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유로2016에서 웨일스, 이탈리아는 3-5-2 전술을 사용함으로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 허나 지금의 3-5-2는 관념적이기보다는 실용적인 부흥이다.



유로2016이 24개국으로 시작되었을 당시, 백3 시스템으로 대회를 시작한 국가는 2곳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아직까지 이 대회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고 (웨일스) 또 다른 한 국가는 (이탈리아) 자신들을 잡기위해 백3 시스템으로 변형을 시도한 국가 (독일) 에게 패배해 8강에서 끝을 맞이했다. 유로 2016은 백3 시스템이 (시대에 뒤쳐진 전술이라는 비판에) 성난 반응을 보이는 대회라 할 수 있겠다.


백3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전히 국가대표 축구를 클럽 레벨에 모방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다음 시즌에 웨일스, 이탈리아, 독일이 백3를 통해 불러온 파장을 따라갈 클럽이 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국가대표 레벨과 클럽 레벨에는 이제 상당한 격차가 있고 클럽에서는 국가대표보다 훨씬 세련된 축구가 시행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의 흐름은 한 방향으로만 흘러갈 수 있는 것이다.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팀들이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단지 이번 대회에서 상대의 전략에 반응하는 수동적인 축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국가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 놀랄 일은 아니다. 2년 전 과거와 비교해 평범한 선수들로 구성된 네덜란드는 루이 반 할의 철학과 대비되는 5-3-2 역습축구로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2014년 3월 프랑스와 친선전에서 0:2 패배를 당한 이후 로날드 쿠만이 이끄는 PSV 아인트호번 경기에서 반 할은 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80년대 중반 널리 퍼져있던 백3 시스템은 90년대 후반 1명의 스트라이커를 두는 전략이 널리 퍼지면서 시대의 흐름에서 뒤쳐져갔다. 과정은 이러했다 : 전통적인 윙어가 사라졌고 따라서 풀백들은 더 이상 수비적으로만 플레이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따라서 풀백은 미드필드 진영까지 가세해 3명의 수비수가 2명의 상대팀 공격수를 방어하게 된다. 2명이 각각 1명씩을 마크하고 1명의 리베로가 남아 공간을 커버한다. 하지만 상대가 1명의 공격수를 배치하면 2명의 선수가 잉여자원으로 남고 그것은 결국 백3 시스템을 사용하면 피치 어딘가에서 팀이 수적 열세에 마주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특히 상대가 4-3-3 혹은 4-2-3-1 시스템을 사용해 윙포워드를 배치하는 경우 윙백이 상당히 자기진영 깊숙히 내려와야만 했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 덕분에 사고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과거보다 65~70%의 점유율이 더욱 흔해졌고 그 결과 30%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경기를 펼치는 것에 더 많은 팀들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깊숙히 내려앉아 공간을 방어하고 상대가 미드필드 지역에서 패스를 돌리도록 허용하는 것에 점차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한 때 이런 방식의 플레이는 굉장히 불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으로 통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미드필드 지역에서 수적열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 후방에 잉여자원이 남는 것은 큰 이점이다. 공간과 선수에 대한 추가적인 커버가 될 수 있고 루즈볼 상황에 대한 경쟁력 우위를 불러올 수 있다. 다만 이것은 백3 시스템뿐만 아니라 무실점을 목표로하는 팀이 빈번하게 사용하는 전술적 선택으로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점차 2명의 중앙 스트라이커를 기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으로 가고 있다. 지난시즌 레스터 시티의 선택 역시 주목할만하다. 2명의 중앙 수비수가 1명의 공격수를 상대하는 것에 익숙해진 탓에 오히려 공격수 2명의 파트너십을 방어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흐름에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모든 이론적 가능성을 다 제쳐두고서 웨일스와 이탈리아가 백3 시스템을 선택한 것은 그것이 선수단에 가장 잘 맞는 옷이기 때문이었다. 안토니오 콩테는 유벤투스 재임기간 안드레아 바르잘리-레오나르도 보누치-조르지오 키엘리니 라인을 만들었고 그 3명을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활용하길 희망했다. 그렇게 이탈리아 백3 시스템의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다. (유벤투스 조합을 효과적으로 쓰려면 이탈리아는 필연적으로 백3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웨일스의 크리스 콜먼같은 경우는 클럽 커리어를 통틀어 딱 1차례만 백3 시스템을 사용했었다. 그 때는 2005/2006시즌 최종전으로 풀럼은 미들즈브러를 상대해 1:0 승리를 기록했다. 그는 유로2016 지역예선 초기에 이 시스템을 웨일스에 안착시켜 조 레들리, 조 앨런, 애런 램지를 동시에 기용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가레스 베일에게도 큰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웨일스와 이탈리아 모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옵션을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으로 백3 시스템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것은 실용적인 문제일 뿐 관념적인 사항이 결코 아니다. 웨일스와 이탈리아의 전술적 결단은 경기시작 후 빠른 시간 내에 공격하는 팀과 수비하는 팀이 정해지는 이번 대회의 패턴과 굉장히 잘 들어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로 치고박는 경기보다는 서로 다른 축구를 구사하는 팀 사이의 대결이 훨씬 많았다. 즉 이번 대회는 상당수의 경기가 공격팀 vs 수비팀 흐름이었고 웨일스와 이탈리아는 모두 자신들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나선 팀에게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냈으며 한편 소극적으로 경기에 나선 상대팀에게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3월 독일은 이탈리아를 상대로 친선전에서 4:1 승리를 기록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똑같은 포메이션으로 맞대응을 했다. 뢰브의 결단은 상대의 전술에 반응하는 움직임이었고 어쩌면 상당히 자기 방어적인 선택이었다. 독일이 8강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었기에 뢰브의 선택이 통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만약 이탈리아가 승부차기에서 그 끔찍한 킥을 양산하내지 않았더라면 뢰브의 결정에 관대한 태도를 보일 수 있었을까란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백3 시스템의 성격이 이번 대회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이 각 국가마다의 자국리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 영감을 얻어 모방하려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국가대표 레벨에서 통하는 것이 엘리트 클럽간의 경쟁에서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미지수다. 루이 반 할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첫시즌에 백3 시스템으로 재미를 보려고 했지만 고전했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6/jul/05/the-question-why-has-3-5-2-worked-at-euro-2016-jonathan-wil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