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991/1992시즌 UEFA 컵 위너스 컵(Cup winner's Cup) 16강전 이후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친다. 당시 루이스 아라고네스가 이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알렉스 퍼거슨 경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합계 스코어 4-1로 8강에 진출했다.

 

두 팀의 맞대결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퍼거슨 경과 함께 13번의 리그 우승을 이뤄낸다. 아틀레티코는 코파 델 레이를 2차례 연속으로 우승하고 1996년에는 라 리가 우승을 기록한다. 1992년으로부터 30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두 팀이 다시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예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양팀에게는 챔피언스 리그를 통해 망쳐버린 올 시즌을 만회해야한다는 목표가 있다.

 

어느 한 팀이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11월 랄프 랑닉 임시감독 부임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90분 경기에서 단 1경기만을 패배했지만, 강팀을 상대로는 경기를 펼치지 않았다. 지난 시즌 라 리가 챔피언인 아틀레티코는 이미 레알 마드리드와의 승점 차이가 15점으로 벌어졌다. 

 

두 팀의 현재 상황은 밸런스가 아주 잘 맞는다. 두 팀 모두 때때로 굉장한 공격력을 보여주는 팀이지만, 수비가 계속 불안하다. 둘 다 이길 것 같지가 않은데 질 여유는 또 없는 상황이다.

 

수비가 불안한 상황에서 절대로 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골키퍼는 부담감이 심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포지션에서 두 팀의 퍼포먼스 차이가 가장 크다.

 

2011년 아틀레티코를 떠난 다비드 데 헤아는 처음으로 친정팀과 맞대결을 펼친다. 데 헤아는 완다 메트로폴리타노로 돌아와 자신이 세계 최고의 골키퍼임을 입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 아틀레티코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얀 오블락은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가 올 시즌 극도로 불안하다는 것을 꾸준히 지켜봤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65회의 슈팅을 허용했고 이는 유럽 5대 리그에 속한 구단들 중 5번째로 많은 수치다. 465회의 슈팅 중 유효 슈팅은 168개였고 특히 우려스러운 항목은 21차례의 슈팅이 수비 실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세비야 23회에 이어 2번째로 수비 실수로 인한 슈팅 허용이 많은 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xGOT 통계를 바탕으로 계산했을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대 실점은 51.1골이며 이는 유럽 5대리그에서 꼴지에서 3번째 수치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실점 수는 44골로 이는 데 헤아가 지금까지 7골을 막아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리미어 리그 기록만 놓고 보았을 때, 데 헤아는 128개의 유효슈팅 중 96개를 막았고 73.4%의 선방률을 기록 중이다. 데 헤아보다 선방 횟수가 많은 골키퍼는 리즈의 일란 메슬러 뿐인데 메슬러는 더 많은 데 헤아보다 더 많은 슈팅을 상대해야했고 50골을 허용했다. 반면 데 헤아의 실점 수는 34골이다. xGOT 모델 기반, 데 헤아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7.1골을 막아내 리그 최고의 방어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서 데 헤아(157회)보다 유효슈팅을 많이 맞이했던 골키퍼는 레스터의 캐스퍼 슈마이켈(158회) 뿐이다. 그만큼 유나이티드는 공이 없는 상황에서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데 헤아가 본인의 능력으로 7~8골을 막아낸 것이다. 유럽 무대에서 15경기 이상 소화한 골키퍼 중 데 헤아보다 더 뛰어난 선방 능력을 보여준 선수는 단 2명 뿐이다.

 

들어갈만한 골을 막는 것, 높은 선방률은 보통 오블락이 잘해오던 부분이었다. 2014년 아틀레티코 데뷔 이후, 오블락은 167번의 클린 시트(유럽 5대 리그 1위), 선방률 76.5%(3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2014년 이후, 오블락은 거의 51골을 막아낸 선수이고 데 헤아보다 20골을 더 많이 막아낸 선수였다. 그래서 올 시즌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오블락은 데 헤아보다 유효슈팅이 50회가 적었다. 이는 아틀레티코의 수비가 붕괴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는 낫다는걸 의미한다. 그런데 오블락은 데 헤아보다 5골을 더 내줬다. 오블락의 선방 횟수는 61개 뿐이며 선방률은 57%까지 떨어졌다. 통산 76.5% 선방률과 비교하여 엄청나게 떨어진 수치인 것이다.

 

 

라 리가 기록만 살펴보았을 때, 오블락은 기대치보다 8.6골을 더 허용했다. 이 부분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했던 골키퍼가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오블락보다 더 최악의 수치를 기록 중인 골키퍼는 유럽 5대 리그에서 보르도의 브누아 코스틸(-13.2골) 뿐이다.

 

오블락(-8.6골)과 데 헤아(+7.1골) 간의 15골 차이는 올시즌 두 선수의 퍼포먼스를 단번에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표로 인해 유나이티드보다는 아틀레티코 쪽이 근심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 https://theanalyst.com/eu/2022/02/de-gea-vs-oblak-champions-lea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