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aul Scholes


올시즌에 나는 루이 반 할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향해 쓴소리를 했던 적이 있다. 이 정도로 팀 순식간에 변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이번 주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첼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스탬포드 브릿지에서조차 승리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루이 반 할 감독이 새로운 팀을 만들 수 있도록 만든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아스날전에 있었던 앙헬 디 마리아의 퇴장이 아닌가 싶다. 지금의 주전 선수들을 보면 언더독 입장에 있었던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후안 마타, 마루앙 펠라이니, 에슐리 영같은 선수들 말이다. 이들 모두 시즌 초반에는 반 할 감독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에서 아웃될 것으로 보였지만 지금 팀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포메이션은 아주 대담하다. 반 할 감독이 부임했을 때 내가 예상했던 수준 이상의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다. 현재 4명의 선수 (마이클 캐릭, 안데르 에레라, 펠라이니, 웨인 루니) 가 아주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모두 중앙에서 팀의 탄탄한 척추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측면에서 영과 마타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마이클 캐릭이 첼시 원정에서 선발로 출전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만약 캐릭이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데일리 블린트가 다시 미드필더로 복귀할 것 같다.


맨체스터 더비전 승리의 주역으로 펠라이니와 영이 모든 이의 시선을 이끌었지만, 마타에게도 수많은 찬사가 향해야만 한다. 마타 덕분에 유나이티드는 침착한 경기 운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 날의 마타는 윙어가 아니었고 중앙으로 계속 이동하여 팀이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마타의 패스는 언제나 빨간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을 향해서 연결 되었고 득점 장면에서 볼 수 있던 것처럼 언제나 침착한 경기를 펼쳤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 라이언 긱스를 도와 잠시 구단의 코치직을 수행했던 적이 있다. 그 때도 우리는 펠라이니에게 가장 적합한 포지션이 현재 그가 뛰고있는 10번 역할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데이빗 모예스 감독은 펠라이니를 중앙 미드필더처럼 활용했지만, 펠라이니 최대 장점은 미드필드에서 경기를 지휘하는 것이 아니다.


펠라이니가 에버턴 유니폼을 입고있을 때 나는 펠라이니를 상대한 적이 있었다. 펠라이니는 언제나 우리에게 있어서 정말이지 덩치까지 큰 골칫덩어리였다. 팔꿈치로 우리를 밀어젖히고 신장도 크고 강인한 선수였다. 에버턴 선수들이 공격 전개 상황에서 형성하는 형태에서 갑자기 벗어나더니 어느새 반대편 포스트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였다. 지금 반 할 감독이 펠라이니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 펠라이니가 에버턴에서 보여줬던 그 모습이다. 현재는 펠라이니가 다소 어려워하는 역할은 요구하고 있지 않다. 나는 펠라이니의 기량이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아직 의문을 품고 있지만 그것은 아직은 오지 않은 미래의 일이다. 내 기억 속의 펠라이니는 언제나 훈련을 열심히 소화하는 성실하고 헌신적인 선수였다. (그러니 앞으로 발전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측면 플레이어가 갖춰야할 덕목에 대한 라이언 긱스의 신념은 에슐리 영이 부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유나이티드는 언제나 측면에서 경기장 활용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선수, 빠른 발을 갖춘 선수를 선호해왔다. 디 마리아가 빠지고 에슐리 영이 자신감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자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과거부터 보여줬던 측면 플레이를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나의 추측에 불과한데, 팀의 형편없는 성적과 경기력이 에슐리 영이 과거보다 비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과거에는 (팀 성적이 잘나가다 보니까) 에슐리 영이 비난의 중심축을 이루는 선수였다. 그런데 지난 몇달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보여준 경기력과 결과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가 이전보다 더 커졌고 다른 선수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그 때부터 영은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게 되었고 자신이 잘하는 플레이를 경기장에서 다시 보여주기 시작했다. 수비수에게서 1야드 정도 떨어진 다음에 빠르게 크로스를 시도하는 영의 플레이는 루니와 펠라이니에게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팀 스피릿이 살아나고있는 가운데 한 가지 꼭 언급하고 싶은게 있다. 유나이티드는 현재 성적을 내고있는 동시에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타이틀 레이스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져있다. 첼시가 스스로 자멸하지 않는다면 유나이티드에게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한다. 지금 유나이티드가 바라볼 것은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단 한가지 뿐이다. 우리는 아스날이 리그 타이틀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도 시즌 막바지에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확보를 위해 180도 달라진 모습들을 보여준걸 지속적으로 목격해왔다.


시즌의 마지막 3개월 간 팀이 집중력있고 강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진지하게 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은 시즌 시작부터 그런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나서 크리스마스 이전에 더욱 강해져야하고 그 기세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타이틀을 노리는 경기력과 마지막에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확보를 위해 살아나는 것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지금의 모습에 안주하지 말고 다음 시즌에는 시즌 초반부터 잘할 수 있는 팀이 만들어져야 한다.)



출처 : http://www.independent.co.uk/sport/football/news-and-comment/paul-scholes-column-i-hear-manchester-city-are-closing-on-pep-guardiola-for-next-summer--but-id-also-love-to-see-jrgen-klopp-managing-in-england-1018349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