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arlo Ancelotti


월드컵이나 유러피언 챔피언십과 같은 여름 최고 축구 축제의 결승전에 도달하는 시기가 되면, 이미 선수들은 상당히 지쳐있고 (결승전 승리로) 성취할 수 있는 것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그 순간 감독은 간단 명료하게 행동해야 한다. (keep it simple)


프랑스에게 결승전을 준비할 시간이 얼마나 주어졌는가? 프랑스에게는 3일의 시간이 주어졌고 포르투갈은 그보다 하루많은 4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3~4일이란 시간동안 훈련장에서 변화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고강도 훈련을 진행할 수 없고 마찬가지로 상대에 대응하는 굉장히 세세한 훈련 역시 진행할 수 없다. 체력이 최대한 회복될 수 있게 만들고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머릿속을 맑게 만들어주는게 핵심이다.


결승전을 앞둔 시점에서 선수들에게 상대팀에 대한 세세한 정보들을 알려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선수들은 이미 지칠대로 지쳐있고 가장 중요한 90분 대결을 앞두고 몸은 상해있다. 상대팀의 강점을 기억하고 그에 맞춰 경기할만한 정신 상태가 갖춰지기 어렵다.


결승전이니까 당연히 상대팀은 강하다고 생각하는게 맞다. 중요한 것은 우리팀의 장점에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팀을 결승전으로 이끌었던 우리의 성공적인 전술을 선수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 팀토크는 우리의 퀄리티와 어떻게 그들을 이길 것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자신감을 심어주고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어 1위가 되게 만들어야 한다.


1994년 이탈리아가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에게 결승전 경기에서 패배했을 당시, 나는 대표팀 감독인 아리고 사키를 보좌하고 있었다. 나는 고온의 환경, (성적에 대한) 상당한 압박감 속에서 강도높은 6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을 직접 목격했다. 우리는 아일랜드에게 첫번째 경기를 내줬지만 이탈리아를 포함한 E조의 모든 국가들은 승점 4점으로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우리는 E조 2번째 경기에서 노르웨이를 상대했고 골키퍼 지안루카 팔리우카의 퇴장으로 상당수 시간을 10명으로 싸워야만 했다. 그리고 우리는 1차전에서 아일랜드에게 패배했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우리는 16강에서 나이지리아를 만났고 그 때는 지안프랑코 졸라가 퇴장당했다. 우리는 탈락의 순간까지 몰렸지만 정규시간 종료 2분을 남긴 상황에서 로베르토 바죠가 동점골을 넣었고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스페인전도 로베르토의 뒤늦은 골로 승리했고 불가리아와의 준결승 역시 로베르토의 2골에 힘입어 승리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미국의 환경에서 이렇게 연달아 치열한 경기를 펼친 것이 선수들에게서 상당히 많은 것을 빼앗아갔다.


사키는 결승을 앞둔 선수들이 지칠대로 지쳐있다는 것을 간파했고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브라질과의 결승전까지는 4일의 시간이 있었는데 우리는 부상자도 있었고 비행기를 타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까지 해야했다. 로베르토는 진통제를 투여해야만 결승에 뛸 수 있는 상태였고 프랑코 바레시는 토너먼트를 앞둔 시점 무릎 수술을 받았다.


결승을 준비하면서 사키는 오로지 선수들에게 결승에 올라오는 순간까지 그들이 해낸 것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했고 (상대의 전술 분석이 아닌) 지난 몇달간 우리가 이 대회를 위해서 준비했던 전략을 이야기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감독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어도 경기 결과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회가 진행될수록 경기를 준비할 시간은 줄어든다. 선수들은 점점 더 피로에 쌓여가고 전술적으로 변화를 주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해오던 것을 선수들이 하게 하자.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고 선수단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디디에 데샹은 프랑스가 우세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고 선수들 스스로 프랑스가 우세하다고 생각하는걸 알고 있을 것이다. 프랑스가 더 우세하다는 것을 프랑스 선수들이 인지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조여오는 압박감으로 돌아오게 된다. 데샹은 이미 수차례 결승전을 경험해본 사람이다. 그렇기에 선수들은 데샹의 조언이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것임을 알아줘야만 한다. 데샹은 프랑스 선수들과 오랫동안 함께 했기에 충분히 선수들의 감정을 읽어줄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선수들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괜찮다. 그것이 오히려 그들을 더 평온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이것이 항상 정답인 것은 아니다. 만약 선수가 마치 이미 우승한 것 마냥 집중력을 잃었다면, 오히려 압박을 주는 편이 좋다. 고강도 훈련을 진행하라는 것이 아니다. 아직 완수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지시켜주라는 것이다.


포르투갈은 2가지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첫번째는 그들에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내 눈에는 호날두의 상태가 꽤나 좋아보인다. 웨일스전 득점 이후 호날두는 우승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페르난도 산토스 지도 아래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에서 무패를 기록하고 있다. 포르투갈이 무패로 결승에 진출했다는 사실은 산토스가 이번에도 올바른 전술적 판단을 내릴 것이란 확신을 포르투갈 선수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


포르투갈은 수비적인 경기를 펼칠 것이고 데샹도 이를 알고 있다. 프랑스는 이미 대회 초반에 수비적인 운영을 하는 팀을 상대한 경험이 있고 그들을 상대로 승리해왔다. 프랑스에겐 이번에도 수비적으로 나서는 포르투갈을 이길 힘이 충분히 있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서는 독일을 상대하는 것이 프랑스 입장에서는 또 다른 문제였을 것이다. 데샹은 크리스티아누가 역습 상황에서 큰 위협이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며 그가 좋은 전술가인만큼 그에 대해서 충분한 준비를 했을 것이라 본다.


허나 데샹이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하는 것을 선수들이 침착함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고 지금까지 잘해기에 결승에 올라왔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두 감독 모두 지금까지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부단한 노력이 기초가 되어 남은 한 경기까지 충분히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6/07/09/france-and-portugal-must-remember-that-the-key-thing-in-prepar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