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mes Yorke


지루했던 마드리드 더비를 끝가지 시청한 사람들에게 보상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득점없이 지루했던 두 팀의 무승부는 두팀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문제점을 재차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모두 승점 24점을 기록하게 되었고 선두 바르셀로나와의 승점 격차는 10점으로 벌어졌다. 두팀은 최근 골을 넣지 못하고 있으며 토요일 경기에서는 단 1골도 나오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혼란스러운 폼은 심각한 마무리 능력으로 설명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올시즌 홈에서 소화한 첫 2경기를 비겼고 그 다음에는 (레알 베티스에게) 홈에서 패배했다. 베르나베우에서의 순탄치 않은 출발 이후, 승격팀 지로나 원정에서도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토트넘과의 홈경기를 비겼고 웸블리에서는 1-3 스코어로 패배했다. 리그 득점 순위표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BBC를 찾아볼 수가 없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50회 이상의 슈팅을 시도했음에도 단 1골만 기록 중이며, 카림 벤제마 역시 1골 기록 중이다. 가레스 베일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스코의 인상적인 활약, 장래가 기대되는 마르코 아센시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레알 마드리드의 상황은 이상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라 리가와 챔피언스 리그의 디펜딩 챔피언인 레알 마드리드의 (부족한) 골은 언젠가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레알 마드리드는 충분히 많은 슈팅을 시도하고 있고, 그 슈팅의 위치들 역시 골을 넣기에 적절하다. 하지만 아틀레티코의 상황은 레알 마드리드와 다르며 훨씬 심각하다. 현재 아틀레티코의 공격력은 완전히 사라진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아틀레티코는 올시즌 현재까지 총 17경기를 소화했다. 2골 이상 넣은 경기는 단 4경기 뿐이며 추세는 좋지 않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 10경기에서 2골을 넣은 경기는 단 1번도 없다. 아틀레티코는 라 리가 2라운드까지 7골을 기록했지만 이후 15경기에서 단 12골만을 기록하고 있다. 아틀레티코는 언제나 단단하고 노련한 수비를 자랑하는 팀이기에 다른 구단에 비해 저조한 득점으로 인한 피해가 적다. 다른 구단이라면 훨씬 심각한 상황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아틀레티코가 2골 이상 내준 경기는 17경기에서 단 2차례 뿐이고 그 중 단 1경기 (vs첼시) 에서만 패배했다. 


아틀레티코의 창끝이 왜 무뎌졌을까? 레알 마드리드와 달리 아틀레티코는 충분한 양의 득점 기회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아틀레티코의 경기당 슈팅 횟수는 11회인데 이는 지난시즌 경기당 평균 슈팅 횟수 13회에서 감소한 수치다. 무엇보다 공격수들이 슈팅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이전만큼 골문을 흔들지 못하고 있다. 지난시즌에 주로 우측 미드필더로 출전한 앙헬 코레아는 올시즌 투톱 중 한 자리를 담당하고 있다. 선발 출전 10회를 기록 중인 코레아는 4골을 기록하고 있으나 9월 이후 득점 수는 단 2골이다. 지난 3시즌간 아틀레티코에서 75골을 기록한 앙투안 그리즈만은 현재 단 3골을 기록하는데 그치면서 심각한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세비야에서 임대 복귀한 루시아노 비에토는 최전방 공격수들 사이에 경쟁 관계를 불어넣었으나 몇차례 선발 출전에도 불구하고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비에토 기용은 무익한 선택이었다. 비에토를 기용하면서 지난시즌 라 리가에서 20골을 합작한 페르난도 토레스와 케빈 가메이로는 충분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었다. 야닉 카라스코는 3골과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나 부상으로 10월~11월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복귀했으나 카라스코 교체 투입은 경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비센테 칼데론을 떠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로 구장을 옮긴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첫째, 연구에 의하면 새로운 구장에서의 첫시즌에는 홈 어드벤티지 효과가 약해진다. 아틀레티코는 완다 메트로폴리타노 첫 2경기에서 승리했으나 이후 5경기 연속으로 홈 승리가 없다. (물론 첼시,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홈경기를 소화했다는 점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둘째, 아틀레티코가 9월 17일부터 홈경기장을 사용하게 됨으로써 지금껏 편향된 일정을 소화했다. 아틀레티코는 개막 이후 4연속 원정경기를 소화해야 했고 올시즌 17경기 중 10경기가 원정 경기다.


골을 먹지 않으면서 동시에 넣지도 못하는, 경기장 양쪽이 다 꽉막힌 상황이 발생하면서 무승부가 양산되고 있다. 17경기에서 5번의 0-0 무승부, 4번의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상대팀은 아틀레티코 상대로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느낌을 아틀레티코가 받고 있다. 오늘 만나는 상대를 쉽게 이길 수 없을거라는 그 느낌을 말이다. 여전히 라 리가에서 무패를 이어가고 있고 레알 마드리드와 승점도 동률이니 라 리가에서의 영향은 아직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첼시에게 홈에서 패배한 이후, 그룹 최약체인 카라박과의 2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한 아틀레티코는 챔피언스 리그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사실상 꺼졌다. 지난 4년간 2번의 결승전, 준결승, 8강 진출을 이뤄낸 팀이지만, 이번에는 조별리그에서 탈락이 유력한 상황이다. 아틀레티코는 이번 주에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AS로마를 상대한다. 조별리그 통과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경기에서 승리해야 한다. 하지만 아틀레티코의 승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첼시와 로마가 카라박과의 2번째 대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아틀레티코는 탈락을 피할 수 없다.


아틀레티코에서 7번째 해를 보내고 있는 시메오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이 될 것 같다. 라 리가 2위를 달리고 있는 발렌시아는 마드리드 형제들보다 승점 6점을 앞서고 있다. 세비야와 비야레알은 승점 3점 내에서 아틀레티코를 추격하고 있다. 당연해 보였던 아틀레티코의 4위권 입성이 위협을 받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3위의 성적표는 실망스럽다. 하지만 유로파 리그에 나갈 경우 아틀레티코는 분명 유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힐 것이다. 유로파 리그에 대한 동기부여가 코스타 중심으로 공격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는 그들보다 훨씬 부유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지금까지 진지한 경쟁을 펼쳐왔고 시메오네 아래서 유럽 최고의 팀 중 하나로 성장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명백히 정점에서 내려오는 시즌이 되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위기는 아틀레티코가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아틀레티코의 공격은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올시즌 전체가 실패로 귀결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ringer.com/2017/11/20/16679294/soccer-atletico-madrid-diego-simeone-champions-league-la-liga-antoine-griezma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