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와 첼시는 아주 조심스러운 4강 1차전 경기를 치렀다.


AT의 아르다 투란은 선발로 뛰기에는 무리였고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디에고 코스타의 짝으로 다비드 비야가 아닌 디에고를 선택했다. 


조세 무리뉴는 수비적인 자세로 4-1-4-1 시스템을 채택했다.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가 징계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자르 아츠필리쿠에타가 다시 오른쪽으로 복귀했고 에슐리 콜이 간만에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첼시는 경기 시작부터 수비적으로 임했고 그 결과 AT는 점유율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흥미로운 장면도 얼마 없었고 전술적인 대결은 진전이 없었다.


역습 vs 역습


역습을 추구하는 두 팀이 만날 때 보통 재밌는 경기가 나오기 어렵다. 특히 두팀이 서로 자기들이 우위에 놓여있다고 단언하지 않는 한, 두 번의 경기에 수많은 것들이 달려있으면 더더욱 그렇다. AT는 수비 라인을 내리고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따내 역습을 빠르게 시도하는 팀인데 무리뉴는 이를 상대하기 위한 아주 최적의 접근 방식을 선택했다. 수비 라인을 완전히 내려버려서 홈팀이 선호하는 방식의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게 차단하는 것이었다.


상대의 공격을 완전히 틀어막은만큼 손해를 본 부분도 있는데, 첼시가 수동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하다보니 공을 제대로 점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첼시는 아스날을 완전히 박살내버린 경기에서 AT가 잘하는 것을 그들 또한 잘할 수 있다고 보여줬었다 : 미드필드에서 강하게 압박해 공을 뺏어내고 빠르게 상대의 후방을 붕괴시키는 것. 두 팀이 자신들만의 장점을 발휘하면서 경기했다면 중립팬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최고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역습의 형태와는 너무나 달랐다. 첼시는 주저앉았고 AT는 첼시 진영에서 주로 경기를 펼쳤다.


두 팀 모두 피지컬적이며 격렬한 팀이지만 64분까지 단 하나의 경고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오늘의 경기가 첼시의 소극적 자세로 격렬하지 않았다는걸 증명해준다. 



내려앉은 첼시의 수비진이 코스타를 고전하게 만들다.


어쨌든 첼시는 주저앉았다. 아마 이유는 상대의 스트라이커가 수비수들 사이를 아주 굉장한 속도로 찢어내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첼시가 수비 라인을 내리고 풀백들이 중앙으로 집결하자 디에고 코스타는 경기장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코스타가 비교적 큰 체구를 가지고 있지만 첼시의 센터백과의 공중볼 경쟁에서도 그다지 위력이 되지 못했다.


오늘 코스타가 첼시의 수비진 사이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것은 코스타의 국가대표 커리어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 그가 브라질이 아닌 스페인을 택한 순간, 스페인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최전방에서의 약점을 완벽하게 해소한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스페인을 상대하는 다수의 팀은 수비 라인을 아주 깊숙히 내린다(park the bus). 국가대표 데뷔전에서도 그렇고 오늘 경기에서도 코스타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코스타는 역습 상황에서 '최고'의 선수다.  그렇지만 페널티 박스 안에서는 '좋은' 선수일 뿐이다. 본선에서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가장 신뢰할 공격수는 디에고 코스타지만, 스타일 상의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될 수 밖에 없다.





AT의 경기 접근법


AT는 경기장 중앙을 통해 별다른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투톱처럼 나섰던 디에고가 존 오비 미켈의 앞까지 내려가면서 공을 받았지만, 중앙에는 첼시 선수들이 너무나도 많이 모여있었다. 따라서 AT는 측면을 선택했는데 필리페 루이스는 하미레스로부터 맨마킹을 당하고 있었고 윌리안 역시 후안프란을 견제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AT는 가비를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측면에서 3:2라는 수적 우위를 만들어냈고 경기 내내 크로스를 통한 공격을 시도했다.


 공중볼을 올리는 상황에서 가장 분명한 타깃은 라울 가르시아였다. 지난 바르샤전에서도 라울 가르시아는 AT의 중점 공중볼 루트라는 사실을 증명했었다. 에슐리 콜보다 공중전에서 우위를 차지했지만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4번 정도의 기회가 있었는데, 비단 에슐리 콜뿐만 아니라 세자르 아츠필리쿠에타도 라울 가르시아의 높이에 당하고 말았다.





AT는 단조로운 공격만 시도했고 빠르게 움직이지도 않았다. 따라서 첼시는 자신들의 포지셔닝에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AT는 중앙 수비수인 테리와 케이힐을 끌어내기 위한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경기는 AT가 오랫동안 크로스 연습을 시도한 훈련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첼시의 경기 접근법


첼시는 다수의 공격을 세트 피스 상황에 의존했다. 왜 좋은 프리킥 위치에서도 다비드 루이즈가 계속해서 프리킥을 전담했는지는 모르겠다. 윌리안과 하미레스는 전반전 역습 상황에서 좋은 호흡을 보였다. 두 선수는 깊게 내려앉으면서도 앞으로 전진하는 역할까지 수행한 선수들이다. 전반전과는 달리 경기가 끝나갈 무렵부터 두 선수도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했다.


페르난도 토레스는 경기 내내 완전히 고립되었다. 토레스는 공을 잡으면 밀집된 위치를 향해 드리블을 해나갔는데, 수비수 사이의 공간을 노리던 이전과 다른 경기 접근 방식이었다. 아마 최근 토레스의 속도가 떨어진 것을 감안한 결정이 아니었나 싶다. 후반전에는 전반보다 위협적이었지만, 득점을 기록할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결론


사실, 이번 경기는 그다지 흥미롭지 못했다. 수비적이고 조심스러운 경기는 전술적으로 흥미로운 경기가 될 수 있지만, (전술적으로 우수한)그런 경기는 두 팀 모두 자신들만의 철학이 충돌해 중요 접전지가 발생할 때나 발생한다. 이번 경기는 두 팀 모두 내내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고 그 이상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을 보이질 못했다.


 지난 유러피언 대회 4강 1차전들을 회상 해보자.  이러한 경기들이 수두룩했다. 카를로 안첼로티의 밀란,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가 예외적으로 수비적이지만은 않은 경기를 펼쳤었다. 또 다른 4강전은 바로 4강전에서도 수비적이지만은 않았던 두 감독간의 대결이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4/04/23/atletico-madrid-0-0-chelsea-atletico-unable-to-successfully-adapt-against-defensive-oppos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