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ary Neville


서포터와 나를 비롯한 평론가들은 루이 반 할 감독이 알렉스 퍼거슨 경과는 다른 유형의 감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한다. 과거는 과거에 머무르도록 내버려두자.


이제 나를 포함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에게 알렉스 퍼거슨 경의 시대를 과거의 기억으로만 내버려둘 시간이 왔다. 이제 과거의 영광에 비추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유나이티드를 평가하려는 행동을 하지 말자. 경기 스타일이 바뀌었고 선수단 구성도 바뀌었다. 현재 팀이 발전하고 있는가에 대해 전혀 혼란스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확실히 한 명 있다. 그 사람은 바로 루이 반 할 감독이다.


난 아직 감독을 해보지 않았지만, 난 빠른 템포의 공격적인 축구가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만약 유나이티드가 자신들의 스타일을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고수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루이 반 할이라는 인물이 아닌 유사한 철학을 가진 다른 감독을 임명했을 것이다. 루이 반 할의 철학은 기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철학과는 일치하지 않고 우리들 눈에는 다른 누군가의 이질감 느껴지는 철학이 팀에 심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우리에게는 루이 반 할 감독의 새로운 철학이 26년지기 파트너와의 헤어짐처럼 느껴지고 있으며 우리는 새로온 사람이 이전 사람처럼 똑같이 해주길 원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를 과거에 내버려둬야 한다. 우리는 퍼거슨을 언급하면서 '이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방식이 아니야'라고 말하고 있지만, 언제나 우리의 토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어느 곳으로도 향하게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도 빠른 템포의 플레이를 선호한다. 약팀을 상대로 높은 위치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도하는걸 원하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반 할의 방식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내가 선호하는 것은 내가 믿는 최우선의 플레이이며 과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올바른 방식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놓여져있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지금이라는 현실이다. 또한 나는 앞으로 영입되는 선수들이 높은 수준에서 경기를 치러왔던 선수들이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승점으로 리그 3위이며, FA컵 8강에 진출한 상태이다. 또한 최근 19경기에서 단 1패만을 기록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변화하고 있다. 우린 아주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고있는 것이다. 왜냐면 우리는 20년간 잉글랜드 축구를 지배해온 리더와 그의 경기 방식과 결혼한 상태였지만, 현재의 팀은 완전히 다른 시기에 있다고 봐야한다. 우리는 결코 두 시대를 동등한 입장에서 비교할 수가 없다.


7년 전, 나는 동료들과 함께 비지니스 리더십 강의를 들었던 적이 있다. 당시 우리에게 강연을 했던 강사는 팀의 성장 변화를 표현할 수 있는 4가지 단계를 설명해줬다 : 형성기(form)→갈등기(storm)→정상기(norm)→성과실현기(perform). 난 그 당시에는 강의가 별로 인상깊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최근 유나이티드의 상태를 보니 다시 그 때의 강연을 떠올리게 되었다. 4가지 단계의 논리는 이러하다. 형성기는 새로운 인원들이 들어오는 것이며, 갈등기는 말 그대로 혼란의 상황이다. 정상기는 새로운 구조가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이며 성과실현기는 말 그대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우리 클럽은 퍼거슨 시대에서 벗어났고 갈등기를 겪고 있다고 본다. 아직 포스트-퍼거슨과 포스트-데이빗 길 구조가 형성되어야하는 정상기에는 완벽하게 도달하지 못했다. 


수많은 유나이티드 팬들은 굉장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팀 속도는 정말 느리고 우리는 우리가 익숙한 방식의 플레이를 전혀 하고 있지 않아' 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잠깐만! 우리는 19경기에서 단 1경기 밖에 패배하지 않았고 우리는 리그 3위이며 현재 FA컵에선 8강에 진출한 상태야' 라는 생각을 한다.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여전히 루이 반 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정확한 의견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으로썬 일시적이며 단기적인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다 : 좋은 경기력, 나쁜 경기력, 이 선수가 잘했다. 이 선수가 못했다 등등... 14일동안 FA컵 아스날전, 토트넘(홈), 리버풀(원정) 경기를 치르는 험난한 일정을 지나게 되면 그 때서야 루이 반 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지배적인 의견이 확실히 굳어질 것이라고 본다. 만약 FA컵 준결승에 진출하고 리그 2경기에서 최소 승점 4점을 얻어낸다면 유나이티드의 시즌 최종 성적은 분명 좋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기간의 결과가 나쁘게 흘러간다면 루이 반 할 감독은 첫번째 시즌에 경질을 당하는 위험 상황까지 몰릴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13-2014시즌을 3위로 마감한 첼시는 자신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어떤 것이었는지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고 치열한 경기에서 차이를 만들어줄 창의적인 미드필더와 기회를 가차없이 마무리 지어줄 수 있는센터-포워드가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첼시에게는 발전이 필요했던 두가지 뚜렷한 포지션이 있었다. 이처럼 내가 굉장히 현재의 유나이티드에 대해서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유나이티드에게 첼시처럼 '명확하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난 세심하게 들어가서 5~6군데가 더욱 보강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데 루이 반 할 감독의 최종 임무는 클럽을 챔피언스 리그에 복귀시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클럽이 다시 잉글랜드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확실하게 다져놓는 것이다. 결국 루이 반 할 감독의 최종 업적에 대한 평가는 프리미어 리그에서의 성적이 좌우할 것이라고 본다. 난 루이 반 할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 리그에 복귀할 것이고 국내에서 트로피도 확실히 따낼 것이라 본다. 그러나 다가오는 2015-2016시즌부터 2시즌 내에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선수를 수급하는 경쟁에서도 반드시 경쟁 클럽들을 이겨야 한다. 지난 2시즌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80m을 선수 영입에 투자했고 선수를 팔아 £54m을 회수했다. 반면 첼시는 £313m을 선수 영입에 투자해 £190m을 회수했다. 게다가 심지어 첼시가 더 좋은 선수를 데려왔다.


차기 잉글랜드의 퍼거슨 감독과 길 단장은 현재까지 유나이티드보다 첼시에서 나올 법하다. 후안 콰드라도를 £24m에 영입하고 안드레 슈얼레를 비슷한 가격에 팔았다. 유나이티드도 첼시처럼 이적 시장에서 능수능란해질 필요가 있다. 이제는 선수를 £40m에 영입하고 자신들의 전술에 맞지 않는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로호, 쇼, 블린트를 영입했을 때는 '아! 이 팀이 백3 시스템을 기본 시스템으로 염두해두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디 마리아나 에레라처럼 4-3-3을 기반으로 하려는 영입도 있었다. 그 결과 현재의 스쿼드는 굉장히 밸런스가 맞지 않고 있으며 시스템이 자리잡기 이전까지 선수들이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예를 들자면, 다이아몬드 시스템에선 아주 능숙한 No.10이 있어야하고 2명의 기동력 좋은 포워드와 측면에는 기운 넘치는 미드필더가 존재해야한다. 4-3-3에서는 득점을 해줄 수 있는 뛰어난 윙어 혹은 측면 공격수가 필요하고 백3 시스템이라면 뛰어난 윙백이 있어야한다. 지금 유나이티드의 가장 큰 화두는 바로 이것이다. 어떤 스타일의 경기를 펼칠 것이며 그에 맞는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는가?


경기 스타일과 새로운 선수 영입은 반 할 감독 마음에 항상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여름에는 월드컵이 있었기에 준비가 촉박했고 1월 이적 시장은 반 할 감독에게 너무 빠른 시점이었다. 5월에 맞이하는 이적 시장이야말로 반 할 감독이 제대로 원하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 과연 반 할 감독이 현재 마타, 펠라이니, 에레라, 팔카오에게 만족하고 있을까? 언급한 선수들은 오랫동안 결장한 적도 있지만 모두 기회를 받은 선수들이기도하다. 데 헤아는 잔류할 것인가? RvP의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처럼 모든 것들을 다 고려해서 팀에 필요한 새로운 선수들을 구상할 것이다. 난 반 할 감독이 팀에 3년 머무는 것을 계획 중이며 영입되는 그 순간부터 바로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 선수들을 찾아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루이 반 할 감독이 선수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제 어느 포지션을 보강할지는 확신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렇게 확신을 하지 못하는 것도 다 나를 비롯한 유나이티드 팬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이지 결코 루이 반 할은 현재의 상황에 흔들릴 인물이 아니다. 반 할 감독은 자신에 대해서 확신을 가진 사람이고 난 반 할 감독이 현재 우리가 이렇게 떠들어대는 것에 대해 믿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불안은 커녕 아주 평온한 상태일 것이고 19경기에서 단 1패만을 기록했다는 것에 아주 만족하고 자신감 있어할 것이다.


유나이티드가 운이 좋아서 19경기에서 1패만 기록했다는 것은 완전 틀린 말이다. 운이 좋아서 3~4경기에서 무패행진을 이어나갈 수는 있다. 그러나 19경기 1패는 결코 운이 아니다. 문제라면 18개월간 우리가 영입했던 빅네임들은 최절정이던 시절의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겠다. 다가오는 2~3개월 내에 이 선수들은 반드시 경기력으로 답을 해야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더욱 거센 압박감에 휩싸일 것이다.


루니는 언제나 이런 논란의 중심에 놓여있다. 프레스턴과의 경기에서 센터-포워드로 활약하는 루니를 보니 나는 반 페르시와 팔카오 조합을 실험하는 것이 이제는 끝나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두 선수가 다시 경기에 같이 나서는 경우가 있어서 안 된다는 말이 아니라 두 선수를 활용한 플레이가 전혀 통하질 않다고 느끼는 것 뿐이다.


내가 반 페르시-팔카오 투톱이 더 이상 가능성이 없을 것 같다고 느낀 이유는 다음과 같다. 풀백인 쇼 혹은 발렌시아가 높은 위치에서 공을 잡았을 때, 두 명의 스트라이커는 서로 떨어지면서 센터백과 풀백 사이의 공간으로 침투해야한다. 이렇게 움직여야할 이유는 두가지가 있는데 첫째로 스트라이커가 그쪽으로 움직여줘야지 쇼 혹은 발렌시아가 전진 패스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둘째로 그렇게 움직여야지 수비진의 간격이 벌어지고 동료 미드필더들에게 공간이 열리게 된다.


팔카오와 반 페르시는 때때로 그런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그럴 움직임을 보여줄 생각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 결과 풀백이 올라와도 다시 백패스를 해야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스트라이커들의 움직임이 부족한 것이 측면에서 움직임 부족으로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움직임의 작은 변화(스트라이커들이 지금보다 더 넓게 뛰어준다면)가 유나이티드의 플레이를 더욱 활기차게 해줄 것이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스템에서 루니는 센터-포워드로 더 괜찮은 옵션이다. 만약 반 페르시와 팔카오가 계속해서 짝을 이루어 경기에 나선다면, 측면에서 두 명의 공격수를 도와줄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두 명의 공격수는 박스 안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이고 기동성과 빠른 속도마저도 갖추지 못한 선수들이다.


그렇다. 아직 유나이티드는 갈등기(storm)를 겪고 있다. 속도는 빠르지 않으나 유나이티드에 감독과 함께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금의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경의 플레이 방식과 다른 방식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무엇이 다르냐고? 반 할 감독은 점유율을 지배하는 것을 선호한다. 물론 알렉스 경도 높은 점유율을 좋아했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서 우선 순위는 '템포와 위험을 감수하는 플레이'였다. 알렉스 경은 우리가 피치 위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길 원할 때 "난 우리 팀의 패스에서 템포와 리듬을 가늠할 수 있길 원한다. 공을 더 빠르게 움직이도록 해라" 라고 말했다.


만약 우리가 2~3골차로 앞서고 있다면 알렉스 경은 우리가 점유율을 지배하는 것에 기뻐했다. 반면에 반 할 감독은 경기가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냉혹하게 우리 팀이 공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돌리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다. 점유율과 선제골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물론 퍼거슨 감독 아래선 경기를 이겼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까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지만, 지금의 팀에선 그게 아니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다른 클럽의 감독들이 샘 앨러다이스 감독의 '롱볼 유나이티드' 발언에 동조하며 자료를 들고 기자회견을 펼친다면, 그 감독의 발언은 반 할 감독에게 철저하게 밟힐 것이라 보면 된다. 나에게는 시즌 초에 루이 반 할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내 경험상 반 할 감독은 다시 자료, 기록 등을 찾아와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가르칠 준비가 언제든지 되어있는 사람이다.


"내가 당신들의 무지함을 일깨워 주겠다!"라고 말하면서 반 할 감독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려고하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루이 반 할 감독은 아약스, 바이에른 뮌헨, 바르셀로나를 지도했던 감독이다. 앨러다이스 감독에게 응수하는 과정에서 그는 결코 앨러다이스의 발언에 당황하지 않았을 것이다. 반 할 감독의 관점에선 축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는 교육받지 못한 자들에게 자신이 교육을 해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을 것이다.


반 할 감독은 극도의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내가 당신들의 사고방식을 다 고쳐주겠다. 내 설명을 듣게 된다면 당신들은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축구를 바라볼 것이다. 난 사람들이 나를 향해 비웃음을 보낼 때 웃어넘겼다. 이건 라파 베니테즈의 사건과는 다르다. 라파는 리버풀의 감독으로 유나이티드에 관한 소위 '진실들(facts)'을 이야기하는 것이었고 그건 리버풀을 이끌고 리그 우승을 이뤄내야한다는 압박감에 휩싸여있을 때의 인터뷰였다."


나는 루이 반 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까지 시기가 이르다고 보고 있는데 그렇지만 반 할 감독이 다른 빅클럽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과정들을 겪어왔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자신감을 가져도 될 것 같다. 난 루이 반 할 감독과의 인터뷰 마지막 질문을 항상 생각하게 된다. "3년 안에 리그 우승 할 수 있습니까?" 라고 나는 물었었고 그는 "물론이지!"라고 대답했었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manchester-united/11424827/Manchester-United-fans-must-stop-pining-for-Sir-Alex-Fergusons-champagne-football-that-era-is-over.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