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AT 마드리드와 레알 마드리드를 구분짓는 수치들이 몇가지 있다. 가장 명백하고 적절한 예시는 승점일 것이다. 현재 레알이 81점, AT가 83점을 기록 중이다. 아마 마르코스 요렌테는 두 팀의 차이를 만들어낸 선수일 것이다.  AT 마드리드에는 마르코스 요렌테가 있지만, 레알 마드리드에는 없다.

 

2019년 6월, 마르코스 요렌테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AT 마드리드로 향할 시점에 그를 기용할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2020/2021시즌 두 구단이 타이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레알 마드리드는 그를 AT 마드리드로 보내지 않았어야 했다.

 

마르코스 요렌테의 직접적인 득점 관여도는 환상적인 수준이다. 요렌테는 올시즌 리가에서 12득점 &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여 2008/2009시즌 디에고 포를란(32골 & 10어시스트) 이후 AT 마드리드에서 처음으로 10-10을 달성한 선수가 되었다. 

 

만약 현 시점 AT 마드리드의 자력우승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면, 올시즌 마르코스 요렌테의 활약이 일시적일 것이라 예상하는 글을 작성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력우승이 가능한 현 시점에서 그 걱정은 2021/2022시즌으로 넘겨도 된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라 리가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기대치를 상회해야 한다. 그리고 올시즌 시메오네와 마르코스 요렌테는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다. 기대득점(xG)이 3.34골에 불과한 요렌테의 라 리가 득점 수는 12골이다. 평균 능력치를 갖춘 선수와 대비하여 4배 높은 실적을 냈다는 것이다. 

 

마르코스 요렌테보다 기대값 대비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유럽 5대 리그에서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단 1명 뿐이다.

어시스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마르코스 요렌테의 기대 어시스트(xA) 값은 5.34개지만, 그의 실제 어시스트 기록은 11개이다. 동료들이 그의 패스를 기대치 대비 2배 더 잘 마무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대어시스트를 상회하는 어시스트 기록을 갖고있다는건 그만큼 동료들이 찬스를 잘 마무리지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선수들이 팀에 포진해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팀에게 좋은 일이기도 하다.

 

마르코스 요렌테의 기대치 상회를 단순한 운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페널티 지역에서 월드-클래스 효율성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공격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앙투안 그리즈만 이탈 이후 AT 마드리드에게 간절히 필요했던 것이다. 

 

AT 마드리드는 원치 않았겠지만 타이틀 레이스를 극적이고 어렵게 만들어갔다. 불과 몇주 전만 하더라도 AT 마드리드는 승점 10점 차 선두였고 2월에 라 리가 우승을 차지할 확률이 무려 79.9%였다. 그러나 현재 2위와의 승점차는 단 2점에 불과하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와 경쟁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고 AT 마드리드는 여전히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는 결과를 내고있다.

 

지난 시즌, AT 마드리드의 기대득점 총계는 58.2골이었다. 실제로는 51득점을 기록했고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동떨어진 승점으로 라 리가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시즌 기대득점을 상회하는 실적(기대득점 51.6골, 실제 65골)을 냈다. 기대득점을 상회한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AT 마드리드는 유럽 5대 리그 구단들 중 4위에 위치한다. 기대득점 51.6골은 라 리가 6위에 해당하는 수치인데 이러한 수치로 라 리가 타이틀을 획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기대치를 상회했다. 총 12.7골을 덜 내주었는데 이 부분에서는 유럽 5대 리그 구단들 중에서 1위에 위치한다. 얀 오블락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으니깐 요렌테를 위한 기사에서는 이 정도로 넘어가도록 하자. 

 

공수에서의 기대치 상회를 통해 AT 마드리드는 기대득점 예상 대비 총 +26골 효과를 보았다. (득점 + 13.4 실점 -12.7) 두 수치를 합친 순위에서도 AT 마드리드가 유럽 5대 리그 구단 1등이다.

 

AS모나코가 2016/2017시즌 리그 1 우승을 기록할 때, 기대득점 대비 +40골을 상회한 것과 비슷한 이야기다. 토트넘은 2016/2017시즌 기대득점 대비 +30.1골을 상회하였는데, 이 때 우리는 토트넘이 2016/2017시즌에 우승하지 못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토트넘이 우승할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말했었다.

 

공수에서 기대득점 대비 상회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AT 마드리드는 7년 만에 라 리가 우승을 꿈꿀 수 있다. 아마 다음시즌에는 올시즌처럼 기대득점을 상회하는 성적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은 올 시즌에 꼭 우승을 해내야만 한다.

 

2016/2017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라 리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당시 마르코스 요렌테는 알라베스에서 임대 신분으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었다. 만약 AT 마드리드가 2020/2021시즌 우승에 성공한다면 이는 마르코스 요렌테의 첫번째 라 리가 타이틀이 될 것이다. 마르코스 요렌테의 존재가 시메오네에게 어떠한 도움이 되었는지를 골과 어시스트라는 단순한 통계가 아닌 조금 더 발전된 형태의 통계량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올 시즌 AT 마드리드의 볼 점유율은 52%다. 2011/2012시즌 이후, AT 마드리드가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한 첫번째 시즌이다. AT 마드리드의 2020/2021시즌 패스 성공률은 83.2%로 이는 2005/2006시즌 이후 최고 기록이다. 마찬가지로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의 패스 성공률 72.5% 역시 근래 가장 높은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마르코스 요렌테의 (전체)패스 성공률 84.3%, 파이널 서드 패스 성공률 77.8%는 팀의 높아진 패스 성공률에 기여했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그가 공을 잡는 순간, 단순한 볼 점유에서 득점 기회로 상황이 전환된다는 것이다.

 

지난시즌 AT 마드리드의 평균적인 공격 지속시간은 7.5초였는데 올시즌 이 수치가 9.4초까지 증가했다. AT 마드리드는 과거처럼 직선적인 경기를 펼치지 않는데 요렌테는 AT 마드리드의 경기 스타일을 변화시킨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마르코스 요렌테가 관여한 공격의 지속시간은 지난시즌 13.9초에서 올시즌 16.3초로 증가했다. 그리고 과거보다 3.4m 정도 더 오른쪽 터치라인에 가까운 지역에서 공을 소유하기 시작했다.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의 패스 성공률은 71.8%에서 77.8%로 상승하였고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크로스는 90분 기준 0.53회에서 1.87회로 증가했다. 크로스 성공률은 25%로 두 시즌간 유지되고 있다. 90분 기준으로 만들어내는 득점 기회 역시 1.05회에서 1.37회로 증가했다.

 

2020/2021시즌 이전의 AT 마드리드 미드필더를 떠올려 보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코케, 사울, 야닉 카라스코를 떠올렸다. 지금은 팀을 떠난 토마스 파티를 떠올리기도 했다. 우리는 이들이 시메오네 시스템의 중추적인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렌테가 팀의 중심이 된 이후 많은 것들이 과거보다 더 효율적으로 마무리되기 시작했다. 요렌테가 팀에 녹아든 결과, AT 마드리드는 양 측면에서 막강한 공격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요렌테와 카라스코는 1,500분 이상 경기를 소화한 라 리가 미드필더들 중에서 90분당 득점으로 마무리 된 공격 참여 횟수 1,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 시즌 마르코스 요렌테의 (90분당 득점으로 마무리 된 공격 참여 횟수) 수치는 0.46에서 0.91로 2배로 상승했고 카라스코는 동일 스탯 0.43에서 0.94로 크게 상승하였다.

 

 

요렌테는 위 목록에 있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여 파이널 서드에서 시작하는 공격작업 참여가 낮다. 파이널 서드에서 시작되는 공격 작업에 요렌테가 관여하는 횟수는 7.9회지만 위 목록에 없는 프랭키 데 용(9.2회), 세르히오 카날레스(12.1회)는 요렌테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공을 다루고 있다. 카라스코(12.5회), 크로스(16.3회)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기회 대비 생산성은 마르코스 요렌테가 가장 뛰어나다.

 

요렌테가 관여한 공격 작업은 어떻게 마무리 되는가? 요렌테의 발을 떠난 공은 수아레즈를 향한다. 루이스 수아레즈는 시즌 20골을 기록하여 기대득점 15.8골 대비 4.2골을 상회하고 있다. 수아레즈는 바르셀로나에서의 지난 3시즌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3시즌간 바르셀로나에서 수아레즈의 기대득점은 59.8골이고 그는 실제로 62골을 넣었다.

 

마르코스 요렌테가 수아레즈에게 연결한 패스는 총 53개인데 이중 12번이 슈팅 찬스로 이어졌고 3개가 결국 어시스트로 인정되었다. 요렌테가 만들어낸 41번의 득점 기회들 중에서 거의 30%가 수아레즈를 향한 것이다. 지난 시즌에 팀에 없었거나(수아레즈) 팀의 핵심이 아니었던(요렌테) 두 선수의 조합이 가장 많은 기회를 창출해내고 있다.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 중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무엇일까? 지난 3월 7일, 요렌테는 피치 오른쪽 공간을 빠르게 침투하여 페널티 박스에 있는 수아레즈를 발견했고 수아레즈는 요렌테의 패스를 받아 원터치로 마무리하여 AT 마드리드의 1-0 리드를 만들어냈다. 이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였다. 이 득점으로 인해 AT 마드리드는 지금 라 리가 11번째 우승 타이틀을 자력으로 쟁취할 수 있다. 

 

 

출처 : https://theanalyst.com/eu/2021/05/marcos-llorente-and-atletico-madrids-la-liga-title-ch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