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m Wallace


경기에 뛸 수 있는 몸상태라면, 라이언 버틀란드는 친정팀 첼시를 상대로 경기를 소화하게 될 것이다. 세인트 메리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사우스햄턴팬과 첼시팬 모두 현재 첼시의 레프트 윙백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마르코스 알론소가 버틀란드보다 기량으로 앞서있다고 확신하진 않을 것이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첼시가 선택할 수 있었던 옵션들을 고려한다면, 첼시는 분명 2005년 질링험에서 영입해 첼시 아카데미를 거친 라이언 버틀란드를 영입 후보군으로 분류했을 것이다. 2012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았던 버틀란드는 7개 구단으로 총 9번 임대를 떠났던 선수였고 지난해에서야 사우스햄턴에 완전히 정착했다. 버틀란드는 사우스햄턴 이적 이후 기량이 급격하게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사우스햄턴은 2011년 바르셀로나를 떠나 첼시에 합류했던 오리올 로메우도 영입했다.


이렇게 빅클럽에서 버려지는 선수들을 잘 주워오는 것은 최근들어 사우스햄턴이 매년 잘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사우스햄턴은 선수를 판매하고 또 선수를 구매한다. 선수를 성장시키며 시장에서 가치있는 선수들을 물색한다. 


사우스햄턴이 선수 트레이드와 육성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것은 기록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사우스햄턴은 가레스 베일부터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 애덤 랠라나, 루크 쇼, 사디오 마네 등을 배출한 구단이고 이들이 전부 구단에 남아있다면 리그 타이틀까지도 도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실제로 리그에서 우승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사우스햄턴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아니다.


사우스햄턴은 부유한 구단의 유혹에서 최고의 선수를 지켜낼 수 없다는 사살을 인지하고 있는 구단이다. 그리고 부유한 구단에게 비싸게 선수를 넘길 수 있는 그 기회를 애써 부정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차선책은 선수를 잘 육성하는 것이고 사우스햄턴은 그 점에서 아주 뛰어난 구단이라 할 수 있다.


올시즌 프리미어 리그 개막 후 4경기동안 승리가 없었지만, 현재 사우스햄턴은 8위까지 올라왔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지난 주 1-1 무승부를 기록한 것을 포함해 지난 5경기에서 승점 11점을 획득했다. 주중 EFL컵에서는 4명의 아카데미 선수를 포함하면서도 선덜랜드를 꺾고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심지어 사우스햄턴은 유로파 리그라는 힘든 일정에 잘 대처하고 있다.


지난 2시즌간 사우스햄턴이 향상시킨 스쿼드 가치 총액은 £150m에 해당하며 이는 구단이 시장에서 저평가 받고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우스햄턴은 단순히 젊고 유망한 선수를 영입함으로써 스쿼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1월 사우스햄턴은 £3m을 지불하면서 27세 찰리 오스틴을 영입했다. 다른 구단은 여름에 FA로 풀리는 상황을 노리고 있었지만, 사우스햄턴은 그 금액을 투자했다. 현재 골스코어러를 애타게 찾고있는 구단이라면 오스틴 영입에 £20m은 투자해야할 것이다. 비르힐 반 다이크는 지난해 셀틱에게 £10m을 주고 데려온 선수이며 챔피언스 리그 레벨에서 뛰는 구단에서 충분히 노릴만한 재목으로 성장했다. 존 스톤스조차 시장 가격이 £48m 이라면, 반 다이크의 가격은 얼마 정도 될 수 있을까?


£3m을 지불했던 로메우는 £20m을 받을만한 선수로 성장했고 2014년 £10m을 주면서 데려온 두산 타디치는 현재 £15~20m 정도 받을 수 있는 선수다. 영입 당시 £10m이었던 프레이져 포스터는 3배 가까이 뛸 수 있을 것이다. 세드릭 소아레스는 영입 당시 £3m 이었으나 그는 이번 여름 유로 2016 챔피언으로 성장했다. 올 여름 네이선 레드먼드를 단돈 £10m으로 데려온 것은 아주 멋진 영입이었고 마찬가지로 21세에 불과하지만 벌써 17번이나 덴마크 국가대표로 활약한 피에르 호이베르그도 £10m을 주고 데려왔다.


사우스햄턴의 행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구단의 전무인 레스 리드(Les Reed), 스카우팅 및 영입 부서 최고 책임자인 로스 윌슨(Ross Wilson)은 2~3차례 이적시장 전부터 그림을 그려오고 있다. 그라치아노 펠레를 대체하기 위해 오스틴을 1월에 영입한 것은 전략적인 행동이었다.


사우스햄턴이 선수의 커리어를 위해 아주 좋은 행선지라는 시선이 유럽 널리 퍼져있다. 사우스햄턴이 명성을 쌓기 위해서는 몇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현재 충분히 그럴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충분한 성과를 내고 있다. 물론 그 결과 사우스햄턴은 예전만큼 아카데미 선수를 많이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레프트백 자리에서 버틀란드와 맷 타겟이 부상당하자 21세 로컬보이 샘 맥퀸이 등장했다. 맥퀸은 사우스햄턴 유스에서 8살부터 성장해온 선수로 올 여름 레프트 윙에서 레프트백으로 자리를 변경했다. 최근 맥퀸은 인테르, 맨체스터 시티전에도 출전했다. 다른 프리미어 리그 구단이라면 레프트백 1,2순위가 빠질 경우 센터백이나 미드필더를 그 자리에 출전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사우스햄턴은 리스크를 수반하지만 그 빈자리에 최대한 젊은 선수를 출전시키고자 한다. 


감독에 대한 접근 역시 사우스햄턴은 다른 프리미어 리그 구단과 다르다. 최근 사우스햄턴 감독들이 모두 그러했듯이, 신임 감독 클로드 푸엘은 구단의 최종 결정권자가 아닌 이해 당사자 수준에 불과하는 자리를 맡는 것에 동의했다. 구단 결정에 있어 감독이 최종 결정권을 지니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 코치에게 요구되는 수준으로 판단하라는 것일 수도 있다.


사우스햄턴은 감독이 메디컬 부서, 스포츠 과학부서에 수정을 가하거나 영입 시스템에 대한 점검을 시행하는걸 원치 않는다. 구단은 스스로가 감독의 도움없이 이 분야를 성공적으로 시행 중이라 판단하고 있다. 사우스햄턴이 원하는 인물은 라인업을 선별하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경기에 맞춰 준비시킬, 선수에게 개별적으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감독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구단의 인프라는 충분히 갖춰져 있고 감독에게는 그 3가지 사항을 시행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현재까지 푸엘은 사우스햄턴이 요구하는 사항을 수행할 수 있고 전술적인 대비가 가능한 감독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쿠만은 코치에 조금 더 많은 사항을 넘기길 원했다. 하지만 푸엘은 쿠만과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 중이다. 주중 EFL컵에서 소피앙 부팔의 골로 사우스햄턴은 승리를 거두었다. 부팔은 사우스햄턴이 구단 최고 이적료인 £16m을 지불하며 데려온 선수이다. 만약 부팔까지도 £40m의 가치를 지닌 선수로 성장하게 된다면, 다른 선수처럼 £16m은 아주 싼 가격이 될 것이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6/10/29/southampton-blazing-a-trail-by-finding-value-in-players-who-ha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