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토트넘 핫스퍼는 난처한 상황에 있다. 토트넘의 공허함은 현대 축구의 모든 것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 아마 지난 3시즌간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팀은 토트넘 핫스퍼일 것이다. 스퍼스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지도 아래 매년 발전했다. 토트넘의 스쿼드는 지난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우수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전히 토트넘 선수단은 젊고, 훌륭한 젊은 감독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들은 혁신적이면서 현대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구사할 수 있고 때로는 내려앉은 후 역습을 노린다. 하지만 그들은 불가능의 진공 (a vacuum of impossibility) 속에 존재한다. 어쩌면 성공은 영원히 그들의 손이 닫지 않는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한 것과 동시에 탑6 구단 중 2개 구단이 패배한 것은 토트넘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이었다. 5위 스퍼스와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승점 차이는 11점까지 벌어질 수 있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승리함으로써 5점까지 좁힐 수 있었다. 아스날은 현재 6위로 내려갔다. 지난시즌 토트넘은 라이벌 아스날보다 낮은 순위로 시즌을 마감하는 징크스를 깨버렸고 이제는 그 징크스를 역사 속에 묻어둔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은 토트넘에게 기억할 만한 시즌이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승점 4점을 획득했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상대로는 승점 6점을 얻었다. 홈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으며 경기당 평균 2골 이상씩 기록 중이다. 올시즌 토트넘 핫스퍼는 경기당 평균 승점이 2점에 약간 모자란 수준인데, 20년 전이라면 이 정도 승점으로도 충분히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토트넘 핫스퍼는 1위와 승점이 20점까지 벌어진 상황이며, 모든 것을 잘 하고 있음에도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토트넘은 굉장히 불안정한 위치에 놓여있다. 챔피언스 리그가 없는 상황에서 현재 토트넘의 스쿼드 중 몇 명이 남을까? 지난 여름에 대니 로즈가 공개적으로 말했듯이, 토트넘 선수들은 자신이 카일 워커의 발자취를 따를 경우, 다른 구단에서 현재 자신이 수령하고 있는 금액의 2배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걸 인지하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 참가로 발생하는 수입이 없어진다면, 토트넘은 선수들을 달래줄 수 있는 급료 인상을 해주기 어려워진다. 또한 챔피언스 리그가 없다면, 토트넘의 프로젝트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질문은 축구계 모든 사람들이 고민해보아야할 문제다. 토트넘은 모든 것들을 잘했다. 돈을 과하게 지출하지 않았으며, 어린 선수를 구매하거나 자체적으로 생산하여 젊은 재능을 키워냈다. 또한 새로운 구장에 돈을 투자하면서 매출 상승을 추구하고 있다. 축구가 단지 석유로 무장한 갑부들의 선전 도구가 아니라면, 토트넘은 다른 구단들이 따라야할 모델이 되어야만 한다. 팬들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황금세대 혹은 메시아적인 감독의 구원을 꿈꿔왔지만, 이제 팀의 발전은 재벌이나 아랍 국가의 지도자 눈에 들어감으로써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토트넘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어쩌면 선수 뿐만 아니라 감독도 영원히 (다른 구단의) 금전적인 유혹에 저항할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다. 스퍼스는 현재 세대에서 구단의 자금력을 향상하고 몇년 내에 -맨체스터 시티가 아부 다비의 부와 펩 과르디올라의 천재성의 조합으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시점이 올 때- 리그 타이틀에 대한 윤곽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리버풀은 토트넘만큼 엄격한 임금 구조에 얽매이지 않으나, 두 구단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리버풀과 토트넘은 맹공을 퍼붓고 리드를 가져가며, 빠른 역습으로 상대를 완전히 찢어놓을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의문점들이 두 구단에게 남아있다. 리버풀은 상대가 압박을 벗어날 경우, 수비가 엄청나게 약해진다. 비르힐 반 다이크 영입은 그 취약함에 대한 처방이 될 수도 있겠지만, 웨스트 브롬전에서 드러났듯이 영입으로 그 문제는 지워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이따금씩 무뎌지는 결점이 있다. 물론 이것은 토트넘이 올시즌 보다 유연한 구단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경기를 지배하기 위해 꼭 점유율을 지배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일부러 점유율을 적게 가져가는 팀을 상대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크리스티안 에릭센에 대한 높은 의존, 올시즌 부진하는 델리 알리의 경기력, 신뢰할 수 없는 무사 시소코의 기량도 문제삼을 수 있다.

 

올시즌 에릭센은 7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에릭센 없는 경기에서 아포엘을 상대로 2승 및 AFC 윔블던을 상대로 승리했지만, 카라바오 컵에서는 반슬리를 상대로 간신히 1-0 승리를 기록했다. 에릭센 없이 치른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와의 카라바오 컵 경기에서는 패배했고 사우스햄턴과의 리그 경기, 뉴포트와의 FA컵 경기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에릭센이 없으면 스퍼스는 창조성이 떨어진다. 에릭 라멜라의 부상 복귀, 루카스 모우라의 영입이 과도한 에릭센 의존을 완화시켜야 하지만, 이러한 높은 의존도는 부족한 스쿼드에서 오는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에릭센이 복귀한다. 리버풀은 높은 지역에서부터 압박을 펼치는 선수기 때문에 굳게 닫힌 수비벽을 허무는 에릭센의 능력이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따로있다. 스퍼스는 그들의 꿈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남쪽으로 4마일 떨어진 아스날을 바라보아야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8/feb/02/tottenham-mauricio-pochettino-model-club-cannot-succ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