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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15 카일 워커에게 £50m?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은 미쳤다.


by Jonathan Wilson


카일 워커 영입을 위한 금액이 £50m. 이것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워커를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다. 지난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워커보다 더 뛰어난 라이트백이 있었던가? 하지만 여전히 카일 워커에게 £50m을 쓴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풀백의 역할이 과거보다 중요해졌다는 점이 워커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안루카 비알리(Gianluca Vialli)는 라이트백 포지션은 언제나 팀에서 실력이 가장 떨어지는 선수가 차지한다고 말했었다. 좋은 수비수는 중앙에서 뛰고 기술력이 있는 선수들은 미드필더로 이동하며, 레프트백은 왼발잡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희소성을 가지며 그들은 라이트백과는 달리 취급된다. 풀백에서 뛰어난 공격력으로 각광받았던 초기 3인 : 니우통 산투스(Nilton Santos), 지아친토 파케티(Giacinto Facchetti),실비오 마르솔리니(Silvio Marzolini) 역시 모두 레프트백이었다. 이렇게 각 포지션별로 재능있는 선수들이 배치된 이후 남는 자리가 라이트백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풀백은 과거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 포지션이 되었다. 백4를 사용할지라도 풀백의 공격적 영향력은 중요하다. 이제 풀백은 스피드, 스태미나, 수비 퀄리티 뿐만 아니라 선수 1명은 제칠 수 있는 능력, 크로스를 올릴 능력도 갖춰야한다.


물론 키어런 트리피어가 지난시즌 워커보다 경기당 평균 크로스 정확도에서 워커보다 50% 가량 뛰어난 결과를 남겼지만, 워커 역시도 이 모든 능력을 갖췄다. 높은 클래스를 지녔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옵션이었던 다니 알베스를 영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티가 워커를 대안으로 삼은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워커는 별다른 우승 경력도 없고 솔직히 말해서 정말 뛰어난 축구 선수이지도 않다. 다만 프리미어 리그 경험이 풍부할 뿐이다. 


펩 과르디올라는 풀백에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도 요구하기 때문에 워커가 그런 요구를 수행할만한 기술적 역량을 갖췄는지 논의할 여지가 있다. 물론 어쩌면 워커 영입이 시티가 전통적인 방식의 풀백 활용으로 노선을 바꾼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워커가 맨체스터 시티 스쿼드에 자산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워커의 가격이 £50m 심지어 여기서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핵심을 짚어낼 수 없다. 시장수요에 의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시장은 점점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올 여름 터무니없는 영입은 워커 뿐만이 아니다. 로멜루 루카쿠 £75m ,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53m, 모하메드 살라 £37m, 조던 픽포드 £30m 우리는 꽤 훌륭한 라이트백이 £50m까지 치솟은 것을 후대에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축구계가 거품에 휩싸이고 있지만 워커 딜은 아주 두드러진다. 워커는 27세이며 지금까지 고작 5골을 넣었을 뿐이다. 어쩌면 워커의 이적료가 높게 책정되는 것이 골만으로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 새로운 기류일 수도 있지만, 논점은 워커가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서 한참 동떨어진 것 둘째치고 스튜어트 피어스(Stuart Pearce), 스티브 니콜(Steve Nicol) 만큼도 못하다는 것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경기를 소화한 횟수도 고작 27차례에 불과하다. 물론 지금 워커는 여지없이 잉글랜드의 1순위 라이트백이지만, 1년 전만 하더라도 로이 호지슨이 나다니엘 클라인을 선호했던 것에 대해서 크게 문제삼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워커가 역사상 가장 비싼 수비수가 된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은 단체로 미쳐있는 것 같다. 지금 프리미어 리그는 축구 역사상 가장 비싼 백5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 워커, 존 스톤스, 다비드 루이즈, 엘리아큄 망갈라, 루크 쇼. 최근에 있었던 중계권 계약으로 인해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 모두가 포브스 선정 연간수입 상위 30위에 모두 랭크되었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아랍계 인물들, 재벌 등으로 인해 이제 프리미어 리그에서 £50m은 이제 별로 큰 돈이 아니게 되었다. 구단의 재력이 입장료와 아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지니던 시절은 지났다. 


만약 지난시즌 감소한 시청자수가 앞으로도 지속되는 트렌드라면, 스포츠 채널을 재편성한 Sky사의 결정이 앞으로의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로 인한 것이었다면,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지출된 이적료는 극단적으로 인플레이션 되어있다.


17세기 초 네덜란드의 튤립 구근 거래는 모자이크 바이러스로 인해 전례없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수년간 협회와 교회는 경고 메세지를 보냈지만 가격은 끊임없이 상승했다. 1637년 2월 어느날 갑자기 선페스트가 발병했고 하를렘에 위치한 시장에는 더 이상 튤립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았다.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고 터무니없는 가격에 팔리기 시작했던 튤립의 가격은 더 이상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하룻밤 사이에 망해버렸다.


이적료로 인해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1905년 미들즈브러가 알프 콤몬(Alf Common)을 선덜랜드에서 영입하기 위해 £1k란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반응은 이제 가소롭기만 할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축구계 호황은 계속 이어져왔다. 스포츠계 내부의 경제 체계는 탄탄해서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이적료들이 합당하게 느껴지게 만들 수도 있다. 어쩌면 하를렘의 상황이 축구계에는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하를렘의 상황이 언젠가 오게 된다면, 맨체스터 시티는 카일 워커를 무려 £50m에 구매한 것이 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jul/14/kyle-walker-manchester-city-madness-premier-lea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