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이후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제외한 다른 구단 모두가 해내지 못했던 리가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AT마드리드는 €30m 이적료를 지불하며 우디네세에서 로드리고 데 파울을 영입했다. 아르헨티나의 코파 아메리카 우승 주역 로드리고 데 파울 영입으로 AT마드리드는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로드리고 데 파울과 리오넬 메시. AT마드리드는 2021/2022시즌이 끝났을 때 라 리가를 2명의 아르헨티나인의 이야기로 표현할 수 있길 희망할 것이다.

 

스페인 축구계는 리오넬 메시의 이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타이틀 레이스를 전망할 때, 메시의 이적은 결코 떼어놓고 볼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와 영원히 함께할 수 없다는걸 알고 있었겠지만, 벌써 헤어지는 것은 그리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 없다. 17년만에 메시가 없는 라 리가 세상이 만들어졌고 라 리가 우승 경쟁자들은 완전히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라 리가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선수가 떠난 상황에서 AT마드리드는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포스트-메시 시대에 라 리가 타이틀을 넘어 리가 내 구단 위상 자체를 끌어올리는걸 원할지도 모르는 AT마드리드는 새로운 아르헨티나인과 함께 그 야망을 표출하길 원하고 있다.

 

발렌시아에서의 실패 후 2016년 스페인을 떠났던 데 파울은 세리에 A에서 5시즌을 보냈다. 세리에 A는 데 파울의 잠재성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5년의 시간동안 다양한 요소들이 데 파울의 기량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경기를 꾸준히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과거 10번 또는 세컨 스트라이커 역할이었던 데 파울은 중앙 미드필더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중앙 미드필더로 성장한 상태로 다시 스페인에 입성하게 되었다.

 

 

데 파울은 지난시즌 세리에 A 선수들 중 기대 어시스트가 10.3개로 가장 많았고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기대 어시스트 개수도 7.2개로 세리에 A 1등이었다. 강등권과 승점 7점 차에 불과한 14위로 시즌을 마감한 우디네세라는 팀에서 나온 기록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 수치를 90분 기준으로 환산하면 90분당 기대 어시스트가 0.29개인데 이는 케빈 데 브라이너와 막상막하인 수치이다.

 

 

데 파울의 장점은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경이 완전하게 이루어졌음에도 공격력을 전혀 상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비력을 끌어올리는 동안 자신의 선천적 재능을 잃지 않았다. 심지어 이번 여름에는 아르헨티나 대표로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적극적인 플레이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데 파울은 우디네세의 볼 점유 상황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선수인데, 코파 아메리카에서 49%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아르헨티나에서는 수비적인 역할이 돋보였다.

 

데 파울은 드리블을 통한 전진 능력이 뛰어난 선수이기도 하다. 남미 출신이면서 윙어로 뛰었던 경험 덕분에 데 파울은 뛰어난 드리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 드리블 능력은 데 파울이 중앙 미드필드 지역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3선에서 뛰기 시작하면서 그의 드리블 영향력이 과거보다 더 커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중앙에서 공을 가지고 어디든지 갈 수 있다. 3선에서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서 파이널 서드로 단숨에 드리블 시도를 할 수 있는 선수다.

 

유럽 5대리그 중앙 미드필더 선수들과 비교해보자면, 데 파울은 90분당 5m 이상 전진 (progressive carries) 횟수 6위를 기록했다. 90분 기준 (상대를 제치는) 드리블 횟수로는 2위였다. 중앙 지역에서 단순히 볼을 운반하는 것에 지나지 않고 높은 퀄리티의 드리블로 상대를 제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이러한 데 파울의 능력은 AT마드리드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수비적인 관점에서 손실없이 지속적으로 공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는 AT마드리드가 원하는 인재상이다.

 

 

2013/2014시즌 라 리가 우승 이후, AT마드리드의 과업은 팀의 부활을 안겨준 수비 견고함을 잃지 않는 상태에서 공격력을 어떻게 증대시키는가? 였다. 다시 라 리가 우승을 거머쥐는데까지 7년의 시간이 걸린 것을 생각한다면 이 과업은 결코 달성하기 쉬운게 아니었다. 하지만 AT마드리드는 2020/2021시즌부터 공수의 적절한 균형을 찾기 시작했다고 보여졌고 새로운 시즌에서는 2020/2021시즌의 기조를 뿌리로 삼아 발전할 것이다.

 

데 파울의 이적 시기는 경기 스타일 변화를 추구하는 AT마드리드의 상황과도 딱 맞아 떨어진다. 부임 이후 줄곧 4-4-2 시스템을 사용했던 디에고 시메오네는 2020/2021시즌에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의 전술적 유연성 보여주었다. 백3 시스템, 윙백, 더 역동적인 형태의 공격 등... 지난 시즌 AT마드리드는 시메오네 부임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52%), 가장 많은 경기당 패스 횟수(503회)를 기록했다. 첫번째 라 리가 우승을 차지했던 2013/2014시즌 경기당 평균 패스 횟수가 402회였다. 무려 100회가 증가한 것이다. 상위 레벨에서 점유 기반의 축구 증가로 인해, AT마드리드는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와 경쟁하기 위해 그러한 스타일에 적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데 파울은 5-3-2 시스템의 중앙 미드필더로 합류할 것이 확실시 된다. 데 파울을 중심으로 탄탄한 중원이 꾸려질 것으로 예상되며 AT마드리드가 추구하는 보다 능동적인 경기를 펼치는데 데 파울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지난 시즌 세리에 A에서 데 파울의 볼터치 횟수는 2,871회였는데 이보다 더 많은 볼터치 횟수를 기록한 선수는 마누엘 로카텔리 뿐이었다.

 

AT마드리드가 여전히 수비장벽을 탄탄하게 세우고 있지만,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공격력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오픈 플레이 상황 기대 득점이 지난시즌 38.8골로 라 리가 5위였고 이는 타이틀 경쟁을 펼쳤던 구단과 비교했을 때 한참 떨어진 수치였다. AT마드리드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강력한 공격력이 필요해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수비 구조를 깨지 않으면서 공격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AT마드리드에게 데 파울은 매력적인 카드이다.

 

지난 10년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vs 리오넬 메시 구도를 유지했던 라 리가가 두 선수 모두 없는 첫번째 시즌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AT마드리드는 그들의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있다. 우승 경쟁에서 AT마드리드가 분명히 유리해 보인다. 별다른 전력 손실이 없었고 데 파울이 추가되었다. 다른 구단은 핵심 선수들이 빠지는 혼란에 직면했는데 AT마드리드에는 핵심 자원이 추가된 것이다.

 

라 리가는 올 여름 가장 유명한 아르헨티나 선수를 잃었다. 그러나 AT마드리드는 자신들에게 딱맞는 아르헨티나인을 스쿼드에 추가하여 스페인 양강을 향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출처 : https://theanalyst.com/eu/2021/08/rodrigo-de-paul-meet-la-ligas-new-most-important-argent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