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lan Shearer


맨체스터 시티에게 패배한 경기에서 첼시가 이 정도로 오픈 게임을 허용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지난 시즌의 타이틀 획득은 굳건한 수비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기 때문에 나는 스완지 시티와의 지난 1라운드에서도 첼시의 형편없는 수비 운영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빅매치인만큼 지난 경기에 비해 확실한 발전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오히려 백4의 안정성 자체와 백4를 보호하는 움직임 마저도 지난 1라운드보다 더욱 심각해졌다.



파브레가스는 공수 모두에서 어떠한 기여도 하지 못했다


지난 1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두 팀이 경기를 펼쳤을 때, 조세 무리뉴 감독은 네마냐 마티치의 짝으로 하미레스를 기용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죽어버렸다. 선발 라인업에 하미레스가 다시 복귀했기에 나는 첼시가 라인을 뒤로 빼고 앉아서 타이트한 수비를 펼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정작 경기 시작 20초만에 다비드 실바가 세르히오 아게로에게 공을 찔러주는걸 보아하니 첼시가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전반전 45분 내내 이런 흐름이 유지되었고 가장 주된 원인은 마티치의 짝으로 하미레스가 아닌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경기를 뛰고 있던 것이다. 파브레가스는 자신이 공격형 미드필더인지 수비형 미드필더인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끝내는 그 어떤 역할도 해내지 못했다. 









파브레가스는 두가지 역할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혔고 시티가 전진하는 순간에 마티치를 충분히 도와주지 못했다. 시티는 중앙에서 다비드 실바와 세르히오 아게로를 통해 전진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너무나도 손쉽게 진행되는 모양새였다.


수비수들에 대한 충분한 보호를 해주지 못했으면서 동시에 파브레가스는 공격쪽에서도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 디에고 코스타나 첼시의 다른 공격수들을 향해 위협적인 공을 연결시켜주지 못했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피치 전방에서 경기를 펼칠 때도 효율적이지 못했다.





물론 전반 45분간 형편없는 플레이를 펼친게 파브레가스 단 한명이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파브레가스가 무엇을 하려는지 읽을 수가 없었다.



변화를 준 이후에 플레이가 개선된 첼시


시티가 첼시 입장에서 오른쪽과 중앙을 주로 공략을 했기 때문에 무리뉴 감독은 존 테리를 하프타임에 교체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나는 무리뉴 감독이 테리를 빼기로한 결정, 경기 종료 이후에 테리가 부상으로 인해 빠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 것은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테리는 지난 2014/2015시즌 전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수비수다. 그 정도로 대단한 선수인데 무리뉴 감독이 그를 하프타임에 교체시키면서 수비진에 속도감을 주길 원했다고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무리뉴 감독이 수비진에 변화를 줘야한다고 느낀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바이다. 그 대상이 테리라는 것이 놀라운 것이고.


무리뉴 감독은 후반전에 공격진을 구성하는 선수들에게 약 10야드 정도 더 전진하라 지시했고 그 결과 첼시는 후반전에 조금 더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었다. 공보다 더 높은 위치에 선수들 숫자가 더 많아졌는데 이는 수비적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 시티가 공을 끊어내더라도 전방에 더 많은 선수들이 위치해있기에 바로 후방에 위치한 선수들이 수비 상황에 직면하지 않게 되었다.


챔피언 첼시의 경기력은 일부 개선되었지만 첫번째 유효 슈팅이 나오는데까지는 무려 70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첼시가 어떻게 그들이 이정도로 패배할 경기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시티는 첼시보다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나는 3:0이란 스코어는 굉장히 공정한(fair) 결과라고 생각한다. 첼시는 모든 면에서 상당히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수비적으로도 조직력이 더 탄탄했던 시티


무리뉴 감독의 발언 중에서 내가 유일하게 동의하는 것은 전반전 코스타에 대한 파울로 페르난지뉴가 퇴장당했어야 했다는 것 뿐이다. 그건 분명히 고의적인 팔꿈치 활용이었고 레드카드가 나오는게 맞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자면, 평소 굉장히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코스타가 파울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판정이 다르게 나온 것이라고 본다.


코스타처럼 나 역시도 내가 (파울을) 받는만큼 돌려주는 선수였다. 때때로 나는 그런 나의 성향 때문에 수비수의 과격한 반칙에도 그에 합당한 결과(레드카드, 옐로우카드)를 받지 못하는 처벌을 감수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코스타에 대한 페르난지뉴의 파울은 레드카드가 나오지 않은채 상황이 종료되었지만, 만약 파울의 대상이 아자르나 파브레가스였다면 충분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본다.


10명이 뛰는 시티라면 후반전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겠지만, 11명이 온전히 뛰어다녔던 시티는 좀처럼 첼시에게 득점을 허용할 모습이 아니었다.






페르난지뉴는 시티의 탄탄한 수비력에 가장 큰 이유였다. 지난 시즌 야야 투레와 페르난지뉴의 조합은 꾸준하게 의심을 사왔지만 이번에 두 선수는 공수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찾아냈다. 시티의 조직력은 탄탄했고 수비를 정말 잘해냈다. 후방이 든든하기 때문에 공격을 담당하는 선수들은 안심하고 전진할 수 있었고 파이널 서드에서 상당히 위협적인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줬다.


실바는 오늘도 빛났고 이는 아게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맨체스터 시티의 종합적인 경기력 향상까지 더해져 맨체스터 시티는 아주 확실하게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출처 : http://www.bbc.com/sport/0/football/33954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