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지금으로부터 3주 전, 아르센 벵거는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역습 축구를 구사하는 팀을 상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아스날은 특히 상대의 역습에 약점을 노출했었다. 


벵거의 발언은 발언 시점에도 흥밋거리였으나 오히려 그 이후로 더욱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정말로 아스날의 백3 시스템이 상대의 역습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사실 여부는 세계에서 가장 역습이 위협적인 팀 중 하나인 리버풀을 상대하는 바로 이번 경기에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쉬코드란 무스타피의 몸상태가 충분히 회복된다면, 아스날은 리버풀을 상대로 백3 카드를 꺼낼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2번째 실점에 관여한 무스타피는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었고 아스날은 무스타피를 빼고 백4로 전환하여 이후 상대의 역습으로 추가실점하기 전까지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이 역습에 의한 실점은 예외로 두어야 한다. 백3가 아닌 익숙한 4-2-3-1이었고 아스날은 이 시스템에서 여전히 상대의 역습에 취약하다. 


빠르게 진행되는 전환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소유권을 내준 결과, 아스날은 경기 초반부터 2골을 실점하고 말았다. 이는 벵거가 그 이전에 언급했던 전형적인 역습 상황과는 다른 유형의 상황이었다. 같은 팀 동료들이 앞으로 전진하는 상황에 수비진에서 공을 상대에게 내주어 실점하는 것은 포메이션과 큰 관계가 없다.


아스날이 6-0으로 승리한 바테 보리소프전처럼 라인업 변화가 큰 유로파 리그에서는 아직 백4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다. 아스날은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도 3-4-2-1 포메이션을 사용했고 이번에도 경기초반 수비진에서 상대에게 공의 소유권을 어처구니 없게 내주고 말았다. 벵거는 64분에 백4 시스템으로 변화를 줬고 이후 경기 주도권을 가져와 끝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그 이후 아스날은 3경기 연속해서 백4 시스템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3경기 모두 무실점으로 마감했지만 단 2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이 3경기에서 아스날의 경기력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우스햄튼전에서 백4를 사용했던 시간의 리듬만 못했다. 그렇지만 위험지역에서 상대에게 공을 뺏기는 어리석은 행동이 나오지 않았다.


경기 결과가 던지는 메세지는 혼란스럽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있을 때쯤 벵거는 마치 백3 시스템을 매번 사용할 것처럼 이야기했다. 하지만 추격해야하는 상황, 상대팀이 위협적인 역습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 벵거 스스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벵거는 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4-2-3-1 시스템으로 시작한 경기에서는 팀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깨진 모습이었다.


물론 이것은 단순 포메이션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웨스트 햄과 뉴캐슬을 상대로 잭 윌셔가 멋진 활약을 펼쳤으나 아론 램지의 부재, 그라닛 쟈카와 램지의 파트너십 붕괴는 미드필드 지역의 불균형을 야기했을 것이다. (아스날의 상대팀을 이끈) 데이빗 모예스와 라파 베니테즈가 과거에 비해 즐거운 축구를 구사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스날의 답답한 경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과거 에버튼을 리버풀보다 더 높은 순위로 이끌었던 모예스와 리버풀의 감독이었던 베니테즈의 이름은 벵거의 코멘트에서 또 다른 재밌는 점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과거에 벵거는 상대의 역습을 걱정하지 않았다. 아스날이 역습의 왕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스날의 인빈시블 팀(The Invincibles team)은 티에리 앙리, 로베르 피레, 프레딕 융베리가 역습 상황에서 전진할 때 가장 신나고 위협적인 축구를 펼친 팀이었다. 패트릭 비에이라와 질베르투 실바가 허리를 탄탄히 받쳐주고 있기에 상대팀은 아스날의 역습을 두려워했다. 과거의 아스날은 우아하면서 힘과 속도를 모두 갖춘 팀이었다.


아스날은 2006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 이후로 하락했다. 새로운 경기장 건설과 같은 재정적인 문제로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첼시 구단주 부임 이후 도래한 새로운 시대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종전의 방식을 버리고 키작은 창조자들만 수집하기 시작한 벵거의 결정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매를 다룰 줄 아는 새 장인이 갑자기 카나리아를 키우는 것과 같았다.


지금까지 벵거는 상대가 역습으로 아스날에게 골을 넣는 것을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에 대한 해답을 요구하고 있다. 벵거가 너무 늦게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논쟁 역시 존재한다. 


하지만 여전히 쟁점은 남아있다. 만약 지금 벵거가 백3 시스템이 상대의 역습을 대비하는 방법이라 믿는다면, 그것이 다가오는 리버풀전에 벵거가 펼쳐야하는 축구이다. 최근 아스날은 리버풀을 상대할 때마다 리버풀의 속도에 황폐화되었다. 만약 무스타피의 출전이 불가할지라도 또 그것이 페어 메르테사커 혹은 롭 홀딩의 출전을 의미할지라도 (벵거가 백3 시스템이 역습을 막는 방법이라 믿는다면) 그렇게 하는게 맞다. 리버풀의 역습을 대비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dec/21/arsene-wenger-counter-arsenal-confu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