후 여름 이적시장에서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영입되어 미드필드 지역에 창조자 역할을 해줄 선수가 늘어났다. 파브레가스 영입으로 인해 오스카 마저도 오른쪽 윙어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는 살라의 출전 가능성을 더욱 축소시켰다. 첼시시절 살라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실패했다고 주장하기보다 그가 제대로 된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다. 세리에A 무대에서 정기적인 출전 기회를 보장받자 살라는 FC바젤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피오렌티나와 로마에서 리그 71경기를 소화한 살라는 35득점 뿐만 아니라 2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한 그는 팀에 에너지와 속도까지 불어넣는 선수였다. 


위르겐 클롭이 이끄는 팀에서는 공격력을 뽐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첼시에서 정착하지 못해 떠밀려간 또 다른 선수, 다니엘 스터리지가 클롭의 팀에서 공격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걸 몸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살라는 평균적으로 경기당 0.5회의 태클을 성공하며 1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한다. 공을 뺏는 횟수가 경기당 1.5회라는게 대단해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상대에게 즉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위치에서 공을 뺏어낸다는 것은 매우 위협적이다. 지난시즌 사디오 마네는 90분 평균 0.9회의 태클, 0.3회의 가로채기를 기록했었다. 살라는 리버풀 포워드들의 덕목인 압박을 이끌 준비가 되어있다.


살라는 마네의 빈 자리를 커버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네와 동시에 양쪽 윙어로 기용되어 공격을 이끌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필리페 쿠티뉴는 지금보다 중앙에 가까운 위치에서 경기를 소화할 것이다. 또한 살라가 정통파 공격수인 에딘 제코와의 합이 좋았듯이 디보크 오리기와 합이 좋을 수도 있다. 지난시즌 살라는 제코에게 22번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고 이중 7번이 골로 연결되었다. 살라와 제코는 도르트문트의 오스만 뎀벨레-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에 이어 유럽에서 2번째로 생산성이 좋은 공격 조합이었다. 


살라가 첼시에서 실망스러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과연 그가 스토크에서 비오는 화요일 밤 경기를 버틸 수 있을까?' 란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살라는 네이션스컵에서 가나를 상대로 스토크보다 더 나쁜 환경에서 이집트의 1-0 승리를 이끌었던 선수다. 모래장이나 다름없었던 포르장티(Port-Gentil) 경기장에서 살라가 해냈다면, 살라는 어디서든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다.


살라 영입으로 클롭의 옵션이 늘어났고 공격 라인에 짐을 덜어줄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에서 그친다면 평가가 짜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살라가 정기적인 출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보여준 지난 5년간의 활약을 고려한다면, 살라가 머지사이드에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들이 우리의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jun/23/mohamed-salah-chelsea-liverpool-signing-ro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