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lan Shearer


맨체스터 더비 결과만으로 유나이티드 혹은 시티의 시즌 최종결과가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두 감독에게 이번 맞대결은 자신의 클럽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상대방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임에는 분명하다.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아 두 클럽이 우승을 두고 다툴 예정인 것은 분명하다. 이번 맞대결에 양념을 치는 요소는 바로 조세 무리뉴와 펩 과르디올라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첫번째 승부를 가린다는 사실이다.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모두 부임 후 리그 3연승을 기록하면서 이번 맞대결에 대한 기대를 상당히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두 클럽, 이적생들에게 상황이 잘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 대결은 양 구단 모두에게 엄청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모든 사항을 고려해볼 때, 시즌 초부터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치는 것이 프리미어 리그 입장에서는 아주 환상적인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이번 경기 결과는 시티 혹은 유나이티드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할 것인가를 말해줄 것이다. 나는 이번 대결을 아주 기대하고 있다. 아주 맹렬한 경기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르히오 아게로의 결장이 시티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 생각해 유나이티드가 근소하게 우위에 있다고 본다.


켈레치 이헤아나초, 놀리토 혹은 활력을 되찾은 라힘 스털링이 아게로를 대신해 시티의 공격진을 이끌 수 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가 내려야할 아주 중대한 결정은 다른 포지션에 있다. 새롭게 영입된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바르셀로나와 칠레에서 빅매치 경험이 상당하지만, 그는 지난 달 말에 영입되었기 때문에 아직 기존 시티 선수들과 충분한 훈련을 시행하지 못했다. 맨체스터 더비처럼 아주 막중한 경기, 특히 더비전 특유의 분위기는 물론이거니와 유나이티드가 현재 보유한 위력적인 공격력을 고려했을 때 동료들과 훈련 시간이 부족한 브라보를 골키퍼로 내세우는 것은 상당한 도박이다.

과르디올라 vs 무리뉴 시간대별 득점 : 전자가 무리뉴(총 18골) 후자가 과르디올라(총 28골)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파워와 높이는 골키퍼 뿐만 아니라 시티 수비진 전체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다. 무리뉴 부임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시즌보다 더 이른시점에 박스로 공을 투입하고 있으며, 박스로 공을 투입하는 빈도 수도 상승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벌써 오픈 플레이 상황 크로스가 53회나 된다. 지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시도한 오픈 플레이 상황 크로스 횟수는 29차례에 불과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러한 전술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공중전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브라히모비치 뿐만 아니라 폴 포그바와 마루앙 펠라이니 역시 공이 박스로 연결되는 순간 뛰어난 신체적 기량을 뽐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시티를 상대로 똑같이 공략할 것이다. 측면으로 공을 보내고 위험지역으로 크로스를 올려 누군가 머리로 공을 넣어주길 바랄 것이다.


레스터 시티와의 커뮤니티 실드, 사우스햄턴전을 보면 이브라히모비치가 그 역할을 아주 완벽하게 해줄 수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크로스의 궤적을 읽는 눈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마크맨보다 더 높이 뛸 수 있으며 헤더의 파워 및 정확도 역시 뛰어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본머스전(左)에서 5차례 오픈 플레이 크로스를 시도했으며 사우스햄턴전(中)에서는 14회, 헐 시티전(右)에서는 34차례 오픈 플레이 크로스를 시도했다. 녹색은 성공한 크로스, 빨간색은 실패한 크로스를 나타내며 노란선은 크로스가 아닌 것까지 포함한 모든 키패스를 나타낸다. 파란선은 크로스를 제외한 어시스트를 나타낸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는 이브라히모비치 말고도 컨디션 좋은 공격수가 있다. 지난 화요일 잉글랜드 U-21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래시포드를 선발로 써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헐 시티전에서 래시포드가 극적인 결승골을 기록했고 나는 MOTD에서 래시포드가 선발로 경기에 나서는 것이 머지않다고 말했다.

 

특히 스트라이커는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들과 다르게 감독이 기회를 줬을 때, 그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래시포드는 골을 기록하면서 감독이 주는 기회를 확실히 잡고 있다. 지금처럼 래시포드가 꾸준하게 득점을 기록한다면, 그를 제외시키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된다. 래시포드의 시간은 곧 올 것이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건강하다는 전제 하에, 무리뉴가 기존 경기와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구성하고 래시포드를 교체 멤버로 써도 놀라울 것이 없다. 


아게로 징계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는 라인업에서 최소 1자리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 하지만 시티의 전체적인 경기 접근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평소처럼 점유율 축구를 구사할 것이며 유나이티드가 넓게 퍼지도록 유도할 것이다. 시티와 선덜랜드의 시즌 첫번째 경기에서 우리는 새로운 풍경을 목격했다. 과르디올라는 풀백들이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차지하도록 요구했고 윙어가 넓게 포진한 상태에서도 중앙에서 수적우위를 유지했다.



 무리뉴 vs 과르디올라 맞대결에서 평균적인 패스 횟수

 조세 무리뉴 팀 : 283회

 펩 과르디올라 팀 : 684회






맨체스터 시티 풀백의 히트맵(左) 바카리 사냐와 알렉산더 콜라로프는 선덜랜드전에서 중앙 미드필더처럼 경기를 소화했다. 오른쪽 히트맵은 같은 경기에서 놀리토와 스털링의 히트맵으로 두 선수가 측면에 아주 넓게 포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웨스트햄전 전반전과 같이 시티의 움직임이 잘 돌아간다면, 시티는 저지하기 아주 까다로운 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전략이 무리뉴에게도 통할 것인가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유나이티드는 기꺼이 수비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것이며 역습을 통해 시티를 타격할 것이다. 만약 시티가 계속해서 미드필드 지역으로 풀백을 전진시킨다면, 상대에게 상당한 역습 공간을 내줄지도 모른다.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격 상황에서 어떻게 경기 할 것인지 알고 있다. 그들은 박스로 공을 연결시킬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티가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견뎌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출처 : http://www.bbc.com/sport/football/373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