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artin Laurence


이번 이적시장은 총체적인 수준에서 기록적인 이적료를 양산해내고 있다. 지난 여름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들 중 무려 13개 구단이 자체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고 에버튼은 올 여름에 새로운 이적료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현재 에버튼의 구단 최고 이적료는 2014년 로멜루 루카쿠 영입을 위해 첼시에게 지불했던 £28m 이다.


3년 사이 루카쿠의 가치는 약 3배 상승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루카쿠 영입에 £75m이란 매우 큰 돈을 지불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큰 돈을 받은 에버튼은 새로운 이적료 신기록을 쓰고자 한다. 에버튼은 스완지 시티의 길피 시구르드손 영입을 위해 £40m 과 £45m 을 제시했지만, 스완지 시티는 여기에 추가로 £5m 을 더 달라고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 이적설이 어떻게 끝날지 이미 알고 있다. 에버튼은 시구르드손을 영입할 것이며 스완지는 결국 고수했던 £50m 을 다 받아낼 것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스완지 시티에서 애슐리 윌리엄스를 영입했던 에버튼은 몇백만 파운드를 더 지불할 경우 시구르드손 마저 데려올 수 있다. 시구르드손은 스완지의 강등권 탈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선수로 스완지 입장에서는 가격을 비싸게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정말로 시구르드손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시구르드손의 퀄리티가 프리미어 리그 레벨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다가오는 9월 28세가 되는 시구르드손의 기량이 앞으로 크게 발전할 것 같진 않다. 시구르드손 영입이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구르드손 영입에 £50m 을 쓴다는건 다른 엘리트 플레이어를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구르드손 말고 £50m 이란 가격표가 붙은 다른 선수들을 떠올려보자. 같은 가격인 카일 워커와 벤자민 망디가 엘리트 플레이어까진 못 되지만 두 선수는 각 포지션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구매할 수 있는 최상의 옵션이었다. 시구르드손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구할 수 있는 최선의 옵션이 아니다. 물론 시구르드손이 지난시즌 상당한 공격 포인트와 세트-피스 키커로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지만, 창조성을 가늠할 수 있는 그의 통계량은 다소 왜곡되어 있다.


시구르드손은 2016/2017시즌 총 1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여 케빈 데 브라이너(18개), 크리스티안 에릭센(15개)에 이어 3번째로 어시스트 갯수가 많은 선수였다. 유럽 상위 5개 리그로 따져도 5위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라 리가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로한 루이스 수아레즈의 어시스트 갯수 역시도 13개였다. 하지만 시구르드손이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만들어낸 어시스트는 13개중 단 5개에 불과했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어시스트만 따졌을 경우, 시구르드손은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2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유럽에서는 85위까지 떨어진다. 아마 시구르드손이 에버튼으로 이적한다면, 로스 바클리의 대체자가 될 것이 유력한데 바클리는 오픈 플레이에서 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구르드손의 절반 가까이도 경기를 뛰지 못했던 웨인 루니조차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3개 중 8개, 시구르드손의 대다수 어시스트는 세트-피스에서 만들어졌다. 유럽 상위 5개 리그에서 시구르드손만큼 세트-피스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토니 크로스 뿐이다. 13개의 어시스트 중에서 6개를 페르난도 요렌테가 받아줬고 둘의 조합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합이었다. 하지만 현재 에버튼에는 요렌테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 루카쿠는 팀을 떠났고 그를 대체하기 위해 영입된 산드로 라미레스, 다비 클라센, 웨인 루니에게는 뛰어난 공중전 능력을 요구하긴 어렵다. 시구르드손의 가장 큰 장점이 쉽게 발휘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시구르드손 영입에 £50m 을 쓰는건 엄청난 도박이다.


시구르드손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결코 효율적이지 못하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시구르드손이 만들어낸 기회는 단 25번. 지극히 평범한 수준이라 말할 수 있다. 에버튼에서 홀딩 미드필더를 담당하는 가레스 배리, 이드리사 계예의 찬스 창출 횟수랑 동등하고 로스 바클리 (56번) 의 절반 수준도 못 된다.

 

 

 



시구르드손의 프리미어 리그 경험을 높게 살 수 있지만 금전적으로 훨씬 저렴한 대안이 분명 존재한다. 로날드 쿠만은 키에보의 발테르 비르사(Valter Birsa), 몽펠리에의 리아드 부데부즈(Ryad Boudebouz) 를 훨씬 저렴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비르사는 세리에 A에서 세트-피스 어시스트가 5개였고 시구르드손보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38회)


알제리 국가대표인 부데부즈는 찬스 창출 관점에서 정말 뛰어난 선수다. 부데부즈는 지난시즌 유럽 상위 5개 리그에서 경기당 가장 많은 기회 (3.5회) 를 만들어내는 선수였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만들어낸 득점 기회는 68회였다. 약 £15m 정도면 그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부데부즈는 27세로 시구르드손과 나이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 경기당 드리블 횟수는 시구르드손이 0.8회 수준이었지만 부데부즈는 2.7회 드리블을 기록했다. 또한 시구르드손보다 더 적은 슈팅을 기록했음에도 시구르드손보다 더 많은 골 (9골 vs 11골) 을 기록했다. 부데부즈는 엄청난 영입이 될 수 있다.


라스 팔마스의 주장인 조나단 비에라(Jonathan Viera) 영입설도 있었다. 비에라의 바이아웃은 £27m으로 시구르드손의 절반 수준이다. 물론 9골 13어시스트를 기록한 시구르드손에 비해 조나단 비에라의 7골 7어시스트는 초라해 보이지만, 창조적인 플레이에서 비에라가 더 뛰어났다. 세트-피스를 제외하고도 비에라가 기록한 키패스 횟수는 67개였다. 경기당 드리블 횟수는 2회였고 필요시 후방 미드필더, 왼쪽 측면까지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훨씬 효과적인 영입이 될 수 있다.


시구르드손이 토트넘 핫스퍼에서 부진했던 것도 의심해야 한다. 시구르드손은 £50m 가격표가 합당하단 생각이 들만큼 플레이를 보여준 적이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물론 현재의 이적시장에서 시구르드손의 가격표가 이적시장 전체 중 최고가는 아니지만, 에버튼은 이보다 더 싼 가격에 영입할 수 있는 선수를 물색해야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who-scored-blog/2017/jul/26/gylfi-sigurdsson-everton-swansea-transfer-window?CMP=share_btn_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