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디에고 시메오네가 2011년 12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하게 되었고 그 말은 즉슨 시메오네가 이제 아르헨티나에서 자신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상당한 시간적 제약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 부임이 확정되었을 때 그의 아들은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럼 아빠는 이제 메시, 호날두랑 싸우는 거에요?" 아들도 그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거다.


시메오네는 마드리드에서 보낸 4년 반의 시간 동안 메시에게 딱 2번의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그 2차례의 타이밍은 매우 절묘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또 다시 8강에서 좌초시켰다. 아틀레티코의 바르셀로나전 승리는 상대의 스타 선수를 무력화시키는 탁월한 예시로 설명될 수 있을만큼 훌륭했다. 지금껏 시메오네에게 메시는 골칫덩어리였으나 이번에는 그 문제를 해결했다.


아틀레티코는 호날두로 대표되는 레알 마드리드와 또 한차례의 대결을 펼칠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또 다른 거인을 물리쳐야만 한다. 1974년 유러피언 컵 결승전, 아틀레티코는 루이스 아라고네스의 프리킥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1:0 리드를 가져갔다.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서 아틀레티코는 스페인 클럽 2번째로 유러피언 컵을 차지하는 팀이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 게오르그 슈바르첸벡이 동점골을 넣어버렸다. 바이언은 재경기에서 아틀레티코에게 4:0 승리를 거두었고 아틀레티코는 그로부터 40년 후에야 다시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또 다시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아틀레티코는 추가시간 동점골을 내주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관점에서 바이언을 4강에서 꺾고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는 것이 유러피언 결승전 악몽을 씻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 것이다.


다가올 바이언과 아틀레티코의 대결은 1974년 결승전 이후 두 팀의 첫번째 대결이다. 시메오네는 과르디올라와 딱 1번 경기해봤고 당시 바르셀로나가 2:1 승리를 기록했다. 이번에 아틀레티코가 8강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한 것은 바이언을 상대하기에 아주 좋은 훈련이 되었을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바이언에서 더 진화했고 더 이상 4-3-3에 얽매이지 않으며 이제는 위험을 조금 더 감수하며 플레이 펼치고 롱볼 활용에도 마음의 문을 열어둔 상태다. 어찌되었건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에 심은 축구주의는 뮌헨에서도 똑같이 뿌리내렸다.


분명 두 팀의 대결에서 바이언은 아틀레티코를 상대로 점유율을 지배할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2경기 합쳐서 72%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상대의 점유율이 높은 것은 시메오네에게 골칫거리가 되지 못한다.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는 공없는 상황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에 상당히 숙련된 모습이며 그가 내세울 4명의 미드필더들은 언제든지 뒤로 물러서 수비 라인으로부터 10야드 미만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아틀레티코 선수들은 바이언의 공간을 죽일 것이며 동시에 적극적으로 앞에서부터 바이언을 압박하기도 할 것이다.


바르셀로나와의 2차전 경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아틀레티코가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풀백 사이의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공을 차단했다는 점이다. 바르셀로나가 전형적으로 후방에서 볼을 뿌리는 방식을 방해한 것인데 이런 성향은 과르디올라의 바이에른 뮌헨과 교집합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딥-라잉 미드필더인 사비 알론소 혹은 티아구 알칸타라가 부스케츠의 역할을 맡고 좌우에 위치한 공격적인 풀백(필립 람과 다비드 알라바)이 바이언이 바르셀로나와 똑같은 전개를 펼칠 수 있게 만든다. 시메오네는 이 공간을 반드시 노릴 것이다.


수비의 마스터 시메오네 vs 가장 강력한 파괴자, 티키-타카의 대부이자 현대 축구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전략을 보유 중인 과르디올라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이 대진은 상당히 흥미롭다. 경기가 시작되기 이전까지 과르디올라가 주어진 선수 자원을 어떻게 배치할지 확신할 수가 없다. 과르디올라의 선택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걸 대비하고 직접 맞서 싸워야하는 시메오네에게는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시메오네에게만 골칫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바이언은 후반기에 살짝 리듬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더글라스 코스타는 크리스마스 이전의 경기력이 아니고 유벤투스, 벤피카와의 경기에서는 지나치게 공을 점유하려는 모습도 있었다. 바이언이 겨울 휴식기 이후에 놓친 승점이 12경기에서 단 7점뿐이라는 사실은 바이언의 후반기 부진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유럽 대항전에서 수비력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분명한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마누엘 노이어는 유벤투스, 벤피카와의 2차전에서 실수를 저질렀고 바이언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유벤투스의 압박은 시메오네에게 분명한 참고사항이 될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최근 3차례 모두 4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시즌에는 자신이 기반을 다져두고 떠난 바르셀로나의 뛰어남에 무릎을 꿇었지만, 그 이전의 2차례 패배는 모두 실용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결정적인 역습 상황을 노리는 팀에게 당한 것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 아틀레티코는 이 사실에도 주목할 것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15/2016 UEFA 챔피언스 리그는 시메오네 아들의 체크리스트를 따를 수 있을까. 메시를 이긴다? 그건 이번에 해냈다. 호날두를 이긴다? (최근 마드리드 더비 전적을 본다면) 아마 그럴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아틀레티코는 펩 과르디올라를 무찌르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야 한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pr/15/diego-simeone-pep-guardiola-atletico-madrid-bayern-munich-champions-league-semi-fi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