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은 경기 초반부터 상당히 어렵게 경기를 펼쳤다. 그렇지만 후반전에 경기력을 회복하면서 영광스러운 승리를 따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다니엘 반 바이텐 대신 제롬 보아텡을 선발 명단에 올렸다. 사실 이 포지션을 제외하고는 변화가 있을만한 것이 없었다. 위르겐 클롭 감독도 모두가 예상했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도르트문트는 경기를 아주 멋지게 풀어나갔다. 바이에른을 열세로 몰아넣었고 바이에른이 슈팅을 단 1번 시도할 때까지 도르트문트는 6번의 슈팅을 시도했다. 그렇지만 도르트문트의 압박은 시간이 갈수록 약해졌고 바이에른은 도르트문트의 수비 뒷공간을 끊임없이 파고들었다.

 

 

도르트문트의 압박

 

최근에 클롭 감독은 바이에른을 상대할 때 4-3-3 포메이션을 활용했었다. 그렇지만 이번 결승전에서는 기존의 4-2-3-1을 꺼내들었고 이에 따라 마르코 로이스가 왼쪽 측면이 아니라 로버트 레반도프스키 바로 밑에서 레반도프스키를 도와줄 수 있었다.

 

도르트문트는 4-2-3-1 포메이션 때문에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할 수 있었다. 로이스와 레반도프스키가 상대의 센터백을 직접 압박할 수 있었고 이들은 바이에른의 홀딩 미드필더에게 가는 패스를 차단할 수 있는 길목에 위치할 수 있었다.

 

거기에 케빈 그로스크로이츠, 야쿱 브와슈치코브스키가 상대의 풀백들을 압박하면서 도르트문트는 효과적인 전방 압박을 펼치기 시작했다. 스벤 벤더와 일카이 귄도간은 각각 하비 마르티네즈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담당했다. 벤더는 이른 시간부터 마르티네즈에게 파울을 범하면서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론상으로 도르트문트에게 가장 위협이 될 선수는 토마스 뮬러였다. 미드필더와 수비 라인 사이에서 뛰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도르트문트는 전반전에 바이에른을 전방부터 상당히 강하게 압박하면서 수비 라인까지 위로 올렸다. 따라서 바이에른이 공을 찔러줄만한 충분한 공간이 없었다.

 

 

후방까지 내려간 슈바인슈타이거, 뮌헨이 공을 앞으로 보내질 못하다

 

바이에른은 처음부터 도르트문트의 압박에 당황한 모습이었다. 특히 슈바인슈타이거는 경기 초반에 상대의 강한 압박때문인지 형편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로이스와 레반도프스키가 단테와 보아텡을 견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슈바인슈타이거는 후방으로 내려가 3 vs 2 상황을 만들면서 바이에른이 경기를 풀어갈 수 있도록 도우려했다. 그렇지만 슈바인슈타이거는 이렇다할 전진 패스를 만들어내질 못했다. 마르티네즈는 미드필드 진영에서 홀로 서있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부분에서는 토니 크로스의 결장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전반전에 바이에른은 도르트문트보다 약 2배 정도 더 많은 패스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이들이 경기를 지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이에른이 패스를 더 많이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방으로 공을 보내는 패스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르트문트의 역습

 

도르트문트의 역습은 주로 로이스를 통해 이루어졌다. 풀백과 센터백 사이에서 공을 자주 받았고 상대 센터백을 끌어내면서 도르트문트가 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로이스는 역습 과정에서 계속해서 상대에게서 파울을 유도해냈다. 




도르트문트의 문제라면 자신들의 우세 속에서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로이스와 레반도프스키의 호흡은 좋았지만 대신 측면에 위치한 선수들과의 호흡은 그다지 훌륭하지 못했다. 측면에 위치한 그로스크로이츠와 브와슈치코브스키는 지난 몇시즌간 도르트문트의 측면을 담당해온 선수들이지만 말라가,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도르트문트가 보여준 측면에서의 날카로움은 이날 찾아볼 수 없었다. 8강전, 4강전에선 도르트문트의 윙어 1명이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공격에 직접적으로 가담하는 형식의 공격 과정이 있었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또한 마리오 괴체의 결장도 크나큰 손실이었다. 도르트문트는 전반전에 기회를 잡았지만 골을 넣는데는 실패했다.

 

 

바이에른의 경기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

 

바이에른은 도르트문트를 상대하는 경기마다 중앙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는데 신경썼다. 그렇지만 오늘은 사뭇 달랐다. 의도한 것인지 밀리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던 것인진 몰라도 바이에른은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던 전략으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바이에른의 첫번째 슈팅은 마리오 만주키치의 헤딩이었다. 이후에도 코너킥 상황에서 계속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고 이는 4강전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때 써먹었던 전략이었다.

 

또한 바이에른은 계속되는 패스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내기보다는 빠른 역습을 통해 도르트문트의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전략을 택했다.

 

 

중요해진 로벤의 역할

 

30분 정도부터 아르옌 로벤이 경기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었다. 측면에서 경기를 소화한 로벤은 도르트문트의 수비 뒷공간을 지속적으로 공략했고 하프타임 전에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첫번째 기회는 반대편에 위치했던 뮬러가 만들어줬다. 도르트문트의 약점 중 하나는 상대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라인 간격을 상당히 좁힐 경우에 노출된다. 공 소유권이 급격한 속도로 바뀌는 경우 도르트문트는 상대에게 쉽게 약점을 노출한다. 로벤은 이 때 순식간에 로만 바이덴펠러와 1:1 찬스를 맞이했다.

 

두번째 기회에서도 로벤이 수비 뒷공간을 노리면서 만들어졌다. 도르트문트가 미드필드 지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었고 바이에른은 단테의 롱패스를 통해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단번에 연결된 단테의 롱패스는 매츠 훔멜스의 뒤를 향하던 로벤에게 연결되었고 로벤은 슈팅을 시도했다. 그렇지만 이를 바이덴펠러가 막았다.

 

 

후반전

 

후반전에는 두가지 주목할 것이 있다. 하나는 에너지가 떨어지면서 도르트문트의 압박이 자연스럽게 헐거워진 것이고 이에따라 바이에른이 보다 더 쉽게 전진할 수 있었고 득점 기회를 이전보다 더 자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바이에른의 센터백들은 페널티박스에 머물기보다는 하프라인 근처까지 전진했다. 도르트문트에게는 상대를 후방으로 밀어낼 에너지가 없었따.

 

도르트문트는 전반전보다 더 밑으로 처진 위치에서 상대의 공을 끊어내기 시작했다. 또한 바이에른의 백패스도 줄어들었다.






바이에른의 압박이 더 효과적이었던 셈이다. 전반전에는 만주키치와 뮬러가 미드필더들을 돕기 위해 재빠르게 후방으로 내려가는 움직임을 가져갔지만 후반전에는 두 선수가 도르트문트의 수비수들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50분 정도쯤에 루카스 피슈첵이 두번 연속으로 공을 걷어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장면이 있었다. 이때부터 도르트문트는 본격적으로 바이에른의 압박을 받기 시작했고 경기의 패턴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센터 포워드가 되어버린 로벤

 

도르트문트의 압박이 약해진 것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로벤의 포지션이 변했다는 것이다. 전반전까지는 뮬러와 때때로 위치를 바꾸는 수준에 그쳤지만 후반전부터는 로벤이 직접 중앙에서 뛰기 시작했다. 도르트문트 수비진의 후방을 노리는데 로벤이 더 적합했고 뮬러가 오른쪽에서 후반전을 보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로벤은 후반전부터 세컨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했었다.






도르트문트는 전반만 못한 압박을 펼쳤음에도 수비 라인을 계속해서 앞으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선택은 로벤이 지속적으로 수비 뒷공간을 노릴 수 있게 만들어줬고 결국에는 팀의 패배로 연결되었다.

 

 

도르트문트의 수비 뒷공간에서 있었던 5번의 득점 기회





로벤을 필두로 바이에른의 공격수들은 앞으로 전진한 도르트문트의 수비 라인을 계속해서 공략했다. 대표적인 장면이 총 5번이 있었다.

 

첫번째 장면은 바이에른의 선제골 장면이다. 리베리가 수비 뒷공간을 향해 돌아들어가는 로벤을 향해 패스를 넣어주었고 이를 받은 로벤은 바이덴펠러 너머에 있는 만주키치에게 공을 연결시켰다. 만주키치는 이를 간단하게 마무리 지었다. 만주키치는 득점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로벤이 공격을 시작하기 위한 초석을 만들었다. 길게 넘어오는 공을 가슴으로 완벽하게 받아냈는데 이런 간결한 터치는 만주키치가 올시즌 바이에른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두번째 기회는 62분에 있었다. 다비드 알라바가 만주키치를 향해 길게 공을 넘겨줬다. 수비 뒷공간에서 이를 받은 만주키치는 슈팅을 때렸지만 각도가 없었기 때문에 이를 살리지 못했다.

 

도르트문트의 동점골이 터진 직후인 71분 바이에른은 또 다시 스피드를 활용해 기회를 만들어냈다. 뮬러는 마르셀 슈멜처와의 속도 대결에서 완전히 승리를 거두었고 (전진된 수비라인 때문에 사실상 스위퍼 역할을 하던) 바이덴펠러를 제치고 슈팅을 시도했다. 로벤이 달려들면서 뮬러의 슈팅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려했지만 네벤 수보티치가 극적으로 공을 걷어냈다.

 

76분에는 로벤-뮬러-만주키치의 합작으로 도르트문트의 수비를 혼란에 빠뜨렸다. 이번에는 로벤의 패스를 받아 뮬러가 기회를 잡았고 만주키치가 뮬러를 보좌해주는 역할이었다. 뮬러는 수보티치의 파울이나 다름없는 플레이에 방해를 받았고 만주키치에게 공을 정확하게 연결시켜주지 못했다.

 

바이에른에게 이쯤 당했으면 도르트문트는 수비 라인을 밑으로 내렸어야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바이에른의 위협에 굴하지 않았다. 불행하게도 이들은 후반전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그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제롬 보아텡은 프랭크 리베리를 향해 아주 멋진 패스를 시도했다. 이번엔 리베리가 백힐로 달려드는 로벤에게 공을 연결시켰고 로벤은 침착한 마무리로 바이덴펠러의 벽을 뚫었다.

 

 

결론

 

사소한 것들도 경기 스코어에 영향을 미쳤지만 양팀의 전술이 스코어에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 도르트문트는 엄청난 압박으로 우세를 가져갔고 바이에른은 도르트문트의 압박에 공을 전방으로 보내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도르트문트의 압박은 두가지 문제를 야기했다. 우선 전진 압박 때문에 수비 라인이 높게 형성되었고 전반부터 지속적으로 압박을 펼친 탓에 후반전에는 압박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위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도르트문트의 수비진들은 뒤로 돌아오는 상대를 방어하는데 취약한 모습을 보였고 바이에른은 계속해서 상대의 뒷공간을 노렸다. 그리고 센터 포워드로 변신한 로벤이 1골 1어시스트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면서 바이에른에게 승리를 안겼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3/05/26/bayern-munich-2-1-borussia-dortmund-dortmund-take-control-with-good-pressing-but-robben-moves-upfront-to-make-the-dif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