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프리미어 리그의 전통적인 킥-오프 시간 이전에 이미 2경기에서 13골이 나왔다. 개막주에 총 31골이 나왔고 지난시즌 상위 6개 구단 중 먼저 경기를 소화한 3개 구단(아스날, 리버풀, 첼시)이 모두 3골씩 실점했다. 스페인이 호날두의 퇴장으로 논란에 휩싸여도, 이탈리아에서 밀란이 부활을 암시하고 있어도, 독일에서 정교하게 형성된 압박 형태가 시선을 끌어도, 프랑스에 네이마르가 있을지라도 드라마와 유쾌함에 있어서 프리미어 리그는 여전히 왕(king) 이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성공을 원하는데 적합한 왕은 분명히 아니다. 또한 대표팀을 위해 어린 선수를 육성하는데 있어 적합한 왕 역시 아니다. 적어도 구단이 대표하는 지역을 보살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믿는다면, 그런 역할로서의 왕 역시 아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바보같은 상황이 발생하여 흥미와 구경거리를 준다는 관점에서는 유효하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에 퀄리티 있는 감독과 선수가 많다는 것, 리그 전반적인 경쟁력으로 인한 요인도 (프리미어 리그가 흥미로운 점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위권 구단이 수비를 못한다는 사실이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가오는 주말 아스날, 리버풀, 첼시는 각각 스토크, 크리스탈 팰리스, 토트넘 핫스퍼를 상대하기 앞서 1라운드에서 해결해야할 치명적인 결점을 보였다. 3개 구단(아스날, 리버풀, 첼시) 모두 최근 뒤에 언급된 각 팀에게 혼쭐난 적이 있다.


어느 선까지는 수비에서의 카오스가 경기 규칙의 변화로 인한 결과라 말해두고 싶다. 이제는 20~30년 전보다 수비하기가 어려워졌다. 수비 라인은 상대팀 공격수가 자신보다 뒤에 있다고 오프사이드를 예상하고 가볍게 나올 수 없다. 오카자키 신지가 아스날 상대로 기록했던 골은 아주 적절한 예시다. 크로스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오카자키 신지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공을 터치한건 해리 맥과이어였고 맥과이어의 헤더가 이루어지는 그 순간 오카자키 신지의 위치는 오프사이드가 아니게 바뀌었다. 수비수들은 오카자키의 득점 상황 같은 특정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주저 앉게 되는데 그렇게 움직이면, 미드필드 지역에 기술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더 많은 공간을 내주게 된다.


또한 시니컬(cynical)한 파울은 과거보다 훨씬 혹독한 처벌을 받고 있다. 하프 라인 근처에서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경기를 파울로 끊어내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수행하기 어려워졌다. 이제는 거의 모든 파울 상황에서 경고가 나와야 한다는 기대심리까지 있다. 상대 선수를 위협하는 플레이는 이제 경기에서 거의 사라졌고 수비수가 자신의 실수를 상대를 향한 태클로 만회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제 그럴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1번이다. 


물론 두가지 변화는 상당히 긍정적인 발전이고 각 팀이 실질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다양한 전술적 이슈도 존재한다. 발레리 로바노프스키(Valeriy Lobanovskyi)가 만능형 선수(universal player)를 원했던 것, 펩 과르디올라의 11명의 미드필더화 코멘트에 관련된 사고관이 경기에 스며들고 있다. 이제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수비수에게 패스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헤더, 마킹, 태클 능력같은 전통적인 수비 스킬이 부족하더라도 패스 능력이 좋으면 그런 결점을 수용할 수 있다는 태도가 증가하고 있다. 

 

중앙 수비수가 보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한다는건 크루이프적 사고관의 핵심적인 요소였고 이는 오늘날 축구관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에는 로날드 쿠만, 프랑크 레이카르트였고 오늘날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다비드 알라바로 대표되고 있다. 또한 그러한 기조는 존 스톤스와 다비드 루이즈가 저지르는 수비 실수를 용서할 수 있게 만들었고 지난 금요일 아스날이 백3 자리에 2명의 레프트백을 배치한 이유이기도 했다.


오늘날 대다수 풀백은 사실상 윙백이나 다름없다. 지난 주말 프리미어 리그에서 윙백 혹은 풀백으로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은 총 83회의 태클을 시도했고 123번 크로스를 올렸다. 풀백의 임무가 단순 수비에서 측면 공격으로 변하고 있는데 이 역시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난 화요일 밤, 리버풀이 호펜하임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장면을 보자. 리버풀의 레프트백인 알베르토 모레노는 상대 골키퍼 앞까지 달려갔고 (본래 담당해야 하는) 왼쪽 지역에 상당히 넓은 공간을 허용하고 말았다. 


최근 백3를 선호하는 경향 역시도 현대적 풀백의 공격 본능에 반응한 것일거다. 하지만 선수 1명을 수비에 더 배치하는 것이 수비적 결점을 가려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백3를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상대를 공략할 줄 아는 팀을 만나면 그 약점은 결국 노출되기 마련이다.


프리미어 리그가 엉망진창인 수비를 전세계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시장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영입만을 갈망하는 태도를 보여준 모습으로 맞이하는 당연한 결과물이다. 수비는 곧 연습이고 수비수 뿐만 아니라 (다른 포지션에서도) 동일한 선수들이 끊임없이 반복하여 선수들 간의 상호작용 패턴을 학습하여 얻어내는 결과이다. 또한 그렇게 학습된 형태가 유지되면, 그 수비는 정말로 뚫기 어렵다. 하지만 스쿼드에 지속적인 변동이 이루어진다면, 선수들 사이의 일정수준 이상의 익숙함을 형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 해진다.


비르질 반 다이크는 아주 뛰어난 수비수지만 그가 오늘 리버풀에 합류한다고해서 리버풀의 수비가 한순간에 뛰어나지지 않는다. (리버풀에 반 다이크가 영입된다 할지라도) 반 다이크가 클롭이 선호하는 프레싱 게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풀백들의 전진 방식, 동료 센터백의 선호하는 플레이, 리버풀 미드필더들의 상황 대처에 대해서도 익숙해져야 한다. 데얀 로브렌 영입 사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로브렌 역시 (반 다이크와 마찬가지로) 사우스햄턴에서 아주 높은 평판을 받고 리버풀에 합류했다. 하지만 로브렌이 합류해도 리버풀의 수비는 안정과 거리가 멀었다.


이건 리버풀만의 문제가 아니다. 잉글랜드 축구계 전체에 걸쳐서 선수 영입으로 소용돌이가 치고있고 트레이닝 피치에서 해결한다는 생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시즌 한 감독이 훈련장에서의 연구로 팀의 문제를 해결했는데 그 감독이 바로 안토니오 콩테였다. 하지만 지금 콩테는 걱정이 가득해 보이고 의기소침해진 스쿼드를 다루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는데, 그 상황은 콩테 스스로가 영입 부족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족스러움을 표시함으로써 악화되었다.


지금이야말로 정말로 전념해야할 부분, 팀의 구조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부족함이 있었는지 판단해볼 좋은 시기일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sport/2017/aug/17/question-premier-league-teams-bad-in-defence-arsenal-liverpool-chelsea?CMP=share_btn_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