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 과 4-5-1의 싸움은 4-4-2 와 4-4-2의 싸움으로 변했다. 리버풀은 단지 경기에서 이기는 것뿐이다.
케니 달글리쉬 감독은 놀랍게도 리버풀의 3명의 센터백을 동시 기용했다. 벨라미는 벤치에 있고 앤디 캐롤은 나홀로 기용되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나니,루니,존스 없이 경기를 치뤄야했고, 4-5-1 카드를 선택했다. 웰백을 최전방 공격수로 스콜스를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가장 깊숙히 배치시켰다.
격렬한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경기는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중앙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가져가고자했으며, 오픈 플레이에서 창조성은 결여된 상태였다.
리버풀의 포진
첫번째 의문은 리버풀이 어떠한 포진으로 경기에 임하는가였다. 언론들은 리버풀이 3-4-2-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할 것으로 생각했다. 제이미 캐러거는 예상과 달리 '센터 하프'로 배치되었다. 두명의 센터백 앞에 미드필더 위치에 고정되었다.
달글리쉬의 리버풀이 어떠한 전략으로 경기에 나서는지에 대해서 예상할 수가 없었다. 캐러거까지 포함하여 3명의 선수를 수비에 둘 수도 있겠지만, 유나이티드가 단 한 명의 공격수를 선택한 상태에서 캐러거까지 사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것이였다. 그는 미드필드에서 공간이 남는 자리에 캐러거가 뛰기를 바랬을 것이다. 캐러거는 리버풀 전술에 유연성을 불어넣었고, 유나이티드가 공격수 수를 늘려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였다. 이런 선수에 대해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미드필드 싸움
다시 말하자면 캐러거는 미드필드에서 임기응변으로 홀딩 역할을 맡는 것이였다. 홀딩 미드필더 소화가 가능한 센터백들처럼말이다.(좋은 예로는 에버튼의 욘 헤이팅하를 들 수 있다) 캐러거는 상대 선수를 쫓는 것을 선호한다.이런 점에서 루카스는 다른 유형의 선수라 할 수 있다. 루카스는 두 역할 모두 잘할 수 있지만, 상대 선수를 쫓아다니는것 보다는 수비와 미드필더들 사이에서 에너지 넘치게 쓸어버리는 것을 더 잘하는 선수이다.
어쨋든 유나이티드는 미드필더 라인을 깊숙히 내렸다. 따라서 캐러거가 따라다닐 선수가 없게된 상황이다. 그는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듯했다. 리버풀이 중원대결하는데 캐러거의 패싱 능력과 기동력은 모자랐다. 따라서 유나이티드가 전반에 중원에서의 플레이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볼을 굉장히 잘 돌렸다. 미드필드에서 트라이앵글을 형성하는 것에 유연성을 갖고 있었다. 또한 스콜스는 페널티 박스에 나타나기도했다.
미드필드에서 어웨이팀이 우위를 가져갔다. 물론 이는 4-3-3과 4-3-3의 싸움이였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던 일이였다. 양 팀의 미드필더 중 가장 여유롭게 공간이 남던 선수들은 바로 스콜스와 캐러거다. 과연 누가 볼을 많이 다루면서 경기에 영향을 더 미칠 것인가? 논쟁거리 조차되지 않는다. 캐러거가 23개의 패스를하는데 그친 반면 스콜스는 75회의 패스를 시도했다.
득점
유나이티드가 소유권을 지배했지만, 지속적인 압박으로 이어가지는 못했다. 이 경기에서 흥미로웠던 전술을 그들이 양 윙어를 이용하는 방식이였다. 클래식 윙어답게 발렌시아는 터치라인 부근에서 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중앙 지향적으로 변해갔다. 실제로 전반이 끝나기 전에는 4-4-1-1 포메이션을 형성한 것 같았다. 박지성이 웰백 아래서 뛰고 긱스는 박지성의 빈 자리인 왼쪽을 담당하는 형식으로 말이다. 왼쪽에서는 파트리스 에브라가 계속해서 전진하여 스튜어트 다우닝을 뒤로 밀어내고 있었다. 이 전술을 요약하는 바가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득점 상황이다. 오른쪽에서 오는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침투한 박지성이 마무리 지으면서 득점이 나왔다.
리버풀은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다비드 데 헤아 주위에 선수들이 몰리게 만드는 것은 효과적이였고, 공은 데 헤아가 나설 수 없는 곳으로 올렸다. 가장 이상했던 점은 상대 선수들은 데 헤아가 공을 잡지 못하게 시도하는중인데, 데 헤아는 마치 불안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자한다는 듯이 자꾸 공을 잡으려 나왔다는 것이다. 만약 데 헤아가 앞으로 나오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있었더라면, 그는 쉽게 그 슛을 막아냈을 것이다.
후반전
전술적인 부분에서 15분 동안 변한 것은 없었다. 단 한가지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바로 리버풀이 코너킥 전략을 바꾼 것이다. 더 이상 데 헤아 근처에 있지 않았다. 이것이 데 헤아가 눈에 띄게 불안해보이게 만들었다. 성공적인 전술이 꼭 영리한 속임수는 아니다. 이런 상황은 단지 유나이티드가 대처하지 못한 상황인 것이다. 리버풀은 오픈 플레이에서 계속 창조성을 보이지 못했고, 이상하게도 데드볼 찬스에서 유나이티드에게 이득이 되는 모습들을 보였다.
60분에 달글리쉬감독은 포메이션은 유지한 상태로 두 선수를 교체했다. 찰리 아담은 캐러거의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막시 로드리게스를 빼고 카윗을 투입, 다우닝을 왼쪽으로 옮겼다.
(최소한 그러한 교체가 피치 위에서는 효과적으로 먹혔다. 사실 약간 다른 방식의 교체였다. - 아담과 막시를 캐러거와 카윗을. 확실히 자연스러운 교체는 아니였다. 4-3-3에서는 보통 윙어는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는 중앙 미드필더와 교체를 한다. 물론 의도적으로 이렇게 된 것은 아닐 것이다. 대기심에게 교체 서류를 주는 과정에서 엉킨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잘못 교체되는 상황은 상대에게 혼란을 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이기도 하다.)
제라드가 잠시 홀딩 역할을 수행했지만, 아담이 이어 받았다. 물론 아담이 홀딩 미드필더는 아니다. 볼튼과의 경기에서 리버풀은 제라드와 아담이 상대 선수의 질주를 막지 못하는 것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패스를 중심으로 두는 인내심이 필요했던 이 경기에서 아담은 홀딩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다. 유나이티드에게는 전형적인 10번(공격형 미드필더)나 질주가 가능한 미드필더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리버풀이 교체로 한결 편해보였다. 자연스럽게 패스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투입되었고, 패스가 한층 빨라지기 시작했다.
4-4-2
종료 15분 정도를 남겨두고 양팀의 감독은 같은 변화를 추구했다. 두 감독 모두 베테랑 미드필더를 빼고 스피드를 갖춘 공격수를 투입했다. 제라드와 벨라미가 교체되었고, 스콜스와 에르난데스가 교체되었다. 두 감독 모두 재경기를 원치 않았던 것 같다. 모두 공격적인 선택을 취했으니 말이다.
더욱 개방적인 경기가 진행될 수 있게 되었다. 수비 라인은 뒤로 내려가게되고 남는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미드필더들도 수비수들과 같은 이유로 달라졌고, 스콜스를 잃은 유나이티드는 경기 컨트롤을 못해가고 있었고, 리버풀은 뒤늦게 점차 나아지고 있었다.
카윗의 결승골
여지껏 미드필더들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승부를 결정지은 것에 미드필더들은 아무런 관여가 없었다. 페페 레이나의 롱킥, 캐롤의 헤딩, 카윗의 마무리로 리버풀이 승리를 가져갔다. 에브라의 위치선정은 아쉬웠다. 이날 경기에서 두 골 모두 캐롤이 관여했다. 아마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꺼낼 수 있는 수비 조합중 에반스-스몰링 조합이 최선이겠지만, 몸싸움이 강한 스트라이커에게 고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연 벨라미의 투입이 유나이티드 수비진을 뒤로 밀어냈고, 이것이 골을 만들어냈는가?
55분에 비슷한 상황으로 레이나의 롱킥 상황이 있었고, 실점 장면에서는 유나이티드 수비진들은 그 때보다 10~15야드 정도 더 뒤로 위치해있었다. 만약 스몰링이 더 뒤로 내려가지 않았더라면, 카윗은 오프사이드에 걸렸을 것이고 1-1로 경기를 마무리지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론
양 팀 모두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축구를 보여주진 않았다. 경기에서 있던 사건으로 잊혀진 리그 경기에서는 독창성과 창조성이 부족했다. 골들은 코너킥, 크로스, 긴 골킥으로부터 나왔다. 경기에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패싱에 기반을 두었지만, 아름다운 경기는 아니였다.
이 경기는 두 번의 싸움이 있었다. 4-5-1로 맞붙은 75분 동안은 유나이티드의 패싱 능력이 뛰어났기에 그들이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4-4-2로 맞붙은 싸움에서는 리버풀이 다이렉트 플레이에 적합한 장신의 공격수를 보유했기에 승리를 가져갔다고 볼 수 있다.
캐롤이 득점 장면에서 화려해보이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도움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아마도 이 경기가 캐롤의 리버풀 커리어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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