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경쟁은 빅클럽 사업에 해롭다

The Telegraph 2016. 9. 8. 21:34 Posted by Seolskjaer




by Jonathan Liew


우리는 올림픽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스포츠의 본질의 무엇인가에 대해서 항상 논의한다.  우리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기이한 활동들을 (스포츠에 대한) 기준으로 삼은 깔때기 속으로 통과시켜 본다. 근대 5종 경기(modern pentathlon)가 지금의 기준에서 스포츠라면, 포스트모던 5종 경기(postmodern pentathlon)는 어떤 형태일까?


축구도 스포츠라고 할 수 있을까? 굉장히 웃긴 질문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우리는 신체 활동만 고려해서 스포츠라 말하지 않는다. 모하메드 파라(Mo Farah)가 올림픽 결승전 무대에서 10,000m를 질주하는 것은 스포츠라 할 수 있지만, 그가 공원에서 연습 차 뛰는 것은 스포츠라 할 수 없다.


결국 본질적으로 스포츠는 경쟁과 불확실성이 첨가되어야 한다. 스포츠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승리를 갈구하는 어떤 존재가 필요하고 또 그들을 꺾을 가능성을 지닌 또 다른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축구계 엘리트 집단에서 점차 그 2가지 사항이 사라져가고 있다.


승리에 대한 자극은 여전하지만 성공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의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재정 보고서에 의하면, 레스터 시티의 연간 수입은 £104m이었다. 한편 아스날은 £345m이었다. 아스날 이사진과 채권자들은 레스터 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부러워했고 그들의 성과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그들이 레스터 시티로 자리를 바꾸려 할까? 그럴리 없다.


최근 유럽 빅클럽들의 챔피언스 리그 개편 시도는 똑같은 신조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경쟁과 (승패의) 불확실성은 스포츠를 이루는 아주 근본적인 특성이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크립토나이트일 뿐이다. 회사는 투자자가 필요하고 투자자는 수익을 원한다.  따라서 비즈니스는 내년 그리고 10년 후의 확실한 수입을 보증해야만 한다. 빅클럽들이 챔피언스 리그 자리를 토트넘 혹은 레알 소시에다드에게 내줄 위험을 애써 감수 하려고 하겠는가?


바르셀로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다음달에 있을 알라베스전 티켓을 £50~640m 내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당신이 바르셀로나 경기를 보기 위해서 그 수준의 돈을 지불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것을 기대하게 될까? 당연하게도 캄프 누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기대할 것이다. 스타디움 투어는 물론, 셀카봉으로 사진을 남겨 즉각 인스타그램에 올릴 것이다. 지인들 모두가 당신이 캄프 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상품을 잔뜩 구매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네이마르가 메시에게 공을 연결하고 메시는 슈팅하는 척하면서 공을 수아레즈에게 넘겨 수아레즈가 빈골대에 가볍게 공을 밀어넣는 그림을 상상할 것이다. 그리고 마치 3명의 선수가 팀을 승리로 인도하는 신처럼 서로를 껴앉는 모습을 희망할 것이다. 그리고 람블라스 거리가 상대의 피로 넘쳐흐를 때까지 바르셀로나의 골이 연달아 나오길 바랄 것이다.


상상만해도 즐거운 당신의 몽상 속에서 당신은 바르셀로나가 패배할 아주 극소의 확률에도 즐거워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바로 이것이 바르셀로나와 다른 빅클럽들이 생산하고 판매하는 상품이자 경험 그리고 보증된 수익이다. 이는 스포츠라기보다 블록버스터 영화, 테마파크가 제공하는 즐거움과 현금의 거래에 더 가깝다. 알라베스는 이 거래에 있어서 단순히 엑스트라일 뿐이다. 이들에게 알라베스는 경기에 등장해서 잠깐 어울려주다가 6-2 정도로 패배해주면 되는 그런 존재다.


비(非)스포츠화 된 축구는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당신은 스타 선수와 대중이 더 멀어져가고 있음을 느꼈을 수도 있다. 경기를 보러가는 경험은 사치재처럼 재포장되고 있다. 하부리그는 점차 B팀으로 채워져가 빅클럽의 예비 학교로 변질되고 있다. 빅클럽은 부동산 투기를 하듯 선수를 보유하고 불우한 클럽들에게 선수를 빌려준다. 부유한 엘리트는 점점 더 부유해지고 그들이 누비는 최고 수준의 대회는 접근이 막히고 있으며 점차 더 범접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그런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당신이 알아챘을 수도 있다. 미래의 축구가 여기있다. 불확실성에 대한 논의가 아닌 승리의 확신 속에서도 논의가 펼쳐지는 그런 경기가 다가오고 있다. 당연히 이 게임은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 이것을 포스트모던 풋볼(Postmodern Football)이라 해도 괜찮을까?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6/08/30/age-of-postmodern-football-has-already-dawned-for-barcelona-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