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eremy Wilson


선수들이 다 떠나간 이후,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의 채드웰 헬스 트레이닝장의 조용한 구석에서 로리 캠벨(Rory Campbell)이 컴퓨터 스크린을 주시하고 있다. 웨스트 햄 훈련장 주변은 바비 무어와 제프 허스트 경이 있었던 50년 전과 비교해서 외형만 바뀌었을 뿐이다. 하지만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캠벨은 웨스트 햄의 테크니컬 스카우터이자 애널리스트다. 옥스포드 대학 졸업생이자 성공적인 포커 선수였고 약간의 선수 경험과 코치 경력이 있다. 캠벨은 무한한 축구 통계 데이터를 이해하여 구단의 의사 결정자들에게 정말 중요한 수치가 무엇인지를 제시한다. 유의미한 통계값을 골라내는 것은 이전까지 스포츠 베팅에 활용되었으나 이제 하나의 전문 분야가 되었고 프로 경기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단순히 돈을 소비하는 능력과 리그 테이블의 상관성이 비교적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효율적인 분석이 리그 테이블과 잠재적인 상관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애널리틱스는 특별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안데르 에레라, 마루앙 펠라이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영입에 £70m을 쓰는 상황에서 레스터 시티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는 어떻게 은골로 캉테, 리야드 마레즈, 디미트리 파예를 단 £16m에 영입할 수 있었을까? 무엇이 토트넘 핫스퍼를 델리 알리, 에릭 다이어로 사우스햄턴을 사디오 마네와 비르힐 반 다이크로 이끌었을까? 왜 이전보다 크로스 공격이 줄어들었을까? 과연 어떤 것이 레스터 시티의 독특한 전술적 특징일까? 왜 펩 과르디올라 같은 감독들이 중거리 슈팅을 장려하지 않는 것일까? 리그 테이블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일까?


애널리틱스는 최소 부분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그리고 캠벨은 통계에 기반한 분석이 여전히 의사결정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경험, 직관, 타고난 지식, 인간끼리의 접촉을 완벽히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계가 의사결정을 도와줄 수 있다고는 확신한다. 캠벨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떠한 비효율적인 시장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축구계는 선수의 재능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모두가 합의를 이룬 방식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런 임의성이 기회를 만들어 냅니다. 통계와 애너리틱스는 차이가 있습니다. 통계는 사건 그 자체를 말해주지만, 상황을 반영하여 이야기하진 못합니다."




[레스터의 직선적인 경기 스타일은 그들을 프리미어 리그의 아웃라이어로 만들었다]



"한편 애널리틱스는 숫자들을 해석하여 미래의 퍼포먼스를 예측합니다. 단순히 모든 것들을 측정할 수 있지만 무엇이 중요한가를 구별해내는 것이 어려운 일입니다. 축구가 생각보다 단순한 게임이라는 것이 한가지 다행인 점입니다. 결국 모든 것들은 골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득점 확률을 높일 것인가, 상대의 득점 확률을 낮출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또한 감독이 어떻게 경기를 펼치길 원하는지를 기억해 감독의 프레임에 맞춰서 분석하는 태도 역시 필요합니다."


사우스햄턴의 훈련 시설에서 더 깊은 통찰력을 관찰할 수 있다. 가장 이목을 이끄는 장소는 스카우팅과 선수 선발 이사직을담당하는 34세 로스 윌슨(Ross Wilson)의 방이다. 윌슨의 바로 앞에는 15개의 스크린이 놓여져있다. 그리고 젊은 스태프로 이루어진 한 팀이 데이터를 처리한다. 일부는 축구 분석을 비롯해 특정 분야에서 학위를 보유한 인턴들이다. 윌슨의 오른쪽에는 8세의 가레스 베일을 발견해낸 로드 루딕(Rod Ruddick)이 있고 윌슨의 왼쪽에는 "블랙 박스(Black Box)"라 적혀진 단어가 걸려진 미스테리한 문이 있다.


사우스햄턴은 바로 이 장소에서 쓰이는 소프트웨어를 끊임없이 수정하고 있다. 단 몇번의 클릭만으로 이 장소에서 전세계 선수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구단도 비슷한 기술을 만들고 있으며 수학에 기반해 재능을 골라내는 사람들로부터 이적 시장이 부각되고 있다. 아스날은 레스터 시티에서 벤 위글워스(Ben Wriggleworth)를 영입하고자 하며 미국 기반의 분석회사인 statDNA를 £2m을 지불하며 구매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사우스햄턴에서 폴 미첼을 영입해 선수 선발 및 분석팀의 수장으로 임명했다. 부상으로 27세에 선수 생활을 마감한 폴 미첼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는 아주 간단한 이론을 발견했습니다. 1차례 좋은 경기를 펼칠 때 다른 80차례 경기에서 그렇게 좋지 못한 경기를 펼친다는 것 말입니다."


캠벨은 선수 영입에 대하여 '포커처럼 가진 정보를 활용해 경제적인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 이라 표현한다. 하지만 포커와 다르게 축구계 종사자들과의 의견 교류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에 축구에 혁신이 입혀지려 했으나 실패했던 사례들을 찾아보면, 의사소통에서의 실수, 개인간의 충돌이 있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애널리틱스가 차이를 만들어내는 분야에서는 업무 문화가 바뀌고 있다. "굉장히 전통적인 방식이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구단이 있는 한편, 굉장히 오픈 마인드인 구단이 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사우스햄턴처럼 열린 태도를 가진 구단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윌슨이 이야기한다.


캠벨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정보를 더 투입시키기위해 전통적인 축구계와 애널리틱스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고자 하는데 그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수학적으로 매우 논리적인 관점(애널리틱스)이 수십년간 발전해온 축구에 하룻밤 사이에 스며들 것이라 기대하는게 건방진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여전히 기존의 체계로 끊임없이 정보를 투입하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각 결정자들의 역학관계는 물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그들과 정보를 가지고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분야와 달리 축구에 아직 애널리틱스가 접목되지 못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 마저도 바뀌고 있다. 캠벨은 슬라벤 빌리치와 선수 선발 디렉터인 토니 헨리와 함께 근무한다는 것이 행운이라 말한다. 그리고 모든 이의 역할은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믿을만한 평가이다. 나이많은 감독들도 바뀌기 시작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가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르센 벵거가 기자회견 장에서 아스날의 "기대 득점값(expected goals, xG)"을 언급한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xG는 스포츠 베팅업자와 애널리틱스들이 사용하는 주요 측정값 중 하나로 얼마나 자주 득점할 수 있는가에 대한 통계적 추론을 해낸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지도하는 토마스 투헬은 xG를 배우기 위해 매튜 벤험(Matthew Benham)을 찾아가기도 했다. 벤험은 스포츠 베팅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인물이며 그 돈을 바탕으로 브렌트포드와 FC 미트윌란을 인수했다. 캠벨과 마찬가지로 벤험 역시 "눈으로 하는 스카우팅"이 보조적 성격으로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득점이 적게 나오는 축구의 수학적 모델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포커처럼 축구에서는 임의성과 통제불가능한 사건들이 경기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는 빠르게 평가를 내리려 서두르는 과정에서 종종 그런 사항들을 간과한다.





캠벨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예측불가능성은 축구를 재밌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그 예측불가능성 때문에 언제나 축구에서는 심각한 비효율성이 발생하게 됩니다.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프로 포커 선수는 속좁은 인물입니다. 행운이 그들의 생업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약 실력이 형편없는 선수와 포커를 치게 된다면, 100번 중 60번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만약 개리 카스카로프와 체스 경기를 한다면, 카스카로프가 100번 모두 이기겠죠. 하지만 아무도 체스 선수에게 돈을 걸지 않으며, 그들은 베팅으로 돈을 벌지 못합니다."


애널리틱스는 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싸우고 있다. "아르센 벵거는 이 사회가 수직적인 구조에서 수평적인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합니다. 수직적 구조에서는 리더가 꼭대기에 있고 모든 조직원이 리더의 말을 따릅니다. 하지만 수평적 구조에서는 리더가 정보와 의견에 폭격을 당합니다. 수평적 구조에서는 리더가 객관적인 태도로 무엇이 중요한 정보, 의견이고 무엇이 노이즈인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캠벨이 말한다.


앞서 던졌던 질문으로 돌아가자. 캉테, 마네, 파예 영입은 아주 예리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애널리틱스가 가지고 있는 퍼포먼스 지표의 승리다. 크로스는 스루 패스보다 성공 확률이 낮고 먼 거리에서 슈팅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포지션으로 패스하는 것이 득점 확률을 높여준다.


수학 교수이자 사커매틱스(Soccermatics)의 저자인 데이빗 섬터(David Sumpter)는 레스터 시티와 다른 클럽의 현격한 차이를 발견해냈다. 레스터 시티는 다른 구단들과 비교해 길고 직선적인 패스로 공을 빠르게 전방으로 보내고 있다.


리그 테이블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클리셰는 어떨까? 아마도 리그 테이블은 모든 것을 보여주진 못할 것이다. 모든 xG 지표들은 아스날이 수없이 많은 절호의 기회를 놓쳤으며 그것만 다 넣었다면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었을 것이라 말해주고 있다. 대부분의 모델은 경기 수를 무한으로 늘렸을 때, 레스터 시티가 4~8위 사이에 랭크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경기 수는 38경기 뿐이기에 수학적으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변동성과 행운은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차이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열심히 그리고 스마트하게 일하는 것은 구단의 은행 계좌 크기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6/04/16/the-numbers-dont-lie-why-football-clubs-place-such-importanc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