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regg Bakowski
축구팬들은 코너킥과 유별난 관계가 있다. 옵타(Opta)의 조사에 따르면, 코너킥이 골로 연결될 확률은 고작 3.2%에 불과하다. 그런데 코너킥이 선언되는 순간 경기장은 더 시끄러워지며 어느팀을 응원하면서 보고있느냐에 따라 골을 넣지 않을까란 기대감, 골을 먹지 않을까란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코너킥에 대한 회의적이다. 여러 구단의 팬포럼을 살펴보면, "우리팀 코너킥 공격은 왜 이리 쓰레기일까?" 란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0년 사이 선수들의 기술 능력이 -특히 공격적인 방면에서- 향상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코너킥 능력만 떨어진 것일까?
지난 5시즌간 프리미어 리그에선 코너킥 득점 비율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프리미어 리그의 코너킥 득점은 경기당 0.32골에서 0.38골 사이를 오갔는데 이 비율은 유럽무대를 선도하는 다른 리그, 국가대표 무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골을 만들어내는데 있어 코너킥의 효율성이 몇년 사이 급락하지 않았음에도 왜 우리는 코너킥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일까?
우리의 의견은 TV에서 보여주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 코너킥이 골로 연결될 확률이 고작 3.2%라면 우린 불가피하게 실패한 코너킥을 더 많이 볼 수 밖에 없다. 코너킥은 우리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어렵고 점점 더 부정적인 시선이 확고해져간다. 그리고 프로선수 출신들은 자꾸 방송에서 최소한 코너킥을 막기위해 서있는 첫번째 수비수를 맞추는 킥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반복해서 말한다. 하지만 이들의 발언으로 수많은 팬들이 효율적인 코너킥을 구성하는 요소를 심각할 정도로 잘못 이해하게 되었다. 단순히 동료 머리에 공을 연결해주는 것과 위협적인 공을 보내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불러온다.
60~70년대 코너킥 장면에선 공을 박스를 향해 굉장히 높게 차는걸 볼 수 있다. 이 경우에 정말 끔찍할 정도로 잘못차지 않는다면, 코너킥을 막으려고 서있는 첫번째 선수는 충분히 무력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공의 속도에서 손실을 본다. 당시에는 골키퍼에게 조금 더 신체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었고 골키퍼들도 공을 잡아내는걸 더 선호했기 때문에 공을 높게 띄우는 공격이 충분히 통했다. 하지만 오늘날 그런 공격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골키퍼들은 핸들링 미스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 펀칭 빈도를 늘리고 있고 주심들은 골키퍼를 조금 더 보호해준다.
따라서 상대팀 코너킥 수비를 망가뜨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보통 6-yard box 앞에 위치해 있는 첫번째 수비수 바로 뒷공간을 향해 킥을 시도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직접 프리킥 상황에서 사각지대를 노리는 것만큼 굉장히 어려운 목표설정이다. 너무 쎄게 차서도 안되고 골키퍼에 너무 가깝게 차서도 안 된다. 공을 이렇게 보내는 것은 결코 키커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언이 아스날을 상대로 기록한 첫번째 득점은 코너킥에서 만들어진 골인데 아주 제대로 된 코너킥 골이었다. 특정 지역을 향해 공을 연결하는 것은 어려운 기술이다. 코너킥을 처리할 때 수많은 요소들을 생각해야만 한다. 또 다양한 코너킥 전술이 있다는 것은 일부 코너킥 전술은 다른 코너킥 전술보다 더 높은 난이도를 요구한다는걸 의미한다. 니어포스트를 향해 올리는 코너킥은 상대팀에서 첫번째로 위치한 수비수가 걷어낼 가능성이 파포스트를 노리는 코너킥보다 높다. 아웃스윙 코너는 골키퍼가 공을 잡아낼 확률을 줄여주지만, 인스윙 코너킥만큼 위력적이지 않다. 아마도 완벽한 코너킥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 10번 중 4번은 코너킥을 막기위해 서있는 첫번째 수비수를 뚫지 못하겠지만, 나머지 6번의 기회는 10번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성 높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다.
코너킥이 불공평한 취급을 받는데 다른 이유들이 더 존재한다. 축구계를 선도(leading)하는 프로 구단들이 투자하는 금액을 고려해보자. 상위레벨에 위치한 구단들은 선수들이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주려고 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코너킥을 더 편하게 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져본다면,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다. 올드 트래포드의 터치라인은 경사가 져있고 코너킥을 담당하는 선수는 킥을 시도하기 전에 경사를 빠르게 올라가야만 한다. (아니면 도움닫기를 짧게 가져가거나) 다른 구장에도 코너킥을 처리하기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이 있고 어떤 구장은 키커가 충분한 도움닫기를 할만한 적정 면적을 갖추지도 못했다. 지난 10년 사이 수많은 구단이 부심이나 교체를 준비하는 선수들로 인해 잔디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터치라인에 인조잔디를 설치하는 경향이 늘었다. 따라서 코너킥을 처리하는 선수가 발밑으로 느껴지는 잔디의 질 차이를 극복해야하는 상황도 발생하게 되었다. 이것을 극도로 작은 규모의 불편함이라 치부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메이저 구단들이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른 분야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가운데 유독 코너킥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다고 볼 순 있다.
또 다른 요소로 일부 구단의 코너킥 수비 전술 접근법 변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 코너킥 방어 상황에서 양쪽 포스트에 선수를 배치하지 않는 경향이 지난 10년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한쪽에만 선수를 배치하거나 양쪽 포스트 모두 선수를 세우지 않는다. 그러한 변화의 이유들 중 하나로 코너킥 허용을 오히려 역습의 시발점이라 생각하는 가치관을 이야기할 수 있다. 대담한 전술적 실험을 감행하는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브랜단 로저스는 이러한 가치관을 프리미어 리그에 최초로 심은 감독들이라 할 수 있다. 두 감독은 상대팀이 코너킥 공격을 시도할 때가 가장 역습에 취약한 상황이라 판단했는데 그들의 주장이 옳다고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있다. 올시즌 리버풀은 코너킥 공격 이후 즉시 상대에게 역습을 자주 허용했다. 따라서 이제 많은 팀들이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옛날처럼 상대팀 페널티 박스로 많은 선수를 투입하지 않는다. 그 결과 코너킥에서 득점이 나올 확률이 떨어지고 있다.
코너킥을 잘 차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볍게 생각할만큼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우리는 코너킥에 대해 지나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데 조급함을 떨쳐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좋은 코너킥이 나오면 지금보다 더 그 가치를 알아봐줄 필요가 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mar/27/in-defence-of-the-corner-a-much-maligned-set-pi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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