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ean Ingle


에버튼이 로날드 쿠만을 경질 하자마자 그 자리를 대신할 후보군에 너무나도 뻔한 이름들이 등장했다. 아니나 다를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소시에다드, 선덜랜드에서의 연이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데이빗 모예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었다. 샘 앨러다이스 역시 등장했다. 레스터 시티에게 패배하기 이전까지는 아카데미 및 U23팀을 지휘하는 데이빗 언스워스가 가장 유력한 선두주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언스워스의 감독 이력이 부족함에도 말이다.


구디슨 파크에서 누구를 선임하든간에 이 후보군에 속해진 부류들은 또 다른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감독 자리에 공석이 발생했을 때, 다시 등장할 것이다. 이것이 시스템이 돌아가는 방식이다. 씻어서 재활용하고 또 그 과정을 반복하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날 감독들은 불교 신자처럼 죽음과 부활을 감독이란 존재의 근본적인 사항으로 수용한다. 


점점 더 많은 구단이 준수하나 그렇다고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는 선수에게 미친 듯이 돈을 쓰고 있다. 결국 에버튼은 길피 시그루드손 영입을 위해 스완지 시티에게 £45m을 지불했다. 이런 상황에서 능력이 증명된 감독을 빼오기 위해 돈을 쓰지 않는건 이해되지 않는다.


유럽 주요 구단의 컨설팅을 담당하는 <21st Club>의 오마르 차우드후리(Omar Chaudhuri)는 데이터 상으로도 감독에게 돈을 쓰는게 맞다고 말한다.


차우드후리의 주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 기존에 있던 자원이 평균적인 수준의 선수고 동일한 자리에 스타급 선수를 영입할 때, 그 효과는 1시즌 승점 5점 정도에 그친다. 승점 5점은 터무니없이 적은 수치처럼 느껴지나 이렇게 생각해보자. 프리미어 리그 하위권팀은 승점 30점 근처의 성적을 낸다. 여기서 모든 선수를 바꾼다고 생각해보자. 선수 1명당 5점이니까 11명을 바꾸면 승점이 85점에 근접한다. 승점 85점이면 우승에 근접하는 승점이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감독이 퍼포먼스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목격했다. 어려운 일정에서 벗어난 효과일 수도 있고 전임 감독에게는 오지 않았던 행운이 온 것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감독은 1시즌에 최대 승점 10~12점의 상승을 가져온다." 차우드후리가 말했다.


보통 감독의 효과는 승점 10~12점보다는 작지만, 트레이드오프(trade-off) 관계는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 두가지 선택 사항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마르코 실바 혹은 마르셀리노를 £10m에 데려오는 것과, 평균적인 능력을 갖춘 선수를 그 2배의 가격 £20m을 주고 사오는 것. 여기서 왜 후자를 택하는 것일까?


차우드후리는 덧붙여 새로운 감독 대다수가 수비 향상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는 어찌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주장이다. 전임 감독은 보통 팀이 연패를 기록할 때 짤리며, 연패는 지나치게 많은 골을 허용해야 발생하기 때문이다.


브렌트포드와 FC미트윌란에서 분석가로 근무했던 테드 넛슨(Ted Knutson)은 감독의 재능이 U자 형태의 분포를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최고의 감독과 최악의 감독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중간 수준의 능력을 지닌 감독들은 선수 퀄리티, 구단의 영입 전략, 행운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


물론 대다수 감독들은 임기 도중 실패한다. 90년대 잉글랜드 리그의 감독 평균 수명이 3년 이상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이젠 구시대적으로 느껴진다. 지난시즌 9월부터 6월 사이 경질된 감독만 60명이었다. 1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감독은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아브람 그란트가 첼시를 챔피언스 리그 결승으로 올려놓았고 로베르토 디 마테오는 첼시를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는데 우리는 어떻게 괜찮은 감독을 구별해낼 수 있을까? 차우드후리와 넛슨은 감독의 능력과 구단이 보유한 선수의 재능을 명확하게 구분해내 판단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걸 인정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팀의 기본적인 통계수치 및 구단 예산과 함께 결과를 고려한다면, 매시즌 지속적으로 지원 수준을 능가하는 결과를 생산해낸 감독을 분별하는게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물론 그 이상의 고려사항 역시 존재한다. <21st Club>처럼 컨설팅 역할을 해주는 입장에서는 구단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묻는다 : 제한된 예산에서 성적을 내는 것이 우선인가? 특정 플레이 스타일을 고수하는 감독을 원하는가? 젊은 선수를 육성하는 재능을 중요시 하는가? 그 이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가중치를 주어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리스트를 뽑아낸다.


<StatsBomb> 사이트를 운영하며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넛슨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구단에게 선택을 요구하지 않고 단지 더 나은 옵션을 보여줄 뿐이다. 또한 우리는 나쁜 감독을 지나치게 빨리 경질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비교분석 해주는데 그것은 아주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계속해서 구단은 최고의 후보자를 찾는데 충분한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결국에는 잇따라 감독을 경질하는데 수없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끊임없는 실패는 순환되어 이어져 간다. 이적시장에서 선수 가격은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의 초인플레이션 수준에 근접했다. 이제 구단은 감독을 선임하는 기존의 방식이 만족스러운지 질문을 던져야할 것이다. 만족스럽지 않다면 능력이 입증된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충분한 돈을 써야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oct/30/football-european-clubs-managerial-appoint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