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ean Ingle
외국인 감독은 잉글랜드 4개 디비전에서 모두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구단은 외국인 감독에게 자국 출신 감독보다 더 혹독한 기준을 적용한다.
우리는 모르는 외국인 감독이 프리미어 리그로 올 때마다 20년 전 일본에서 잉글랜드로 넘어온 아르센 벵거에게 했던 말 : "그가 잉글랜드 축구에 대해서 뭘 알겠어?" 란 말을 하면서 비웃는다. 지난 1월 헐 시티의 새로운 감독으로 마르코 실바(Marco Silva)가 임명되었을 때 폴 머슨(Paul Merson)과 필 톰슨(Phil Tompsons)의 본능적인 반응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로리에 맥미니미(Lawrie McMenemy) 역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Mauricio Pochettino)의 사우스햄턴 감독 부임에 대해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여전히 잉글랜드 축구계는 본능적으로 브리티시 감독이 더 안전한 옵션이라는 생각에 매달려있다. 실바가 이끄는 헐 시티가 잔류의 기회를 잡은 것, 포체티노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임 나이젤 앳킨스(Nigel Adkins)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여준 것은 그들에게 중요치 않다.
뱅거 대학교(Bangor University)에서 금융경제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존 고다드(John Goddard)의 연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고다드는 프로 스포츠 경제학에 있어 세계 최고 권위자다.
고다드는 1960년대 후반부터 감독의 국적 및 재임기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고 나는 1992/1993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의 데이터를 정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아주 깜짝 놀랄만한 결과를 받았다.
프리미어 리그 외국인 감독의 경기당 평균 승점은 1.66점인데 (우리가 안전한 선택이라 생각하는) 브리티시 및 아일랜드 감독일 경우 평균 승점이 1.29점에 불과했다. 1시즌, 그러니까 38경기로 확대해서 해석할 경우 이는 약 14점의 승점차를 만든다.
과연 이 차이가 정말로 감독 능력에서 기인한 것인지 챔피언스 리그 경험이 있고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팀이 외국인 감독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만들어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두가지 사항을 완벽히 분리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두가지 요소는 분명히 중요한 사항이다. 흥미로운 사항은 하부리그에서도 외국인 감독의 효과가 목격된다는 것이다. 1992/1993시즌 이후 브리티시 및 아일랜드 출신 감독은 경기당 평균승점 1.36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외국인 감독은 1.49점을 기록 중이다. 풋볼 리그1은 1시즌에 46경기를 소화하기 때문에 1시즌에 약 6점 차이가 발생한다.
우리는 최근들어 프리미어 리그 상위 6개 구단이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경향 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1992/1993시즌부터 지난 2015/2016시즌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스퍼스는 전체 54.9% 기간동안 브리티시 혹은 아일랜드 출신 감독의 지도 아래서 경기를 소화했다. 오늘날 외국인 감독의 성공 사례가 전적으로 빅6의 지배로 인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고다드는 또한 브리티시 혹은 아일랜드 감독들이 물러난 이후 같은 구단에서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때 성적향상이 있었는지도 살펴봤다. 이 연구결과 역시 매우 흥미롭다. 브리티시 및 아일랜드 감독의 경기당 평균 승점은 1.42점이었는데 뒤이어 지휘봉을 이어받은 후임 외국인 감독의 평균 승점은 1.58점이었다. 이러한 차이에는 브루스 리오치(Bruce Rioch)의 자리를 이어받아 20년간 아스날을 이끌고 있는 아르센 벵거의 공이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다드는 주목할만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접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생각해본다면, 외국인 감독의 재임기간이 더 길어야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1992/1993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브리시티 혹은 아일랜드 출신 감독은 약 86.3경기를 지휘했고 외국인 감독의 경기수는 고작 58.2경기에 그쳤다.
이 현상에 대해서 우리는 잉글랜드 구단의 회장이 외국인 감독에게 보다 높은 기준을 세워둔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외국인 감독이 팀을 지휘한다면 그가 (자국출신 감독에 비해) 한층 올라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경우 굉장히 무자비하게 경질되는 것이다.
고다드가 우리의 근거없는 믿음을 깬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0년 전, 고다드는 스테판 돕슨(Stephen Dobson)과 함께 '새로운 감독으로 인한 반등효과(new-manager bounce)'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감독 경질 이후 평균으로 회귀하는 경향으로 인해 성적이 단기적으로 올라가는 것일 뿐이라 주장하며 새로운 감독으로 인한 성적 상승효과를 확증하기엔 오류가 있다고 말했다. 왜 그런 것일까? 우선 감독은 보통 형편없는 경기 결과를 양산해야 짤린다. 불운의 연속, 부상자 속출, 힘든 일정의 연속 등이 나쁜 성적이 연달아 나오는데 영향을 미치는데 그러한 요소들이 사그라들면 (새로운 감독의 능력에 관계없이) 패배와 무승부가 불현듯 승리가 된다는 것이 고다드의 주장이다.
경질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고다드의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수많은 구단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쉽게 감독을 짜르고 있다. 수많은 유럽 상위 구단의 자문을 맡고 있는 21st Club의 공통 창업자 블레이크 우스터(Blake Wooster)는 고다드의 최신 연구가 모든이의 관점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생각은 친숙한 것을 더 중요하게 느끼도록 프로그램화 되어 있다. 경험은 우리가 안전한 선택을 한다고 느끼도록 한다. 하지만 적어도 축구에서 데이터는 기존의 지식이 때로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축구는 경험 편향에 빠져있다고 할 수 있다." 우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물론 감독의 국적보다 역량, 플레이 스타일, 어린 선수를 발굴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그렇지만 고다드의 연구 결과는 현재 브리티시 및 아일랜드 감독들의 역량 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알렉스 퍼거슨 경이 프리미어 리그를 지배하던 시기, 테리 베너블스와 바비 롭슨 경이 해외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시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가운데 더 많은 잉글랜드 구단이 해외출신의 신임 감독을 물색하는 것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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