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ary Neville


"애송이들로는 우승을 할 수 없다" 라고 말했던 앨런 핸슨이 맞이했던 순간을 이번에는 내가 경험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아스날이 리그에서 우승한다면) 나만큼 기뻐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나는 아스날이 현재의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할 수 없다고 비판했는데 그들이 나의 생각이 틀렸음을 우승이라는 결과물로 보여준다면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그들이 우승을 한다면, 지금까지 리그 역사와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이 된다.


아스날은 뛰어난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위대한 풋볼 클럽이다. 지금까지 잉글랜드 리그 챔피언을 나열해놓은 리스트를 보면 우리는 쉽게 아스날이란 이름을 찾아볼 수가 있다. 


70~80년대를 주름잡았던 리버풀, 1990~2000년대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비에이라와 프티가 이끌었던 아스날의 베스트11, 프랭크 람파드를 필두로 마이클 에시앙, 클로드 마켈레레가 포함된 조세 무리뉴의 첼시 1기와 콤파니, 데 용, 야야 투레가 있는 맨체스터 시티를 보면 선수들이 자신들의 개성을 갖추고 있으며 파워 넘치며 승리를 향한 강력한 욕구를 지녔음을 알 수 있다.


과거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결코 예외가 있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에버턴으로 더 먼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우승은 앞선에 위치한탁월한 기술력을 가진 6명의 선수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탁월한 기술과 강력한 개성, 파워, 속도가 균형추를 이루었을 때 우승이 가능했다. 1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던 블랙번, 리즈에게도 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리그는 개성이 강한 선수가 있지 않은 팀에게 우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케빈 키건의 뉴캐슬은 좋은 선수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우승에 실패했다. 집권 초기와 달리 현재 피치를 지배할 수 있는 강력한 개성있는 캐릭터, 파워 있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아르센 벵거의 아스날 역시도 지난 10년간 리그에서 우승이 없다. 내가 말하고자하는 유형의 선수들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세트피스 득점으로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와야할 때, 2~3명이 부상으로 이탈해있고 챔피언스 리그로 피로가 가중되는 순간에 더 큰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지난 3~40년간 지속된 분명한 사실을 애써 무시할 수는 없다. 순수한 축구는 이제 더 이상 없다. 물론 외질, 램지, 산체스, 지루, 코클랭을 데리고 기술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순수한 축구를 보여주는 아스날에 즐거움을 느낄 수는 있지만, 이들로는 속도, 파워, 높이 싸움에서 확실한 우세를 점할 수가 없다. 지루는 상대 수비수의 뒷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코클랭은 그나마 현재 자원들 중에서 유일하게 수비적인 지능을 갖춘 선수다.

 

나는 티에리 앙리에게 파워와 속도를 중시했던 아스날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체격이 작은 선수, 기술적인 선수에 엄청난 비중을 두는 변화를 결심하게 되었는지 물어봤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아르센 벵거가 영입하는 선수들의 프로필 변화를 보면 그에게 감점을 줄 수밖에 없다. 나는 최근 방송에서 아스날이 '오만하거나 순해 빠졌거나' 라고 표현했었다. 물론 헤드라인은 모두 오만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두었지만... 나는 결코 아스날에게 무례하려했던 것이 아니다.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지금의 방식으로는 우승을 할 수 없다. 만약 아스날이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그저 순진한 축구를 펼치는 것일 뿐이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했던 경기에서 나는 아스날이 카솔라와 코클랭으로 파워싸움을 했었는데 이런 플레이가 아스날에게 아주 기본적인 규범으로 자리잡는 여부는 지켜봐야한다. 지금 아스날 축구로는 정상을 차지할 수 없다.


방송 생활을 하면서 나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것에 항상 조심하게 된다. 내 발언의 신뢰성 유지를 위해서도 그렇고 내가 사실이라고 보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한명인 아르센 벵거에게 악의를 품고 거센 발언을 하는 전직 프로선수로 남고싶지 않다.


티에리 앙리는 아르센 벵거가 결코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앙리는 벵거가 지금의 방식으로 리그에서 우승하고 싶어하며 현재의 축구를 이어가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또한 자신이 틀렸음을 설득하려는 것 역시 거부하려할 것이라고 한다. 나는 지난 일주일간 아스날에 대해서 거센 발언을 해왔는데 시즌이 끝나고나서 아스날이 리그에서 우승하여 아스날 팬들이 내가 했던 발언들을 가지고 조롱을 해도 좋다. 나는 기꺼이 나의 패배를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사례들은 결코 그럴 일은 없을거라고 이야기한다. 리버풀전에서 전방에 나선 6명의 선수 구성으로 리그에서 우승한다면 리그 역사는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지난 10시즌간 아스날은 3위 혹은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것만으로도 아스날이 그 시간 사이에 발전이 부족했음을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다. 내 현역시절을 회상해보면 아스날이 챔피언이었던 시기에 상대팀 선수들은 아스날과 무승부를 기록해도 정말 행복해했었다. 아스날과 무승부를 기록한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투쟁이었고 그만큼 아스날이 상대를 맥이 빠지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1999년 우리가 FA컵 준결승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을 때, 나는 "세상에! 수요일에 또 아스날이랑 뛰어야 한다는거야?" 라고 생각했었다. 이게 내가 기억하는 아스날이다. 


어느 날은 앙리가 자신이 1999/2000시즌 팀에 합류했을 때 기존의 선수였던 마틴 키언과 레이 팔러가 자신에게 아스날에서 뛰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가 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해줬던 것이 떠올랐다. 과거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이에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10년 사이에 아스날은 상대하기 쉬운 팀으로 바뀌었고 이제 상대팀은 아스날보다 더 많이 뛰어다니고 아스날 선수들과 부딫히면서 공략법을 시행하고 있다.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고, 그 신념을 지킨다는 것 역시도 높게 평가받을 사항이다. 그러나 유나이티드에서는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기 이전에 승리하는 방법부터 찾아내는 순서를 지켰다. 성공을 위한 조건부터 챙기는 것이 우선이다. 자신의 축구 신념이 발휘되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술적인 수준이 현재 받쳐주지 못하더라도 일단 그대로 내버려두고 승리할 방법부터 선택해라. 그게 내가 가장 아스날에게 불만인 부분이다.


내가 언급하는 부류의 선수들은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는거 나도 안다. 이적시장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2~3일 사이에 그런 선수를 찾는게 어렵다는 것 역시도 알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아스날에게 이 부분은 분명한 결점이었고 축구를 보는 사람들 모두가 그 결핍이 아스날의 약점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나처럼 프리미어 리그 선수 출신이 아니더라도 아스날의 문제가 뭔지 파악할 수 있다. 어쨌든 아스날에게는 그 부족함을 채워줄 선수가 필요하다.


벵거의 장수는 모든 감독들에게 아주 훌륭한 사례로 소개될 수 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아스날 감독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그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아스날이 우승했으면 한다. 아르센 벵거에 대한 보상이라고 해야할까나? 그러나 나는 여전히 아스날이 중앙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를 보강하지 않는한 리그 우승이라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지 확신을 못하겠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arsenal/11831102/Arsenal-are-a-soft-touch-when-the-screw-turns-they-lack-strength-power-and-pac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