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imon Kuper


첼시가 유럽 대항전에서는 탈락했으나 거스 히딩크는 조세 무리뉴의 경질 이후 필연적인 반등을 이끌고 있다. 히딩크는 리그에서 12경기 무패를 기록했고 데일리 메일(Daily Mail)은 히딩크가 15위에서 10위로 팀을 끌어 올렸다고 칭송하고 있다. 히딩크의 스토리는 최근들어서 축구계의 오래된 미신을 재조명하고 있다 : '새로운 감독은 팀의 메시아'


축구계에서 감독을 갈아치우는 것은 매우 관습적인 절차이고 어떤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을 희생시키는 의식이기도 하다. 팀의 상황이 나쁘게 돌아간다면 감독은 팀을 떠나게 된다. 감독이 희생된다면, 팀의 퍼포먼스는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워릭 경영 대학원의 수 브리지워터 교수는 1992년부터 2008년 사이 프리미어 리그 클럽의 감독 경질을 분석했고 감독의 경질에 대해서 "짧은 허니문 기간에만 반등이 존재할 뿐" 이라 결론지었다. 


예를 들자면, 2009년 크리스마스에 맨체스터 시티가 마크 휴즈를 경질했고 로베르토 만치니의 부임 이후 시티는 4연승을 기록했다. 만치니는 허니문 기간에 편승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더 선(The Sun)'은 <만치니의 진정한 마법!> 이라 칭송했고 사람들은 이 이탈리아 출신 감독이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안겨줄지도 모른다고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평균으로 회귀 (Return to normal) 


그런데 사실 새로운 감독은 마법을 선보이지 못한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한 이후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 우리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더욱 쉽게 표현된다. 보편적으로 클럽은 경기당 승점 1.3점을 획득하고 브리지워터 교수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평균에 미치지 못할 때, 즉 경기당 승점이 1점에 불과해지는 경우에 클럽은 감독을 경질하게 된다.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온 이후라면 모든 통계학자들은 팀의 퍼포먼스가 '평균으로 회귀' (regress to the mean) 할 것이라 예측할 것이다. 보다 일상적인 언어로 말하자면, 그 팀의 평범한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예측한다. 감독 경질 여부에 관계없이! 간단하게 최악의 상태에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클럽의 나쁜 성적은 부상, 혹독한 일정, 불운 등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2009년 맨체스터 시티의 경우가 그렇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바닥을 친다면 그 이후에는 필연적으로 상승이 따르기 마련이다.


무리뉴 아래서 최저점을 기록했던 첼시. 첼시처럼 좋은 선수진을 구축하고 있으면 15위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그 시점부터 원상태로 회복하는 것은 필연적인 사건이다.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 생각한 디에고 코스타는 정상적인 경기력으로 돌아왔고 행운은 이제 첼시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만약 무리뉴가 계속해서 첼시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더라도 첼시의 반등은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다. (그 정도가 크냐 작느냐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그러니까 이런 흐름은 진자운동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감독은 추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지 못한다. 오히려 감독이 그 추의 움직임에 혜택을 본다. 새로운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더 열심히 뛰는 선수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런 논리에 의하면, 클럽은 지금보다 빈번하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결과는 다시 평범한 수준으로 돌아온다. 브리지워터 교수는 감독 경질 3개월 후의 클럽의 경기당 평균적인 승점을 연구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딱 경기당 1.3점이었다. 첼시는 무리뉴와 함께하면서 반등의 시기가 오는 것을 기다릴 수 있었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무리뉴에게 부족해보였던 평온한 분위기를 히딩크가 조성하면서 히딩크는 많은 칭송을 받고 있다. 과연 히딩크의 침착함이 첼시의 좋은 결과를 초래하게 만들었을까?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히딩크가 근래 터키와 네덜란드에서 감독으로서 실패했을 때 디테일함에 부주의하며 느긋한 태도로 혹평 받았었다. 



순위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 : 선수단 임금


클럽이 경기에서 승리해도, 경기에서 패배해도 감독의 역할은 항상 과대평가 받기 마련이다. 선수의 기여가 더 크고 감독이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 임금 지출이야말로 클럽이 어떤 순위로 시즌을 마감하는가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게 해주는 데이터이다. 일반적으로 임금 지출이 높은 클럽이 상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낮은 클럽이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새로 부임한 감독 아래서도 팀은 다시 평균적인 퍼포먼스로 회귀하게 된다. 만치니 부임 이후 4연승은 달콤한 꿈이었으나 2010년 맨체스터 시티는 리그 우승에 결코 가까워지지 못했고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감독 교체가 뚜렷한 변화를 주지 못함에도) 클럽들은 계속해서 감독을 경질하고 있다. 이는 꽤나 값비싼 취미라고도 할 수 있는데 2010/2011시즌에 잉글랜드 클럽들은 감독을 짜르는데만 £99m을 지출했다. 감독을 짜르는데 지출되는 비용은 순위 상승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선수단 임금 상승에 활용될 수도 있고 경기장 증축에도 활용될 수 있다. 축구가 인간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여전히 축구가 영리하지 못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도 볼 수 있겠다. 





출처 : http://www.fourfourtwo.com/features/soccernomics-does-sacking-manager-actually-make-difference?utm_source=Twitter&utm_medium=Social#:FeblLFsRXMNE-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