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ean Ingle


프리미어 리그가 출범하는 시점, 첼시는 크로스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기꺼이 희생할 탄탄한 잉글랜드형 스트라이커를 원했다. 첼시는 상대팀 센터백과 치열하게 경합하는 케리 딕슨(Kerry Dixon), 믹 하포드(Mick Harford)를 써봤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구하길 원했다. 그 때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바로 지난 주 첼시가 앤디 캐롤 영입을 위해 £20m 비드를 준비 중이라는 기사가 나왔으며 피터 크라우치에게 눈독을 들인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요즘 첼시 팬들이 (이적 루머를 보고) 만우절이 아닌가 확인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요일 아침에는 첼시가 AS로마의 에딘 제코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있었다. 첼시의 고위 간부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몇시간 후, 떠돌이 스트라이커인 번리의 에슐리 반스(Ashley Barnes) 링크가 시작되었다.


캐롤은 지난시즌에만 8차례 부상을 당했고, 크라우치는 다음 주에 37세가 되며 2016/2017시즌 개막 이후로 리그에서10골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반스는 65경기에서 10골을 기록 중이다.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말하자면, 이들 모두는 서로의 의견이 엇갈리는 성적표를 가진 선수들이다. 이들에 대한 첼시의 접근이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선수 개인을 넘어서 살펴볼 사항이 몇가지 있다. 도대체 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구단 중 하나인 첼시가 공의 소유권을 지켜내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내고 크로스를 마무리로 연결짓기 위해 (플레이가) 단순하고 나이 많은 잉글랜드 센터 포워드를 원하는 것일까? 경기는 점차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유기적인 움직임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캐롤, 반스, 크라우치 같은 옵션들이 거론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첼시의 이적 타깃으로) 캐롤, 반스, 크라우치가 거론되는 것에 대한 당혹감은 숫자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옵타(Opta)는 2003/2004시즌부터 경기 기록을 수집했고, 당시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51회의 크로스 공격이 시행되었다. 틀림없이 지난 10여년간 기록한 크로스 횟수 중 가장 높은 수치일 것이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 크로스 횟수는 38회로 데이터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크로스 횟수와 마찬가지로 크로스 성공률 또한 이번시즌 가장 저점을 찍고 있다는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 일반적인 크로스 성공률은 30% 수준이었지만, 올시즌은 22% 미만으로 떨어졌다.


옵타에서 근무하는 던컨 알렉산더(Duncan Alexander)는 (낮은 성공률의) 원인으로 세트피스 기록이 포함되어 집계된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제는 단 1명의 스트라이커만을 배치하거나 아니면 아예 스트라이커를 두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전체 크로스 횟수 중에서 코너킥, 프리킥 상황에서 시행하는 크로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코너킥 혹은 프리킥 상황 시 수비하는 팀은 상대의 공격에 앞서 크로스 공격에 대응할 준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구단 역시 크로스 공격의 낮은 성공률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크로스 공격이 바로 골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92회의 크로스가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데이터가 말하는 결과이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에 통계 컨설턴트를 해주는 개리 제레이드(Garry Gelade)는 훨씬 더 복잡한 계산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서 나온 35,000회의 크로스 공격을 훨씬 심도있게 분석했다. 크로스 공격이 직접 골로 연결되는 것 뿐만 아니라 크로스 공격 이후 6초 이내에 발생하는 사건들까지 고려했다. (페널티킥 획득, 세컨볼 상황에서의 득점 등...) 그의 분석 결과, 평균적으로 크로스 47회당 1골이 만들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물론 크로스 지점, 크로스를 올리는 선수의 능력에 따라 성공 확률은 급격하게 변할 수 있지만, 1992/1993시즌의 프리미어 리그 득점 순위와 현재의 득점 순위를 살펴보면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25년 전, 득점 순위 1위는 레스 퍼디난드였다. 앨런 시어러, 폴 윌킨슨(Paul Wilkinson), 브라이언 딘(Brain Deane), 마크 휴즈, 리 채프먼, 이안 올니(Ian Olney), 이언 도위(Iain Dowie) 같은 다른 빅맨(big men)들을 득점랭킹 상위 20위 안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올시즌 득점 순위에서는 해리 케인, 로멜루 루카쿠, 알바로 모라타, 웨인 루니같은 훌륭한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발이 빠른 선수들로 가득 차 있다.


그렇다면 왜 첼시는 캐롤, 크라우치, 반스를 고려하는 것일까? 대다수 사람들은 세련된 축구가 원시적인 축구에게 자리를 내주는 경기 막바지 상황에서의 플랜B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맨체스터 시티처럼 플랜A를 기막히게 활용한다면, 플랜B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제쳐두고 캐롤, 크라우치, 반스가 정말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캐롤은 웨스트 햄에서 64경기를 교체 출전하여 6골을 기록하고 있다. 크라우치는 146경기 교체 출전에서 15골을 넣었으며 캐롤보다 월등히 낫다고 볼 수 없다. 두 선수 모두 60경기를 교체 출전하여 17골을 기록한 올리비에 지루보다 교체 카드로서 한참 모자라다. 지루는 약 4경기 교체 출전마다 1골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대충 만드는 플랜B는 주의해야만 한다. 제레이드의 연구 데이터는 이렇게 말한다 : 크로스로 골을 넣을 확률은 후반전 경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상승하지만, 85분을 기점으로 성공률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경기를 리드하고 있는 팀은 더 깊은 위치에서 수비를 시작하고, 공격하는 팀은 될 대로 되라는 식의 공격을 펼치기 때문이다.


비록 캐롤과 크라우치의 경기 스타일이 구식의 방법이 되었으나 웨스트 햄과 스토크는 두 선수가 경기에 뛸 때 더 좋은 공격을 선보인다. 득점과 찬스 메이킹 통계는 이 주장을 뒷받침 한다. 특히 캐롤의 출전 여부에 따른 웨스트 햄의 공격 통계는 놀라울 정도로 차이가 난다. 2015/2016시즌 개막 이후, 웨스트 햄은 캐롤이 경기를 뛸 때, 90분당 1.51골을 기록했다. 한편 캐롤이 없을 때 90분당 평균 득점은 1.13골까지 떨어졌다. 이는 캐롤이 경기를 뛸 때, 약 3경기당 1골이 더 추가되는 셈이며, 1시즌 전체로 놓고보면 14골이 더 추가된다는 것이다.


물론 웨스트 햄과 스토크의 공격력을 상승시키는 것과 첼시의 공격력을 상승시키는 것은 꽤나 다른 일이다. 제코 영입은 분명한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 첼시는 과거 시대의 선수가 아닌 미래 지향적인 선수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8/jan/21/andy-carroll-peter-crouch-chelsea-west-ham-united-stoke-c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