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월드컵 역사상 최고로 놀라운 결과가 4강전에서 나왔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7:1이라는 스코어지만, 독일의 전반적인 경기 지배력을 고려했을 때는 아주 합당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겠다.


요하임 뢰브는 지난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꺼내들었던 11명의 선수들을 그대로 기용했다. 


반면 티아구 실바의 경고 누적으로 인한 결장, 네이마르의 부상으로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변화를 시도할 수 밖에 없었다. 티아구 실바의 자리는 단테가 대체할 것이 확정적이었으나 네이마르의 자리는 확실치 않았다. 그 자리에는 베르나르드가 선정되었다. 이전과 달리 오스카가 다시 전형적인 10번의 위치로 복귀했고 루이스 구스타보가 징계에서 풀려 복귀했다. 파울리뉴는 벤치에 앉았다.


이 경기는 4강전 경기였지만, 사실상 30분 내에 끝났던 경기였다. 30분이 지난 시각의 스코어는 5:0이었고 브라질은 그 이후로 추가적인 공황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뛰었을 뿐이다.



브라질의 왼쪽 공간을 공격한 독일


이 경기는 아주 확실한 독일의 승리였다. 그렇게나 잘한 독일을 단 한 곳만 칭찬하기도 뭣하지만, 독일의 모든 것은 다 독일의 오른쪽이자 브라질의 왼쪽 공간에서 만들어졌다. 여기서 브라질은 모든 것을 다 잘못 시도했다. 30분간 독일이 마르셀루의 뒷공간을 침투한 것은 수차례에 달한다. 그럼에도 마르셀루가 계속해서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자리를 지켰어야했지만 마르셀루는 계속해서 공격했다. 그렇지만 마르셀루가 공격할수록 독일의 공격이 브라질의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전반전에만해도 브라질의 왼쪽 공간이 비는 경우가 많았다. 하나 하나 되짚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3:17 - 마르셀루가 전방으로 나아가 토마스 뮬러 근처에 붙는다. 독일이 스로인을 얻어내는 순간 마르셀루는 잠시 정신줄을 놓고 말았다. 마르셀루는 자신이 있어야할 위치를 벗어나 있었고 이를 포착한 사미 케디라는 마르셀루가 비워둔 공간을 향한다. 뮬러가 케디라에게 공을 던져주고 빠르게 역습을 시도한다.





케디라는 공을 미로슬라브 클로제에게 연결했고 독일은 첫번째 역습 기회를 만들어냈다. 토마스 뮬러가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마르셀루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공격을 시도해 독일은 역습을 슈팅으로 연결지을 수 있었으나 클로제의 터치가 좋지 못해 무산되고 만다. 여기서 뮬러는 좋은 기회를 날려버린 클로제에게 질책한다. 0:0 상황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를 상당히 빨리 잡았는데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질책이었고 브라질 입장에서는 앞으로 이러한 상황을 조심해야한다는 일종의 경고였다. 






6:50 - 마르셀루가 미드필드 진영에서 공을 뺏겼다. 루이스 구스타보가 마르셀루의 빈 자리를 커버하려는 시도를 한다. 뮬러는 오른쪽 높은 위치에 있고 이번에도 비어있는 뒷공간을 향하고 있다. 케디라는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릴 수 있는 위치를 잡은 뮬러에게 공을 전달했고 뮬러의 크로스는 외질을 향했다. 외질은 다시 케디라에게 공을 넘겼고 케디라의 슈팅은 동료인 토니 크로스에게 막혔다.





9:35 - 마르셀루는 전방 1/3지점에서 헐크로부터 패스를 받았다. 스텝오버 후 패스를 시도하려 했으나 공의 소유권을 넘겨주고 말았고 케디라와 뮬러가 공간을 파고들어갔다. 구스타보가 다시 한 번 마르셀루의 빈 자리를 커버하려했으나 케디라와의 신체 접촉에서 밀리고 말았다. 마르셀루는 빠른 속도로 복귀해 처음엔 뮬러, 나중에는 케디라에게 태클을 시도한다.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행동이었고 그는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싸인을 전했다. 





여기서 얻어낸 코너킥을 독일이 득점으로 만들어냈다. 독일 선수들이 뮬러의 마커였던 다비드 루이즈를 막았고 뮬러는 자유로운 상태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13:22 - 뮬러가 케디라와의 원-투 플레이를 시도했고 마르셀루는 뮬러의 진로를 방해해 프리킥을 내주고 말았다. 


16:40 - 마르셀루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브라질 입장에서는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빠른 속도로 람을 제치는 듯 싶었으나 박스 안에서 람은 아주 훌륭한 슬라이딩 태클로 마르셀루의 공격 찬스를 무산시켰다.






18:35 - 마르셀루가 전방으로 전달해준 공은 제롬 보아텡에 의해 끊겼다. 마르셀루는 바로 복귀하지 않았고, 그 결과 뮬러는 다시 한 번 노마크 상태가 되었다. 크로스가 뮬러를 발견하고 공격 방향을 바꿨으나 공이 너무 높게 전달되고 말았다.






21:30 - 이번에도 마르셀루가 다시 전방에 위치하면서 뮬러에게 공간을 허용하고 말았다. 역습 상황이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구스타보가 적절하게 뮬러를 방어했다.






21:50 - 람이 공격적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헐크의 수비력 부족이라는 문제 역시 또 하나의 문제로 등장하고 말았다. 스로인 상황에서 공격에 가세한 람 덕분에 뮬러는 박스 안으로까지 침투할 수 있게 되었고 뮬러의 침투는 클로제의 두번째 득점으로 이어졌다. 


23:45 - 왼쪽 측면에 위치했던 외질은 자신의 동료들이 오른쪽에서 재미를 보고있다는걸 간파했다. 외질까지 오른쪽에 있는건 브라질 입장에서 너무나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외질은 오버래핑을 시도하는 람과 호흡을 맞췄고 람은 박스 안으로 들어오는 뮬러를 향한 컷백을 시도했다. 뮬러가 이를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지만, 공은 크로스에게 향했고 크로스는 3:0을 만들었다.


아래의 자료는 독일이 전방 1/3지점에서 시도한 패스를 나타낸다. 왼쪽은 전반 30분 동안의 패스 경로이고 오른쪽은 30분 이후부터를 나타낸다. 독일이 전반전 30분 동안 얼마나 오른쪽에 치우친 공격을 시도했는지를 알 수 있다.







압박


독일의 무자비하면서도 이기적이지 않은 역습은 브라질이 미드필드 지역에서 패싱 게임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극도로 위험했던 높은 수비라인은 프레드를 상대하기엔 너무나 완벽한 전술이었다. 발이 느린 프레드는 상대의 뒷공간을 향해 들어가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불어 짧은 패스 연결을 원했던 프레드였기 때문에 독일은 기꺼이 라인을 올려 싸우길 희망했다.


독일 미드필더들은 상대를 압박했다. 크로스는 페르난지뉴를 마킹했고 케디라는 구스타보를 맡았다. 4번째 득점은 이러한 전술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크로스는 페르난지뉴를 압박해 케디라에게 공을 연결했고 케디라는 다시 크로스에게 공을 내주면서 4:0을 만들었다. 케디라는 다비드 루이즈가 자리를 비우면서 단테 혼자 중앙에 남았을 때 팀의 다섯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너무나 쉽게 쉽게 골이 만들어졌다. 토니 크로스는 오늘의 독일이 가장 잘 집약되어진 선수라 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우수하고 전투적이고 파워도 갖췄다.







독일의 압박은 브라질 수비수들이 공을 잡아도 딱히 건네줄 곳이 없게 만들었다. 구스타보와 페르난지뉴는 상대에게 계속해서 압박을 받고 있고 공을 받으려고하는 오스카는 너무나 앞쪽에 위치해있었고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보다 브라질 수비수들에게 멀리 떨어져있었다. 그가 자신이 공을 받으려면 후방으로 내려가야한다는 사실을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전반전 패스 기록을 살펴보자. 브라질 수비 진영에서 공이 돌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독일은 수비 진영에서 공을 돌리기보다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이쯤부터였을 것이다. 브라질 선수들은 완전히 자신감을 잃었고 미드필더들은 공을 그저 쳐다볼 뿐이었다.







다비드 루이즈


오늘 다비드 루이즈가 보여준 경기력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그는 오늘 경기 브라질 대표팀의 주장이었는데 하프 타임 이후로 이성을 잃은 듯한 모습은 주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반전 브라질 선수들 중 가장 무언가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는 바로 다비드 루이즈였다. 현실적으로 미드필더들에게 패스를 시도하는건 옳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린 루이즈는 정확한 롱패스를 통해 전방을 향해 공을 전달했고 드리블을 시도하면서 전진했다.


루이즈의 롱패스는 주로 헐크를 향했다. 루이즈가 전진하면서 독일 선수들은 자신이 마크하고 있는 선수 한 명을 제쳐두고 루이즈의 드리블을 저지해야했다. 클로제가 분전하면서 루이즈의 전진을 막으려했다. 






무너진 브라질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브라질 선수들의 응집력은 실종되다시피했다. 6명의 수비수, 4명의 공격수가 존재했을 뿐 그들을 연결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6명의 수비수들은 4명을 향해 공을 전달해주지 못했고 4명의 공격수는 6명의 수비수들을 도와주지 않았다. 전형적인 공수가 분리된 팀이었고 월드컵 4강이라는 수준에 걸맞지 않는 플레이었다.


하프 타임 후 스콜라리 감독은 헐크와 페르난지뉴를 빼고 하미레스와 파울리뉴를 투입했다. 활기없이 뛰는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의 활력을 불어넣고자 함이었고 브라질은 4-2-3-1에서 4-3-3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미드필더를 역삼각형으로 배치하면서 구스타보 앞에 파울리뉴와 하미레스를 세웠다. 아마도 브라질은 전반전부터 이러한 카드를 꺼내들어야했을지도 모른다. 브라질은 후반전이 시작된 이후로 마누엘 노이어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독일도 교체를 시도했는데, 가장 두드러진 교체는 클로제를 빼고 안드레 슈얼레를 투입한 교체이다. 슈얼레는 알제리전처럼 전방에서 뛰면서 뒷공간을 향해 빠르게 침투했다. 브라질이 경기 내내 약점을 노출했던 왼쪽 수비, 공격적일 수 밖에 없는 브라질의 입장을 고려한 적절한 교체였다. 슈얼레는 2골을 넣었는데 그 중 한 골은 람이 오른쪽에서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스콜라리 감독은 프레드를 빼고 윌리안을 투입하면서 스트라이커 없이 경기를 풀어갔다. 90분에 터진 오스카의 득점은 큰 위로가 되지 못했다.



결론


이번 경기는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승부가 되었다 : 개최국이자 월드컵 최다 우승국이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1:7로 패배했다. 그것도 준결승에서. 사람들은 사건이 터진 후에는 모두 현명한 척 이야기를 한다. 이 경기에서 독일이 승리한 이후 많은 사람들은 독일은 언제나 이길만한 경기를 펼쳤다고 말하지만, 독일과 브라질 모두 50:50이라는 가능성을 두고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모두가 굉장히 타이트하고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예상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주 놀라운 결과이다. 독일이 이긴 것에는 두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뮬러(람과 케디라)가 마르셀루의 뒷공간을 철저하게 공략했고 미드필드 진영에서 강력하게 압박을 시도한 것이 독일이 높은 수비 라인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본다. 그로써 독일은 브라질이 미드필드 진영에서 패싱 게임을 펼치지 못하게 막았다.


독일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성공적으로 이어졌다. 그렇지만 독일은 모든 것을 철저하고 구체적으로 준비해 경기장에서 그걸 펼쳐낸 것이다. 후반전부터 독일은 결승전을 대비해 많은 것을 아껴두는 경기를 펼쳤고 교체 투입된 슈얼레는 자신이 선발 명단에 들어갈 수 있음을 증명했다.


브라질은 모든 것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아마 베르나르드의 투입이 가장 뜻대로 풀리지 않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다. 베르나르드 투입은 굉장히 과감한 선택이었다. 아마 그가 오늘 경기가 펼쳐졌던 벨루 호리존치 출신이고 지난 해 있었던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서 벨루 호리존치에서 굉장히 큰 환대를 받았기 때문이었을까? 네이마르의 인기를 벨루 호리존치에서 베르나르드로 대체하려했던 것이었을까? 결국 베르나르드 투입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브라질 선수들 개개인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스콜라리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와 오늘 있었던 선수 선발에 대한 의문이 계속될 것이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던져야할 질문은 진지하게 다루어져야할 것이다. '왜 브라질이 월드 클래스 수준의 공격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인가?' - 네이마르에 대한 상당한 의존도, 부진하고 있는 헐크와 프레드를 향한 선발 보장은 아름다운 축구의 고향이었던 브라질에겐 결코 옳지 못한 일이었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4/07/09/germany-7-1-brazil-germany-record-a-historic-thras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