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2014/2015시즌에는 8월이었고 2013/2014시즌에는 3월이었다. 2012/2013시즌에는 1월이었고 2011/2012시즌에는 3~5월이었다. 그리고 2015/2016시즌은 바로 지금이다. 아스날에게는 매시즌마다 우승 후보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시기가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완지 시티에게 패배한 것은 우리의 뇌리에 가장 깊숙히 박혀버린 모습이 아닐까 싶다. 강력함의 부족은 아스날의 우승 가능성을 죽이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스완지 시티에게 홈에서 패배했는데 이번에도 동일한 결과가 발생했다. 그리고 아스날은 지난시즌 동일 라운드보다 고작 승점 1점을 더 획득한 상황이기 때문에 팬들은 더욱 열받고 있다. 이번에도 관습적으로 3~4위를 향해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며 프리미어 리그 우승 트로피는 점차 손에서 멀어져 간다.
과거 10년간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왔던 스토리와 올시즌 프리미어 리그의 스토리는 완전히 다르며 전례없는 수준의 흐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번에 아스날이 실패하는 것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실패한다고 볼 수 있다.
아스날은 (아스날만의 기대치에 있어서) 굉장히 평범한 수준의 승점을 벌어들이고 있다. 현재까지 경기당 평균 승점은 1.82점인데 스완지를 상대로 승리했다면 1.93까지도 상승이 가능했다. 지난 10년간 아스날의 평균적인 승점은 1.92점이었는데 올 시즌에는 게다가 득점까지 누적된 평균값에 못미친다.
28경기가 지난 현재, 아스날은 경기당 평균 1.57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 기록이 시즌이 끝나는 순간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한다면, 아스날은 시즌이 끝날 시점 60득점을 기록하게 되는데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최저 수치가 될 것이다. 지난 10년간 아스날은 경기당 평균 1.88골을 기록해왔다.
현시점에서 아스날 입단이래 최악의 골가뭄 현상을 겪고 있는 올리비에 지루에게 대중의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 두드러진 활약이 없는 시오 월콧도 마찬가지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점을 두어야할 부분은 다른 곳에도 있다. 수년간 아스날은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동시에 공을 점유할 줄 아는 선수들로 팀을 꾸려왔고 이런 특징은 아르센 벵거 임기 마지막의 동의어처럼 되버렸다. (벵거는 부임 초기 탄탄한 선수들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 축구를 곧잘 구사했었다. 패트릭 비에이라, 엠마뉴엘 프티, 질베르투 실바가 백4를 보호하고 니콜라스 아넬카, 티에리 앙리, 프레드릭 융베리, 마크 오베르마스 같은 선수들이 위협적인 역습을 펼쳤다.)
아스날은 최근 들어서 엉덩이를 뒤로 뺀 경기, 상대의 거센 공격적 압박을 견뎌내는 경기를 펼치기도 했고 그 결과 지난시즌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했으며 올시즌에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홈에서 2:1 승리를 기록했다. 또한 높은 지역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면서도 승부를 본다. 지난시즌 리버풀을 상대로 홈에서 그렇게 경기했고 올시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해 3:0 승리를 기록했다. 그러니까 아스날은 보다 더 유연해진 것이다.
현재 아스날의 수비 기록은 2009~2012년의 기록보다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경기당 1골을 실점하고 있다. 만약 이것 또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시즌이 끝나는 순간 2014/2015시즌의 실점보다 2골 더 많은 실점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2005년과 2009년보다 약간 안좋은 기록이지만, 그 때 아스날은 총 68득점을 기록했었다.
경기당 득점과 실점이 아스날의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진 못한다. 강팀에게 수비적 약점을 노출하더라도 약팀을 5:0으로 박살내버리면 득점과 실점 기록은 충분히 그럴싸하게 포장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아스날이 4골 이상 넣은 경기는 평균 4.5회였는데 올 시즌에는 그 횟수가 딱 1차례에 불과하다. 그런데 상위권팀을 상대로 얻어낸 경기당 평균 승점은 현재 1.56점으로 이 부분에서 리그 2위이다. (1위는 토트넘) 지난 3시즌간 아스날은 이 부분에서 6위, 5위, 8위를 기록했었다. 상위팀을 상대로 경기당 평균 1.06점을 벌어왔었다. 아스날이 경기 접근법을 수정하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볼 수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이제 아스날은 상위권 팀에게 과거처럼 두들겨맞지 않는다. 그런데 중위권에게 승점을 헌납하고 있다. 아스날은 중위권 상대 성적에서 리그 13위를 기록 중이다. 그래서 우승 트로피가 아스날에게 가까이 다가왔으나 아스날은 이렇게 또 다시 우승에서 스스로 멀어져갔다.
수년간 아스날의 문제점은 전술적인 부분, 특히 벵거의 완고함으로 인한 실패라 인식되었다. 여전히 (벵거의 전술에 대한) 지적이 일부 사실이라 할 수는 있으나 이번의 경우는 멘탈적인 문제인 것으로 보여진다. 어쩌면 아스날은 실패하는 방법을 새로 발견한 것일 수 있다.
벵거는 종종 아스날의 '정신적 강인함'에 대해서 언급한다. 그러나 벵거가 그 강인함을 언급하는 순간은 항상 패배가 유력한 순간이었고 그 때야 선수들을 독려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어쩌면 그런 결점들이 아스날이 스스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을 갉아먹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벵거의 독려는 오직 그것 뿐만이 아스날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희망일 때, 상황이 너무나도 좋은 순간 아스날 선수들이 긴장을 풀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mar/03/arsenal-fail-title-arsene-we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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