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obbie Savage 


(본문은 원래 WBA전을 앞둔 2015년 4월 30일 데일리 미러에 올라온 칼럼이었습니다)


'지루한' 첼시와 지루한 축구에 대한 열띤 논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반드시 논의되어야할 사항 중 하나가 사람들 마음 속에서 잊혀지고 말았다.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마루앙 펠라이니 활용법이 무력화되었을 때, 과연 어떤 방향성을 지닌 축구를 보여줘야하는가에 대한 쟁점 말이다. 


물론 펠라이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4위내로 진입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선수였다. 루이 반 할 감독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펠라이니는 아주 훌륭하게 소화해냈고 만약 내가 과거에 몸담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한다면, 펠라이니는 £27m이라는 자신의 이적료값을 해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2번의 연속된 패배, 스탬포드 브릿지에서의 첼시전 패배와 구디슨 파크에서의 에버턴전 패배를 생각해 본다면 두 팀 모두 유나이티드를 이기는 전략으로 수비 숫자를 늘리고 피치 후방에 그것도 펠라이니 주변에 선수 배치를 늘렸다는 공통점을 파악할 수 있다. 유럽 최고 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94cm의 신장을 가진 펠라이니의 공중전 능력을 믿고 팀을 구성한 것 때문일까? 


팬들이 나의 발언에 대해서 짜증을 낼지도 모르니 먼저 한 마디 하고 시작하겠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1군 무대 경기를 소화하지는 못했으나 나 역시 Class of 92의 멤버이다.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사랑하고 이들의 역사 역시 자랑스러워하는 열렬한 팬이다. 그런데 이거 하나 짚고 넘어가보자.


도대체 유럽 빅클럽 중에서 자신들이 펼칠 수 있는 최고의 축구를 보여주기 위해서 194cm의 보조 공격수를 활용하는 클럽이 있는가? 바이에른 뮌헨은 카르스텐 얀커 이후에 그런 플레이를 펼치지 않는다. 이것도 무려 10년이 넘은 이야기다. 레알 마드리드도 이런 축구를 하지 않는다.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최고의 수준을 지닌 국가대표팀에서 타깃맨을 활용하는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상대 수비수들은 어떻게 막아야할지를 다 간파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피터 크라우치가 피치 위에서 가장 커다란 존재일 때까지 이 전술로 어느 정도까지 재미를 보았다. 그러나 피터 크라우치의 신장을 노리는 축구로 잉글랜드는 결코 월드컵 우승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에 몇차례 부상을 당한 마이클 캐릭의 부재에 대해서 아쉬워할 것이다. 그러나 첼시와 에버턴전 패배는 단순한 캐릭의 부재뿐만이 아닌 펠라이니를 활용한 전술이 무의미했기 때문이었다. 반 할 감독 입장에선 자신이 최고로 잘 할 수 있는 포메이션에서 최대한 짜낸 것일거다. 그런데 반 할 감독에게 플랜B가 있는가? 나는 그걸 물어보고 싶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2~3명의 확실한 영입을 성사시킨다면 난 여전히 다음 시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우승에 도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5위 리버풀과는 승점 7점이 차이가 나고 1경기 덜치른 아스날보다 승점 2점이 뒤쳐져 있으니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위로 시즌을 마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난 시즌의 성적을 고려했을 때 지금의 성적이 확실한 발전인게 틀림없다. 그런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클럽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펠라이니를 중심에 둔 퍼즐로 4위를 수성하는 것이 정말 올바른 답인가에 대해서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펠라이니를 적극 활용하는 지금의 전술은 팀 최고의 전술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이거나 최저 수준의 선택지가 되어아만 한다. 




출처 : http://www.mirror.co.uk/sport/football/news/robbie-savage-manchester-united-whats-5609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